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FC 플래카드 ‘섬과 육지와의 전쟁’ 문구 위화감 조성 지적

▲ 최근 도내 곳곳에 내걸린 제주UTD 플래카드. 축구경기 일정을 알리는 홍보 플래카드에 적힌 '섬과 육지와의 전쟁' 문구가 위화감 조성 등 지나친 표현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서귀포남제주신문】제주도가 서울, 대전, 울산 등 육지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지난 25일 제주유나이티드 FC가 FC 서울과의 홈경기에 앞서 제주도 전역에는 ‘프로축구 섬과 육지와의 전쟁 vs 서울 vs 대전 vs 울산’이라는 플래카드와 포스터가 내걸렸다.

이 플래카드 및 포스터는 아직도 도내 주요 도로변은 물론 심지어 병원, 각급 기관 건물 등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구단측에서는 눈에 와닿는 ‘홍보 전략’으로 도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섬과 육지와의 전쟁’이라는 문구를 사용했는지는 모르나 이를 바라본 시민들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너무 선정적 표현이 아니냐”는 지적이 도민들의 입에서 새어나오고 있는 것이다.

도민들은 한결같이 건전한 스포츠 문화를 섬과 육지와의 '전쟁'으로 극화시켜 표현하는 것은 제주도가 관광지임을 고려, 지역을 찾은 관광객 등에게 반감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제주도를 단순히 '섬'으로 타 지역을 '육지'로 극명하게 대비시켜 '전쟁'을 치러야 할 상대로 규정하고 있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홍보전략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사실 도민들은 제주에 연고지를 두고 있는 프로축구팀이 있다는 자체만으로 스스로 자부심을 가지고 응원에 참여하고 있다. 도민들은 경기에서의 단순한 ‘승리’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 도민이 한마음을 이루는 ‘화합’을 기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도민은 없을 것이다. 

최근 K-리그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제주Utd. 성적이 다소 부진하다고는 하지만 과거와는 달리 도민들은 보다 성숙된 스포츠 관람 마인드와 자세로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격려를 보내는 등 새로운 스포츠문화가 뿌리내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지역간 ‘전쟁’이라는 표현보다는 도민 ‘화합’에 초점을 둔 홍보전략이 이뤄져야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도로변에 내걸린 플래카드를 지켜보던 오모씨(34·남제주군 표선면)는 “우리 스스로는 거리낌 없이 섬, 섬사람이라는 표현을 하지만 다른 지방과 견주어 스스로를 ‘섬’이라고 표현했을 때는 그 뉘앙스가 상당히 미묘해진다”며 “거기에 육지와의 전쟁이라니, 그렇다면 경기에서 지면 패잔병이 되는 거냐”라며 제주Utd. 홍보전략을 비판했다.

또다른 주민 김모씨(28·서귀포시 동홍동)는 “제주는 관광명소다. 그러기에 지역간 위화감을 조성하는 문구보다는 비록 축구 경기에 불과할지라도 그를 통해 도민이 화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세심한 배려와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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