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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우 씨의 작품 <노마와 나>. 제공=갤러리비오톱. ⓒ제주의소리
갤러리비오톱, 발달장애 청년 고동우 개인전 20일 개최


육체가 아닌 정신적인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들이 만드는 미술 작품을 아르브뤼(Art Brut, 原生美術)라고 부른다. 일반 작가에게서는 만날 수 없는 유니크(unique)한 느낌에 작품 생산의 제한성까지 더해져 선진국에서는 하나의 고유한 미술 장르로 인정받고 있다. 국내의 경우, 미술 자체가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풍토에서, 장애에 대한 낮은 인식으로 이제야 조금씩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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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우 씨. 제공=갤러리비오톱. ⓒ제주의소리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지만 좌절하지 않고, 예술의 힘으로 다시 일어서는 제주 청년, 고동우의 개인전이 제주 갤러리비오톱에서 20일부터 열린다.

제주 도남초등학교 옆에 위치한 갤러리비오톱은 20일부터 29일까지 고동우 개인전 <새로운 시작>을 개최한다.

제주에서 태어나 올해 24살인 고 씨는 아스퍼거 증후군(Aspergers syndrome)을 앓고 있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비정상적인 사회적 상호작용과 제한되고 반복적인 행동을 특징적으로 보이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 또는 전반적 발달장애 질환이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대학교까지 골프에 전념했고, 지금은 제빵 기술을 배우면서 미래를 꿈꾸는 고 씨에게 그림은 ‘그림’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대학에 갈 때까지 골프에 ‘올인’했지만,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일이 진행되지 않으면서 크게 상심한다. 빵을 만들면서 마음을 다시 가다듬었고, 도자기와 그림을 만나면서 새로운 열정을 품게 됐다.

고 씨 가족은 “불과 2년 사이에 삶이 완전히 바뀌었는데, 새로 시작한 제빵과 도자기·그림이 변화를 가져온 것 같다”고 말한다.

고 씨와 함께 8개월 동안 전시를 준비한 갤러리비오톱은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는 한 개인의 그림 전시라기 보다는, 장애가 있지만 미술을 통해 자신의 핸디캡을 극복하고 인생을 개척해 창업을 준비하는 한 청년의 의지를 높게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전시에서는 그림 20여점과 도자기 작품이 전시된다. 좋아하는 게임 캐릭터와 키우는 강아지, 고양이 등 본인이 사랑하는 것을 자기 스타일로 재창작해서 작품 속에 녹여냈다.

그림 속 개성을 적절하게 살려낸 캐릭터, 천연덕스러운 표정과 포즈를 짓는 동물에는 애정이 듬뿍 담겨있다.

한국 아르브뤼 대표이자 제주 아르브뤼 미술관장을 맡고 있는 김통원 교수(성균관대학교 사회복지학과)는 “고양이와 개 등 동물에 대한 그림들은 매우 독특하게 표현돼 관객들의 시선을 충분히 끈다. 다양한 캐릭터 작품의 표정 속에서 작가의 활달한 성격을 느낄 수 있어 좋다”면서 “최근에 아르브뤼 작가들의 국제적인 교류도 활발해지고 있는데, 머지 않아 '고 작가'의 작품이 프랑스 파리 혹은 미국의 뉴욕에서 더 아름답고 향기롭게 꽃피우기를 기대해 본다”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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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우 씨의 작품 <레고>. 제공=갤러리비오톱.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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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우 씨의 작품 <고양이 가족>. 제공=갤러리비오톱. ⓒ제주의소리

전시 개막은 20일 오후 3시에 열린다. 전시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갤러리 비오톱
제주시 신성로 6길 29번지도남초등학교 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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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우 씨의 작품 <편안하게 앉은 레고>. 제공=갤러리비오톱.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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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우 씨의 작품 <데빌 진>. 제공=갤러리비오톱.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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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우 씨의 작품 <버추어파이터 5-아키라 유키>. 제공=갤러리비오톱.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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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우 씨의 작품 <산타>. 제공=갤러리비오톱.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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