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에 숨진 늑대소년 "유전자는 설계도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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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아카데미] 신성욱 (주)신미디어랩 대표 "아이 뇌는 부모 품에 있을때 빛난다"

만 3세가 되면 뇌 성장이 모두 멈출까. 10대 때 뇌가 가장 활동적일까. 일반적으로 알려진 뇌 성장과 관련된 소문 때문에 어린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사교육 시장도 뜨겁다.

뇌과학 전문가 신성욱 (주)신미디어랩 대표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뇌 성장에 대한 소문이 모두 거짓이라고 딱 잘라 말했다. 잘못된 조기 교육으로 아이들의 뇌가 정상적인 성장을 할 수 없다는 얘기다.

제주도교육청(교육감 이석문)과 [제주의소리]가 주최하는 ‘2015 부모아카데미 - 나침반 교실’이 26일 오전 10시 제주벤처마루 10층 대강당에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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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성욱 대표가 부모아카데미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이날 강연자 신 대표가 들고 나온 주제는 ‘조급한 부모가 아이 뇌를 망친다’.

다큐멘터리 PD 겸 과학저널리스트인 신 대표는 (사)책읽는사회문화재단 북스타트 코리아 상임위원을 맡고 있다.

‘KBS스페셜’, ‘생로병사의 비밀’ 등 60여 편의 다큐멘터리 제작에 참여했으며, 지난 2010년과 2014년에는 각각 저서 ‘뇌가 좋은 아이’와 ‘조급한 부모가 아이 뇌를 망친다’ 를 발간하기도 했다.

신 대표는 인간의 뇌는 나이를 먹을수록 성장한다고 말한다. 50세 전후로 뇌가 가장 활발히 움직인다고 했다.

뇌가 채 성장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입식 교육은 자녀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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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아카데미 참가자들이 신성욱 대표의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 성인(成人)

보통 만 20세 남녀를 우리는 성인(成人)이라고 한다. 성인을 한자어 그대로 해석하면 ‘사람이 되다’.

그렇다면 어린 아이들은 사람이 아닌 것일까.

신 대표는 만 12세 이하의 어린아이들을 ‘사람이 아닌 존재’라고 설명했다. 인간의 유전자를 갖고 태어나 사람이 되기 위한 성장을 하고 있는 존재라는 얘기다.

“우리 선조들은 참 현명했습니다. 성인을 ‘사람이 되다’라는 뜻으로 표현했으니까요. 뇌과학적 관점으로 봤을 때 정말 공감가는 말입니다. 우리의 뇌는 끝없이 성장합니다. 만 12세 이하의 아이들은 인간의 존재로 바라보면 안됩니다. 미생입니다”

참가자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대부분의 참가자 모두 집에서 '인간이 아닌 존재'와 함께 살고 있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다.

신 대표가 물었다.

“왜 아이들은 뛰어다닐까요”

순간 정적이 흘렀다. 지구촌의 모든 아이들은 뛰어다닌다. 그리고 전 세계 부모들은 뛰어다니는 아이들에게 뛰지 말고 걸어야 한다고 말한다.

“뛰어다니지 말라”고 했지, 아이들이 “왜 뛰어다닐까” 생각해 본적은 없었다.

“걷기는 중요합니다. 아이들의 뇌가 성장하는 과정입니다. 걷고, 뛰어다니는 신체 활동을 통해 뇌가 성장하는 것이죠. 신기한 것은 12세 전후로 아이들은 더 이상 뛰어다니지 않습니다. 체육 시간을 제외하곤 말입니다. 아이들이 벽에 부딪히지 않고, 정말 사람답게 걷기 시작하는 나이가 언제인줄 아십니까? 3살? 4살? 아닙니다. 12세 전후로 사람답게 걷습니다. 그전에는 부딪히고, 넘어지고, 다치기 일쑤입니다” 

신 대표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어린 아이들이 자유롭게 뛰어다닐 수 있는 체육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아이들은 뛰어다녀야 뇌가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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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성욱 대표가 부모아카데미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 인간과 침팬지는 유전자 98.7%가 같다?

일반적으로 개들은 1년정도 자라나면 독립할 수 있다. 침팬지는 3년 정도 걸린다고 한다. 반면 인간은 20년이 걸린다. 물론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그 차이는 매우 크다.

인간은 20년 동안 부모 품에서 자라는 것이다.

침팬지와 인간의 유전자 98.7%가 같다. 반올림하면 99%다. 단 1%의 차이로 침팬지와 인간으로 구별될까.

“유명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늑대소년 이야기죠. 인간의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늑대들과 같이 자랐습니다. 이 아이가 12살 때 인간에게 발견됐습니다. 아이는 늑대처럼 울부 짖었고, 생고기를 뜯어먹었습니다. 이 아이에게 인간처럼 교육을 했습니다. 이 아이는 인간이 됐을까요? 아닙니다. 계속 늑대처럼 행동을 했고, 20살 때쯤 숨졌습니다. 즉, 유전자는 설계도와 같습니다. 설계도를 토대로 건물을 지어야 하는데, 이 아이는 그렇게 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인간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고 모두 인간이 아니라 부모가 인간의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난 아이들을 인간으로 성장시켜줘야 한다는 얘기였다.

그 성장은 부모의 넘치는 학구열로 인한 자녀의 조기 교육이 아니었다. 품안에 안아주고, 같이 책을 읽어주는 것.

즉, 아이의 뇌는 부모 품에 있을 때 가장 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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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성욱 대표의 강연이 끝난 뒤 김봉현 제주의소리 편집부국장(왼쪽)의 사회로 참가자들과의 일문일답 시간이 진행됐다.
◆ 아이는 부모를 따라한다. 응시하자.

아이는 어른의 거울이다.

신 대표는 자녀에게 평소 공부하는 버릇을 들이고 싶다면 부모가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고 말했다.

단순하지만, 큰 울림이었다.

“영어영재 초등학생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폭력성을 띠고 있었습니다. 아무 이유 없이 친구들을 괴롭히고, 때렸습니다. 그 아이가 병원에 왔고, 뇌 사진을 찍었습니다. 아이의 뇌에는 다른 정상적인 아이들보다 빈공간이 많았습니다. 그 이유가 뭔지 아나요? 과도한 영상 노출이었습니다. 아이가 영어를 잘했으면 하는 마음에 부모가 자녀에게 계속 영어 동영상을 보게 하고, 영어 책만 읽어준 겁니다. 아이가 엄마의 사랑을 받지 못했고, 뇌가 정상적으로 성장하지 못한 겁니다”

신 교수가 사례를 들자 참가자들 사이에서 안타까운 한숨이 터져 나왔다. 자신들의 모습과 같았기 때문일까.

신 대표는 자녀의 뇌 성장에 가장 도움 되는 것은 ‘응시’라고 말했다.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아이를 쳐다보고, 아이 행동 하나하나에 반응을 해주는 것. 그것이 바로 응시였다.

“고 백남준 선생을 아시나요. 전 세계 예술계에 한 획을 그었죠. 움직이는 그림이라니...백 선생은 일본에서 대학을 다니고, 독일에서 유학 생활을 했습니다. 그런 뒤 미국에서 작품활동을 했죠. 그 백 선생의 마지막 작품이 뭔지 아시나요? Eoma. 바로 엄마입니다. 여자들이 입는 모시 저고리 속에 영상이 흘러나옵니다. 영상에는 어린 아이들이 엄마를 외치며 뛰어다니고 있죠. 결국 백 선생은 엄마의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부모아카데미는 부모의 역할이 자녀의 성공을 위해 사교육을 시키고, 소위 일류 대학에 보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취지로 기획됐다.

모든 강연은 무료이며, [제주의소리] 홈페이지에서 생중계된다. 시간이 맞지 않은 부모들은 '다시보기'도 가능하다.

나침반교실 ‘조급한 부모가 아이 뇌를 망친다.’ 2부는 소리TV를 통해 시청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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