[소리 초대석] 제주도개발공사 김영철 사장 “한라수로 수출? 판단착오” 정리가능성 첫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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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뱉는 말마다 폭발력을 지닌 것들이었다. 이해당사자들이 들으면, 놀랄만한 발언들이 이어졌다. 그만큼 조직 안팎으로 일대 변화를 예고하는 듯 했다. 위기의식의 발로(發露)로도 보였다. 스스로도 “지금 제주도개발공사는 위기”라고 진단한 바 있다.

김영철(57) 사장 본인도 발언의 파급력을 의식했는지 표현 만큼은 최대한 절제하려 애썼다.

그럼에도 광동(제약)과의 관계 재설정, 프리미엄 생수 ‘한라수’의 정리 가능성 등을 내비칠 때는 전혀 뜻밖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동안 언급 조차 안됐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공감이 갔다.  

광동이 전국 유통을 맡은 후 삼다수의 시장 점유율은 갈수록 떨어졌고, 야심차게 내놓은 한라수는 국내외를 불문하고 거의 팔리지 않았다. 이러다간 국내 생수시장 ‘지존’의 자리도 위협받게 생겼으니 엄살로만 들리지는 않았다.      

‘압도적 1등’ ‘이익 환원’을 꿈꾸며 삼다수를 설계한 일원이다 보니, 누구보다 제주도개발공사에 대한 애증이 깊었으리라. 
  
사실 김 사장의 취임은 20년 가까이 돌고돌아 친정에 복귀했다는 착각이 들게했다. 그 역시 “처음부터 끝까지 공사를 지켜본 유일한 사람이 아닌가 싶다”고 자평했다.

올해로 제주도개발공사가 20회 생일을 맞이했으니, 역산하면 설립 연도는 1995년이 된다. 삼다수는 3년 뒤인 1998년 출시됐다.

김 사장이 삼다수 컨설팅을 시작한 것은 1996년 겨울. 먹는샘물 공장 착공(1996년 12월)과 때를 같이했다. 한국능률협회 소속 당시다.

그 뒤 현대리서치를 거쳐,  2008년 농심으로 자리를 옮겼으니 그는 삼다수와는 불가분의 관계였다. 농심은 광동 전에 삼다수 전국유통을 담당했던 업체.

제주도의회 인사청문회에선 농심 재직 전력 때문에 곤욕을 치르기도 했지만, 어찌보면 6년을 몸담은 농심도 삼다수와의 끈질긴 인연의 고리였다.

의원들의 지적은 한때 제주도개발공사와 법적 다툼을 벌였던 농심의 임원으로 재직한 것은 문제 있지 않느냐는 취지였다. 일종의 산업스파이라는 치욕적인 말까지 들어야 했다.       

“저는 제주에서 나고 자란, 태생적으로 제주사람”이라며 감성에 호소한 끝에, 드물게도 ‘적격’ 판정을 받은 그는 취임하자마자 조직 내부를 무섭게 다그쳤다.

“앞만 보고 달렸던 성장 피로감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내외부 경영환경을 돌아보면 우려스러운 점들이 많다”
“내부적으로는 적당주의와 무사안일문화가 슬며시 자리잡고 있다. 한마디로 위기의 징후들이 우릴 둘러싸고 있다”

1월2일 신년사에선 그가 지금의 상황을 얼마나 심각하게 보고 있는지 여실히 드러난다. 

그리고는 △삼다수 시장 점유율 회복 △해외수출 기반 재구축 △물류사업 개선(공사 주도의 물류체계 구축) △기업의 체질개선 4가지를 올해 중점 추진과제로 제시했다. 또 올해를 ‘글로벌 기업의 초석을 다지는 원년’으로 선포했다.

- 공사와 상당한 인연인데, 감회가 깊을 것 같다.
“여러 가지 감회가 있다. 삼다수 프로젝트를 신구범 전 지사 재직 당시 시작했다. 처음엔 수자원(고갈)에 대한 우려 때문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았다. 그때 여러 가지 어려움도 있었지만 출범이 됐다. 지금은 위상이 확립됐다. (결과적으로)행운이었다.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공사를 구축하는 과정에 수많은 분들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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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다수 컨설팅은 행운...시장 진출 첫해 점유율 1위는 전무후무”

-삼다수 설계 당시 목표가 원대했을텐데...
“네 가지 정도를 생각했다. 우선 한라산 수자원에 대한 난개발 우려가 들었다. 시장지배력을 갖는 먹는샘물 사업이 안착하게 되면 (오히려)수자원을 보호하는 일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압도적 1등을 하는 브랜드를 만들면 난개발을 방지할 수 있겠다는 것이다. 또한 도내 제조업 기반이 없었기에 그 기반을 만들면 이것을 통해 확장 효과를 볼 수 있겠다고 내다봤다. (지금은)삼다수가 도내 물류에서 대단히 중요한 위치를 점하는 상황이 되면서 어느 정도 달성됐다. 세 번째는 삼다수 브랜드가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되면 제주도 관광에도 큰 인프라가 되겠다는 것이었다. 어느 정도 달성된 느낌이어서 감회가 깊다. 어느 시점이 되면 이익 환원을 통해 도민들에게도 직접적으로 이익이 되겠다 싶었다. 당시에 이 정도 목표를 세웠다. 이제 어느 정도 기반이나 자리는 잡혔다고 본다. 지난해 2229억원의 매출과 476억원의 순이익을 냈으니 초석은 놓였구나 생각한다. 공사 초기부터 컨설턴트로서 활동했던 것에 대한 감회가 많다”

- 사연도 많았겠다.
“최초 프로젝트를 할 때는 공장도 없었다. 현 제주시청 앞에 개발공사 사무실이 있었다. 제가 처음부터 끝까지 공사의 과정을 지켜본 유일한 사람이 아닌가 싶다. 당시 소속은 능률협회였다. 초기부터 삼다수 출시를 도왔다는 자부심이 있다. 현재 새누리당 도당위원장을 맡고 계신 정종학 씨 등과 함께 일했다. 초기에 이런 저런 사연도 많았다.

일화가 있다. 처음엔 (삼다수가 아닌)한라산수라고 명명했다. 그 당시 브랜드 네이밍하는 전문 회사랑 같이 조사도 하면서 한라산수라고 이름을 짓고 패키지도 찍었다. 초기엔 병을 뒤집어보면 이름도 그렇게 쓰여 있었다. 삼다수라는 이름은 농심에서 작명한 것이다. 한라산수를 조사하면서 국내평가가 좋았다. 그렇게 가려다가 농심이 파트너로 결정된 다음에 한라산수보다는 (제주)삼다수가 좋겠다고 해서 그렇게 지어졌다. 제가 컨설팅을 했기에 정종학 씨가 제게 이름을 바꿔도 되겠느냐고 물었다. 사실 외국에 나가면 일본이나 중국이든 한라산은 모르지만 제주도는 다 안다. 제주도에서 나온 물이기에 제주라는 단어가 들어가야 한다. 그래서 의견을 모았고, 농심이 파트너로 결정되면서 삼다수로 가게 된 것이다. 제가 능률협회에 있을 때의 이야기다”

-공사가 농심과 맺은 삼다수 유통 대행계약이 ‘노예계약’으로 비쳐지기도 했다. 한때 농심 소속으로서 어떻게 생각하나?
“당시 비하인드 스토리를 이야기하자면, 계약 구조가 판매 전략의 모든 비용을 파트너사(농심)가 내도록 돼 있었다. 여기에 농심이 난색을 표했다. 제주도가 브랜드를 가져가는데, 브랜드를 키우려면 엄청난 투자가 필요하니까. ‘광고와 유통 비용을 우리(농심)가 내는데, 관행에도 맞지 않는다’고 의견을 표현했다. 당시는 우리도 삼다수가 팔린다는 보장이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어떻게 해결할까 고민하다가 소유권은 제주도가, 브랜드 사용권은 농심이 갖자고 해서 해결책을 찾은 것이다. 그것이 (소유권과 사용권)분리의 시초였다. 그렇게 시작해서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1998년에 (먹는샘물 시장에)진출해서 첫해에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전 세계적으로 전무후무한 일이다. 안정화가 되고 나니까 제주도에서는 브랜드 사용권을 (농심에)배타적으로 주는 건 곤란하다고 해서 다시 협상을 한 끝에 농심이 포기를 했다. 기존 계약을 ‘노예계약’이라고 말하는 시점에는 물류를(물류까지) 농심이 맡고 있었다. 그때는 삼다수 물량이 상당했기에 (공사가)‘독자적 물류체계 구축하자’ 당시 사장(고계추)이 강력히 주장했다. 결국 농심이 물류를 넘겨주면서 자연스럽게 자동 계약 연장이 된 것이다. (한참 후 공사와 농심간)재판이 어떻게 됐냐면, (판매이행물량을 못채우면)자동 해약이 되는 것이었다. (물량을 채우면)단순히 계약이 자동으로 연장된다, 이 뜻을 넘어서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자동 해약되는 것이기도 했다. 그래서 협의를 하지 않아서 해약됐다. 그 말의 뜻은 재판도 필요 없었다는 얘기다. 물량 협의만 안하면 헤어지는 과정이었던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노예 계약은 농심이 한(맺은) 것이었다. 협상을 하지 않으면 자동 해약되는 것이니까. 이 말을 강조한 건 고(계추) 전 사장이 부당하게 매도당하는 느낌 때문이다. 전임 사장 가운데는 물류 혁신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셨다고 평가한다”

- 독자적 물류체계 구축, 복안이라도 있나?
“비즈니스 과정은 연속성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비즈니스 영역에서 혁신이라고 할 때, 제 기본적인 생각은, ‘일상 개선’을 계속하다 보면 어느 순간에 혁신, 리폼, 개혁이 벌어진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우리가 독자성을 가지고 물류, 판매를 포함해 요새 유행하는 ‘미생’에서 ‘완생’의 개념으로 전환해야 한다. 하지만 플랜 자체는 대단히 차근차근 단계를 설정해서 풀어가야 한다. 이상과 현실의 갭이 큰 영역이 물류다. 아무리 이상적으로 설계를 잘 해도 구체적인 현장에서 전달 체계가 작동이 안 되면 물류대란을 일으키거나, 여러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복안 또는 플랜을 나름 가지고는 있다. 어떤 단계로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는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세워야 한다”

- 그만큼 민감하다는 뜻으로 들린다.
“광동도 있고 직영점도 있지만, 물류를 독자화 하는 개념과 사업 전체를 독자화 하는 개념은 다르다. 판매는 (지금처럼)위탁을 하면서 단계적으로 물류부터 하나씩 (독자체제로)가야 한다고 본다”

“대형점 PB 확장, 가장 큰 위협...광동과도 심각히 얘기할 것”

- 삼다수 시장 점유율이 심상치않다. 스스로도 ‘비상’이라고 하셨는데.
“농심과 판매 계약을 바꾸는 그 시점에는 점유율이 거의 50%에 달했다. 지난해는 (중간에)35%까지 내려갔다가 최종 36%로 마감했다. 지난해 매출은 11% 증가했다. 성장세를 보였는데 점유율은 고작 0.5%포인트 정도 늘었다. 점유율을 올리는 게 그렇게 어렵다는 얘기다. 이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하면, 크게 두 가지다. (공사가)직접 판매하는 곳이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세 군데다. 나머지는 광동에 의해 위탁 판매되고 있다. 직접 하는 영역에서 심각한 문제가 생긴 것이다. 대도시의 대형마트에서 이전에는 파트 사원들이 여러 일상 활동을 하며 (삼다수)판매를 했다. 진열, 고객 대응, 판촉 행사 등 이런 것을 쭉 해왔는데 계약이 바뀌면서 이 부분의 고려가 전혀 없었다. 일거에 그 인원이 증발해버린 것이다. 전국에 점포가 4500개쯤 되는데, 농심에서 광동으로 바뀌면서 시스템도 사라져버렸다. 직영에 대한 준비가 전혀 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 비용을 돈으로 환산하면 대단한 비용이 든다. 최소 200억원, 최대 400억원이 들어가는 일이다. 이런 것에 대한 대응이 전혀 없이 바뀌면서 이들이 사라졌다. 대형점이 그 역할을 대신 해주길 기대했는데 그렇게 움직여주지를 않는다. 왜냐하면 PB 매출이 올라왔다. (앞으로)우리가 계약을 협의하면서 이 부분에 대해 심각한 관점을 가지고 문제 제기도 하고, 도민들에게도 도움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단가 계약이 심각하다. 소매가로 2L에 910원 정도에 팔리고 있는데, 우리가 주는 가격에 하면, 40% 육박하는 마진을 (대형마트가)가져가고 있다. 그 정도면 면세점, 백화점에서 받는 마진이나 다름없다. 그 절반에 단가 계약을 했어야 했다. 한 20% 정도로 말이다. 그랬다면 그 차액을 가지고 판매활동을 할 수 있었을 텐데, 마진을 대형점에 넘겨주고 말았다. 실제 농심이 대형점에 준 가격이 있을 텐데, 그 가격으로 넘겨줬어야 했다. 그 마진의  2/3 이상을 대형점이 가져가버렸다. 그 사이에 대형점 PB상품이 우리의 물량을 대신 차지해버린 것이다. PB의 확장을 가장 심각한 위협으로 생각하고 있다. 910원대라면 프리미엄 급이다. 삼다수가 국내에서 유일한 프리미엄 브랜드였다. 910원은 유일했으니까. 최근엔 (농심의)백산수가 등장해서 두 개다. 그 다음이 700원 대, PB는 심지어 500원대도 있다. 저가 시장이 형성된 것이다. 이게 퍼져버리면 가격을 내리는 힘으로 작동해 버린다. 우리의 점유율을 유지해야 프리미엄이 유지된다. 그런 인식이 굉장히 취약하다. 매출 목표는 있어도 점유율 목표가 없었다. 50%에 가깝던 점유율이 해마다 거의 5%씩 떨어졌다”

-대안은 없나?
“(대형마트와의)단가 협상을 통해 우리가 판매 활동을 할 수 있는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이익에서 몇 백억원씩 빠져버린다. 높은 마진을 주는 대신 대형점에서 판촉활동을 하게 하거나, (아니면 대형마트의)마진을 줄여 우리가 (판촉활동을)해야 한다”

- 생수업체 난립도 점유율 하락의 원인 아닌가?
“난립된 물이 PB로 가는 것이다. 콘셉트가 약하다 보니 그렇다. 영향력이 그리 크진 않다. 두 번째는, 광동이 전국시장을 커버하는 영향력이 농심보다는 약하다. 광동은 비타500이 메인이지만 농심은 전국 구멍가게에 없는 곳이 없기에 쭉 간다. 비타500은 대형점이 취약하다. 지방에도 취약하다. 예전보다 삼다수 구하기가 어렵다, 삼다수가 잘 안 보인다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국회 모임 (테이블)에도 삼다수가 있었는데 요샌 그게 사라지고 있다. 다른 제품들이 자리하고 있다. 이 부분도 심각하게 보고 있다. 예전엔 지역별로 대리점이 깔려있었다. 국회 주변에 대리점들이 활동하는 것인데, 활동하다가 약화돼 버린 것이다. 광동하고도 심각하게 이야기를 하려하고 있다. (이런 것들이 쌓이다보면)스멀스멀 큰 위험 요인이 돼 버린다. 특별히 그런 활동을 복원시키는 쪽으로 맞춰가려고 한다”

“한라수, 사실상 가동정지”...맥주합작회사 정리 가능성도 배제 안해 

- 한라수는 어떻게 되고 있나?
“제가 청문회 때도, 공사 면접 때도 언급했지만, 기본적으로 한라수 브랜드로 수출 전략을 썼다고 하면 그게 판단 착오라고 생각한다. 세계 사람들이 아는 제주를 강조하고, 제주를 살리는 브랜드여야 하지 한라수는 똑같은 경주를 하는데 불리한 쪽을 택한 것이기에 한라수 브랜드 컨설턴트의 역량을 의심하고 있다. 지난해 봤더니 판매가 거의 없다. 내수도 실질적으로 없다. 행사 협찬 정도밖에 없는 상황이다. 솔직하게 말씀드린다. 거의 가동 정지 상태다” (프리미엄 생수를 표방한 한라수는 해외 시장과 호텔 등을 타깃으로 삼아 야심차게 출발했다. 브랜드, 용기, 디자인 개발 등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갔다)   

- 접는다는 얘긴가?
“제주도 감사위원회 감사 과정에서도 한라수 부분이 있다. 최근에 마쳐서 피드백을 기다리고 있다. 결과 나오는 걸 포함해서 근본에서 재검토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정리하는 것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 제주맥주도 정리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맥주가 지역 관광에 중요한 아이콘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앞선 다른 나라들의 경우에도 지역 맥주를 기반으로 관광의 아이콘으로 활용하고 있다. 제주는 제주 물이라는  중요한 자원이 있다. 이걸 결합시켜서 고부가가치화 할 수 있다. 신제주 매장에서 파는 것은 하우스맥주이다. 원래는 전국 단위로 팔 수 있게 하려다 좌절되면서 부득이하게 업장 형태로 나갔다. ‘크래프트’라는 표현을 쓰면서 외국 회사와 연계됐던 일이 있었다. 외국 회사와 제휴하는 과정에서 절차상의 문제점을 인식하게 됐고, 특수목적회사(SPC)와 계약된 형식임을 알게됐다. 이것에 대해서 도의원들께서 곤란하다고 지적했고 그 지적에 100% 공감한다. 기술이나 합작, 공동판매가 됐든 어떤 경우에도 직접(적인 당사자와) 협정을 맺어서 풀어야 하는데 그런 모습이 아니어서 이런 형태 대로라면 진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도민들이 인정할 수 있는 방식이 아니다. 세상에 어떤 합작 제휴도 SPC와 하는 경우는 없다. 그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한 진전시킬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우스맥주 매장의 가장 큰 핵심은 공기업이 지역 중소상인들에게 피해를 줘선 안된다는 것이다. 그것은 곤란하다. (하지만 지금)업장은 매출이나 고객, 관광객들 반응이 상당히 좋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방법은 저희(공사)는 인프라만 유지하고, 도민들이 운영할 수 있게 하자고 방향을 잡았다. 어떤 공정한 절차를 거쳐서 특혜라는 말을 듣지 않게 사회적 기업이 됐든, 지원이 됐든 여러 방법을 찾아서 전환시켜서 풀어가자는 입장이다. 여러 의미에서, 주민 복지 측면에서도, 제주 관광 아이콘이라는 측면 등 여러 가지로 좋겠다. (다만)안주가 우리(제주)랑 떨어져 있다. 그걸 좀 바꿔야겠다. 제주도의 맛있는 안주와 결합을 시키면 관광에도 임팩트가 있고, 도민들도 납득이 되고, 도의회도 수긍하지 않을까. 그렇게 된다면 중문에도 가고, 모슬포에도 가고, 성산일출봉에도 갈 수 있다. 공사는 매장 관리와 맥아(麥芽)만 지원해 주고...”

- 구상대로라면 매장이 늘어날 수도 있다는 얘긴데...
“법적인 문제가 약간 있다. 설비가 들어가야 한다. 우리가 맥아를 가져다주면 거기서 맥주를 만들어야 하니 기술적인 문제가 있다”

“앞으로도 물만? 우선 삼다수 집중→ 음료 다각화→ 플러스 알파”

- 크래프트 맥주는 접겠다는 뜻으로 들린다.
“SPC(특수목적회사)와 같이 갈 수는 없다. (직접)당사자가 정말 나타나면 평가를 통해 (검토해)볼 필요는 있다. 브루클린과 같은...문제는 거기에 있다. 의원들도 부대조건으로 건 것이 그걸 해소하라는 것이다. 왜 중간에 누가 끼느냐는 얘기다. 제가 왔더니 이미 계약서를 만들어놨더라. MOU라는 이름으로. 컨설턴트 관점에서 보자면 사실 말이 안 되는 계약이다”

- 개발공사가 물(삼다수)로 시작했지만 물만 하라는 법은 없지 않은가? 장기적으로 구상하는 사업이라도 있나?
“청문회 모두발언 때도 말씀드렸지만 창조경제라는 키워드가 있다. 슘 페터의 콘셉트로 말씀드리자면 기업은 끊임없이 혁신해야 한다. 내부 혁신과 시장 혁신. 개발공사도 지속발전을 위해서는 당연히 다각화나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려는 노력을 해야 하고, 또 할 수 있어야 한다. 기본적으로 그 틀을 제가 있을 때 구축해야 한다. 그렇지만 당장은 삼다수에 집중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한 시점이다. 일단은 삼다수에 집중하고 그 이후에 확장의 방향을 생각해야 한다. 현재 감귤 주스 판매가 좋지 않다. 음료 사업을 확장시키는 방법을 심도 있게 고민해야겠다. 제주에 좋은 원료가 많다. 조릿대, 녹차 등등. 감귤 농축사업은 도민 봉사 사업이다. 음료사업은 감귤 주스를 기반으로 점차 품목을 늘리겠다. 올해는 삼다수에 집중하고, 내년엔 음료 다각화, 그 이후 3년차에는 창조 경제로 좀 더 확장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 지난해 제주도에는 얼마를 배당했나?(제주도개발공사는 제주도가 전액 출자한 지방공기업이어서 매출에서 경비와 사내유보금을 뺀 이익은 대부분 배당금 형태로 제주도 일반회계에 전입되는 구조다)
“170억 정도다”

- 청문회에서 ‘유일하게’ 적격 판정을 받았다.
“운이 좋았다. 또 좋은 의원들을 만났다고 생각한다”

- 도민들에게 드리고픈 말씀은?
“기본적으로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라는 존재는 도민들에게서 시작되고 마무리된다. 개발공사의 모든 것, 알파와 오메가가 도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도민들이 격려해주시면 신이 나서 잘 할 수 있고, 질책하시면 반성하고 분발해야 하는 그런 조직이 공사다. 저희들은 항상 도민을 그런 위치에 두고 사업을 추진하고 공사를 꾸려가려고 한다. 잘 지켜봐주시고, 이왕이면 따뜻한 비판을 해 주시면 그것에 맞춰 잘 풀어가도록 하겠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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