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서 강력투쟁 방침 천명…시청 간부·의회의원 대책 숙의

'강영철의장 취중 폭언'과 관련, 22일 제주시청이 벌집을 쑤신 듯 발칵 뒤집혔다.

맨먼저 발끈한 공무원노조는 의원직 사퇴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시청 간부들도 오전 11시께 시장실로 모여들었다. 얘기는 없었지만 '강의장 파문' 대책을 숙의하는 자리인 듯 했다. 일반 직원들 사이에서도 웅성거림이 가시지 않았다.

의원들 역시 회기가 아닌데도 5~6명이 나와 부의장실에서 뭔가를 주고 받았다. 문은 닫혀있었다.

그러나 파문의 당사자인 강의장은 핸드폰을 받지 않았다. 의장 비서실 직원은 "아침에 의장님으로부터 의회직원을 찾는 전화가 걸려온 후로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면서 "아마 핸드폰이 꺼져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직원은 "다른 말은 일체 없었다"고 덧붙였다.

사무국장을 비롯한 의회 관계자 몇 명은 오전 강 의장 자택으로 찾아가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 대해 얘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시청 공무원들의 시선은 오전 10시 제주시의회 현관앞에서 가진 전국공무원노조 제주시지부의 기자회견장으로 쏠렸다.

공무원노조는 강의장의 공개사과와 모든 공직 사퇴를 전면에 내걸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제주시의회 수장이 대낮에 술에 취해서 힘없는 여직원에 대해서 모욕을 주는 언어폭력을 휘두르고 의정수행을 외면하는 제주시의회 강영철의장의 행태에 대해 노조에선 공개사과와 모든 공직에서 즉각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사퇴요구 배경에는 그동안 강영철의장이 보여준 상식을 벗어난 여러 가지 행동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강 의장의 비이성적 행동이 처음이 아님을 상시시켰다.

노조는 "강의장은 의장직을 수행하면서 시민의 복리증진을 위해 성실히 직무를 수행해야 함에도 직무수행은 커녕 대낮 음주행위, 동료의원 폭행 사건 등 불미스런 사건이 지방언론에 수차례 기사화됐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실례로 동료의원을 폭행, 상해를 입힘으로써 검찰 조사를 받았고, 지난해 초 용담2동 모 횟집에서 시장을 비롯한 시청 간부들과 간담회 당시 강의장의 폭언으로 시청 간부와 의원간 폭행사건의 원인을 제공하는등 지역사회에 지속적으로 물의를 일으켰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어 "공무원노조에선 시청 고위 공직자와 의회의원간의 신년하례회때 불미스런 사태에 대해 지난해 1월30일 공식입장을 천명하면서 새로운 의회상 정립을 촉구하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고 자신들도 재발방지를 위한 노력을 촉구했음을 시사했다.

   
노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대낮에 술에취해 힘없는 여직원에게 언어폭력을 자행했으며, 제주시장 직무에 심각한 훼손을 하는 망언을 내뱉은 사실은 제주시민을 무시한 권위주의적 시각이 그대로 나타난 것"이라고 비난했다.

노조는 "공인으로서 강영철 의장이 보여준 지금까지의 행태는 제주시민에 대한 우롱이자 무시며, 무한대의 도덕성이 요구되는 의원으로서 자질이 없음을 스스로 보여준 것"이라고 규정했다.

노조는 거듭 강의장의 공개사과와 모든 공직 사퇴를 촉구한 뒤 이런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투쟁, 사이버 투쟁, 전국공무원노조와의 전국연대 등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선언했다.

노조는 이와함께 시청 홈페이지 '신문고' 관리자가 억울한 사연을 띄운 당사자의 의견도 묻지않고 문제의 글을 비공개로 둔갑시켰다며 이에대한 명확한 답변과 재발방지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시청 간부들도 대거 모습을 드러내 사태추이를 예의주시했다.

특히 김영철 노조지부장이 기자회견 직전 김태환 시장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으며 "더이상 (기자회견을)늦출수 없다"며 거듭거듭 양해를 구하는 모습도 목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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