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외국인투자기업協, 정작 피해(?) 본 기업은 가만 있는데...제주도 '황당'

9개 기업으로 구성된 외국인투자기업협의회가 21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원희룡 제주도정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특히 민선 6기 도정 들어 투자정책의 변경으로 제주에서 사업하기가 힘들어졌고, 자치단체 등에서 부지를 되사주면 제주에서 사업을 철수하겠다는 압박성 멘트도 서슴지 않았다.  

이들은 부동산 투자이민제 실시 이후 5년만에 침체됐던 시장에 개발효과가 나타나자 일부 주민과 언론들이 환경훼손, 투기조장, 난개발 등을 지적하며 부정적 여론을 확산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다수의 외국인투자기업들은 제주도의 부름을 받고 제주도의 투자유치 정책에 따라 투자를 결심했다"며 "하지만 사업부지를 매입한 후에 계속 변화되는 정책들과 왜곡된 여론,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대로 말미암아 한치 앞도 가늠하기 어려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해 있다"고 자신들의 처지를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외국인투자기업협의회는 제주에 투자한 9개 기업이 공동 성명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민선 6기 도정 들어 투자정책 변화로 외투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그 예로 든 게 바로 '중간산 개발 가이드라인'이었다. 

이들은 "민선 6기 원희룡 도정에서 개발 가이드라인을 설정하면서 이미 투자한 개발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곳이 많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외국인투자기업협의회 소속 투자기업 중에는 중산간 개발 가이드라인에 저촉되는 회사는 없다. 

오히려 개발 가이드라인으로 직, 간접적 피해(?)를 본 곳을 꼽으라면 상가관광지 개발사업을 추진해온 청봉인베스트먼트(주)를 들 수 있다. 

버자야제주리조트(주)가 추진하는 예래휴양형주거단지 개발사업은 대법원 판결로 중단됐고, 송악산 유원지 개발사업 역시 대법 판결이 영향을 미쳤다.  

특히 송악산 개발사업과 오라관광단지 개발사업은 환경영향평가 등 사업승인 절차를 밟던 상황이었다. 원 도정의 투자정책 변경과는 관련이 없다. 

민선 6기 원 도정이 출범한 후 개발사업에 제동이 걸린 곳은 신화역사공원 내 '리조트월드 제주'를 추진하는 람정과 드림타워 녹지그룹이다. 

녹지그룹은 56층 초고층 건축물에서 38층으로 층수를 낮춰서 변경 사업승인을 받았고, 신화역사공원은 카지노 논란으로 기공식이 6개월 이상 늦춰졌었다.

정작 원 도정의 개발정책 기조 변화로 직, 간접적인 피해를 본 외국인투자기업들은 가만히 있는데 멀쩡한 기업들이 나선 꼴이다.

게다가 이날 외투기업협의회 공동 성명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일부 기업은 <제주의소리>에 자신들은 참여하지 않았다고 알려왔다. 

우선 JCC는 이날 기자회견 내용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며 왜 자신들이 언급됐는지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고, 열해당은 외투기업협의회 회원사도 아닐 뿐더러 이번 성명에 동조하지도 않는다며 항변했다. 

(주)JCC 관계자는 "외국인투자기업협의회 기자회견 참여를 하지 않겠다고 알렸었다"며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오히려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제주도와 시민사회 역시 외국인투자기업들의 주장에 황당함을 넘어 또 다른 특혜를 달라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제주도 관계자는 "백통신원과 토평농어촌관광단지 개발사업의 경우 다 끝난 것으로 알고 있고, 오삼코리아의 경우 콘도건설이 진행되고 있다"며 "버자야제주리조트나 신해원의 경우 대법원 판결로 공사가 중단됐는데 (왜)도정 투자정책 때문에 사업이 어렵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의아해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중국 자본이 도민정서를 무시하고, 기자회견을 열어 도정을 압박하고 있다"며 "관광개발사업을 하며 대규모 공유지를 싼값에 사놓고, 이제와서 사업이 어렵다고 하는 게 특혜를 달라는 말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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