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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중 대통령 서거 6주기 제주도민 추도식이 17일 열렸다. ⓒ제주의소리
서거 6주기 제주도민 추도식 개최...“뜻 이어 받아 민주주의 되찾자”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상징이자 제주4.3 해결의 기틀을 마련한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6주기 제주도민 추도식이 17일 오전 10시 제주시 신산공원 4.3해원방사탑에서 열렸다.

추도식에는 박규헌 제주도의회 부의장, 위성곤·현우범·강익자·김영만·고태순·김희현·좌남수·박원철·김태석·김경학 도의원 등 김 전 대통령의 정치 철학을 이어받은 새정치민주연합 도의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이석문 제주도교육감, 김우남 국회의원, 김정학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도 함께했다. 

여기에 강수봉 제주도호남향우회협의회장, 고희범 제주포럼C 이사장, 윤춘광 제주김대중기념사업회 준비위원장 등 모두 10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4.3 해결에 앞장선 고인을 추모하고자 이문교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 정문현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 양용해 북부예비검속희생자유족회장, 양동윤 제주4.3도민연대 공동대표 등 4.3 관련 인사들이 다수 참석했다.

행사는 국민의례, 묵념, 김대중 대통령 연혁보고, 이희호 여사(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의 추모식 메시지 전달, 추도사(윤춘광·정문현·강수봉), 김대중 대통령의 육성 연설 청취, 도민에게 드리는 글 낭독(양동윤) 순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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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중 대통령 서거 6주기 제주도민 추도식.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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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도식 현장. ⓒ제주의소리
1924년 1월 6일 전남 무안군(현 신안군)에서 태어난 김 전 대통령은 1961년 5대 민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되면서 정치에 입문했고, 이후 박정희·전두환 군사정권과 정면으로 부딪히면서 ‘이주당 반혁명 사건’, ‘명동3.1민주구국선언’,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등으로 구속되는 등 험난한 정치행보를 밟는다. 

1997년 제15대 대통령선거에 당선됐고, 2000년에는 한국인 최초의 노벨상(평화상) 수상자에 이름을 올린다. 그리고 2009년 8월 18일 향년 85세의 일기로 서거한다. 

교도소 수감, 납치, 사형선고 등 목숨이 위험한 상황을 무수히 넘겼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민주주의를 외쳐온 한결 같은 모습에 사람들은 ‘인동초(忍冬草)’라는 별명을 붙였다.

이희호 여사는 추도식 메시지에서 “남편은 민주주의를 위해 생애를 바쳤습니다. 남북의 화해와 협력, 평화와 통일을 위해 싸웠습니다. 지금 우리는 어려운 시기에 처했습니다. 민주주의를 계승하고 남북의 평화를 위해 함께 힘을 모아 나갑시다. 이것이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하고 따르는 길”이라고 감사의 인사를 밝혔다. 이 메시지는 이희호 여사가 전국 각 지역의 추모행사에 보낸 공통 메시지다.

추도사 낭독자들은 대한민국과 제주의 평화를 위해 노력한 김 전 대통령의 뜻을 영원히 기억하자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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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중 대통령 서거 6주기를 맞아 도민들에게 드리는 글을 낭독하는 양동윤 제주4.3도민연대 공동대표.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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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향소 모습. ⓒ제주의소리
정문현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은 “제주도민들은 대통령님께서 4.3특별법 제정과 함께 4.3평화공원 부지 선정 등을 비롯한 4.3해결의 단초를 마련한 분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우리는 ‘행동하는 양심’ 김대중 대통령님의 뜻을 받들어 그 분께서 자주 말씀하셨던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고, 자유가 들꽃처럼 만발하는 세상’이 오도록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석문 교육감은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는 김대중 대통령님의 말씀을 20대 시절에 처음 접했다. 그 말씀은 아직까지 제 기억 속에 남아있다. 김대중 대통령님은 저의 인생에서 가장 큰 영향을 준 인물 가운데 하나"라고 밝혔고, 김우남 국회의원도 "대통령님이 추구했던 소중한 가치들을 공유하고 이 사회에 실현시키도록 행동하는 것이 그분의 뜻을 기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추모식에서 공개된 육성 연설은 1980년 3월 26일 서울 YWCA 강당에서 가진 ‘민족혼과 더불어’ 연설의 일부분이다.

“민주주의는 우리들의 계속적인 희생과 노력과 투쟁을 요구한다는 것을 나는 여러분에게 말씀하면서, 여러분이 진정으로 민주주의를 원한다면 여러분이 독재에 진정으로 몸서리친다면, 앞으로 여러분이 한 사람도 빠짐없이 민주주의의 대열에 참가해야 한다는 것을 나는 여러분에게 여기에서 호소하는 것입니다”

잡음이 섞였지만 카랑카랑했던 고인의 연설에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양동윤 제주4.3도민연대 공동대표는 도민여러분께 드리는 글에서 “김대중 대통령과 더불어 수많은 국민들이 피와 땀을 흘려 되찾은 민주주의도, 서민경제도, 남북의 평화도 모조리 무너져버렸다. 박근혜 정권 출범 고작 2년 반 동안 작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대형 참사가 끊이지 않고, 계속되는 국가정보원의 댓글사건, 도청사건 등 국기문란의 행위를 비롯해 온갖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데도 무엇 하나 밝혀진 일이 없다”며 "우리 모두가 ‘행동하는 양심’, ‘작은 김대중’이 돼서 민주주의를 되찾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추도식장 일대에는 김대중 대통령의 일대기와 6.15 남북정상회담 당시를 기록한 사진 20여점이 전시됐다. 분향소는 이날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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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도식 현장.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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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중 대통령 사진이 전시돼 있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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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도식 현장.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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