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수도본부, 수년간 유수율 76%대 발표...사실은 44%, 땅속으로 6000만톤 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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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수자원본부가 상수도 유수율 통계를 지속적으로 조작 발표해온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예상된다. 제주도가 도민을 상대로 지난 6년여간 거짓말을 해 온 셈이다. 

특히 이같은 통계조작이 감사위 감사에서 드러났고, 감사결과 발표를 앞둔 상태에서 먼저 도가 사실을 실토하는 수순을 밟았지만, 중앙정부의 예산을 따내기 위한 거짓말이었다며 다소 황당한 주장을 펴 논란이 예상된다. 

제주도 수자원본부 홍성택 본부장은 11일 오전 제주도청 기자실을 방문 '잘못된 관행을 탈피한 수자원행정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홍 본부장은 기자들 앞에서 다짜고짜 "수자원본부가 그동안 잘못해왔다"며 "도민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말했다.

취재진이 어리둥절한 상태에서 왜 사과를 하느냐고 묻자 '유수율' 얘기를 꺼내들었다. 유수율 통계를 조작한 사실이 감사위원회 감사에서 드러나자 감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선수를 친 것이다.

유수율이란 정수장에서 생산한 상수도가 누수량과 공공용수를 제외하고 가정까지 도달하는 양을 백분율로 환산한 수치다. 한마디로 요금으로 부과되는 비율이다.

그동안 제주도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유수율이 76.7%로 보고해 왔고,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유수율은 76.9%로 발표했다.

하지만 제주도가 발표한 유수율 통계는 모두 거짓이었다.

2006년 특별자치도가 되기 전까지 4개 시군 당시 유수율은 73.5%였다. 제주도는 통합 후 2007년 76.7%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제주도는 2008년과 2009년 광역상수도 1-2단계 사업을 마무리 한 후 유수량을 실제 측정해 보니 76.7%가 아니라 44%대 였다. 

제주도는 2008년 말에서 2009년 초에 이런 사실을 인지하고도 이후 6년여 동안 계속 거짓 통계를 발표해 온 것이다.

앞선 4개 시군 당시나 2006년 7월1일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이후에도 주먹구구 식으로 전년도 통계수치를 대충 맞춰 발표해오다 실제 2008~2009년 조사결과가 나온 후에도 6년여 거짓발표를 이어 온 것. 

유수율이 44%대 이면 당연히 누수율도 거짓이었다. 제주도는 누수율이 14.8%라고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42.1%였다. 

1년에 제주도에서 생산하는 상수도는 1억4395만톤이다. 이 중 요금을 부과하는 유수수량은 6338만톤(44%) 밖에 안된다. 무려 6061만1000톤(42.1%)는 상수도관 밖으로 누수되는 것이다. 

홍성택 본부장은 정부도 제주도의 유수율 통계 조작을 알고 있다고 고백했다.

2011년 환경부가 제주도와 함께 정수장 샘플 조사를 통해 유수율이 76%대가 아닌 40%대인 것을 인지했다는 것이다.

홍 본부장은 "통계를 솔직하게 발표하지 못한 잘못을 저질렀다"며 "반성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홍 본부장은 "유수율을 올리기 위해 노후관개량사업을 해야 하는데 환경부는 동의하고 있지만 기획재정부는 지방자치단체 사업이며, 요금을 올려서 투자하라고 해서 국비절충이 안되고 있다"고 말했다.

홍 본부장은 "국비보조가 안된다면 자체재원을 매년 400억원 마련해서 2025년까지 3934억원을 투입해 유수율을 전국평균 수준의 83%까지 향상시키겠다"며 "유수율이 83%까지 향상되면 생산비용을 1161억원 절감하고, 신규 지하수 10만6000톤의 개발을 대체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고, 수도요금 인상 요인도 해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지난 7년 동안 해마다 70억원 안팎을 유수율 높이기에 투자해 왔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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