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4.3문예 백일장 입상작 발표...시 심정혁, 그림 김정민 대상


제주도교육청(교육감 이석문)과 제주4‧3평화재단(이사장 이문교)이 공동 주최한 ‘제2회 학생 4.3문예(문학·미술) 백일장’에서 심정혁(대신중 2) 군과 김정민(귀일중 2) 군이 각각 대상을 수상했다.

17일 재단에 따르면 지난 14일 4.3평화공원과 기념관 일대에서 열린 백일장 대회에는  초·중·고등학생 약 300여 명이 참가했다. 예술 활동을 통해 4.3평화공원 조성의 의미를 되새기고 제주역사를 바르게 이해하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백일장은 문학부문(시, 산문)과 미술부문(사생화, 상상화)으로 나눠 진행됐다.

심사를 맡은 백일장 운영위원회(위원장 김수열)는 초·중·고등학교별로 나눠 부문별로 대상 2명, 최우수상 6명, 우수상 12명, 장려상과 우수 지도교사상을 수상했다.

문학 대상 수상자 심정혁 군의 <아들이 돌아왔다>에 대해 운영위는 “짧은 내용 안에 분명한 서사가 들어 있고, 시의 제목인 ‘아들이 돌아왔다’로 시작해 시의 마지막 행인 ‘이름만 돌아왔다’로 매듭을 짓는 탁월함과 그 속에 내재되어 있는 4․3의 비극성이 돋보였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림 대상 수상자 김정민 군의 작품은 “소개되는 주민의 행렬을 그린 모습은 생각, 구도, 구성, 표현에 있어서 무척 참신한 작품”이라며 “깊이를 모르는 공포의 기운 속에서도 한 가닥 희망을 잃지 않는 제주사람들의 소개 행렬을 잔잔하게 그림으로써 아름다운 비극미를 담고 있다”고 해석했다.

재단은 앞으로 시상식, 전시회와 함께 작품집도 만들어 도내 학교에서 교육 자료로 활용할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전체 입상작은 재단 홈페이지(www.jeju43peace.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자세한 문의는 재단 기념사업팀(064-723-4373)으로 하면 된다. 

다음은 제2회 학생 4.3문예(문학·미술) 백일장 문학 부문 대상작

아들이 돌아왔다

심정혁 

4월은
어둠의 침묵에
단단히 묶여 있었다.
들어도 못 들은 척
알아도 모르는 척
산사람 이야기는 
산에서 내려오지 못했다.

그해 봄은
유난히 길었다.
산으로 떠난 아들이
끌려갔는지 따라갔는지
알 수 없는 하르방은
밤이면 아들 찾아
오름 오름 헤매고 다녔다.

수군수군 오더니
차츰차츰 굳어진
무선 이야기에
아주망도 아주방도
하르방이 들을까봐
못 들은척 모르는 척
좀좀허멍 살았다.

귤꽃이 수십 번 피고지고
어둠의 침묵이 풀어져
소리들이 퍼져 갈 즈음
평화라고 이름 지은 공원에
아들이 돌아왔다.
검은 돌에 차갑게 새겨진
이름만 돌아왔다.

다음은 제2회 학생 4.3문예(문학·미술) 백일장 미술 부문 대상작
▲ 김정민 군의 작품. 사진 제공=4.3평화재단.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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