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771_206573_1546.jpg
▲ 최근 제주에서 카지노 성매매 사건의 변호를 맡은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
성매매 사건 변호 ‘2년만에 제주서 공식 행보’...법정서 과거 음란행위 심경 밝히며 선처 호소

<제주의소리>가 6월29일 단독 보도한 <알선책 2명 전격 구속...제주 카지노 '성접대 실체' 드러나나?’> 사건과 관련해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이 변호인 자격으로 11일 제주 법정에 나타났다.

변호사 신분으로 제주를 찾은 김 전 지검장은 법정에서 2년 전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언급하며 피고인에 대한 선처를 재판부에 호소했다.

김 전 지검장이 제주지역 언론에 모습을 보인 것은 지난 2014년 8월 제주지검장 신분으로 제주시내 한복판에서 음란행위를 하다 경찰에 적발된 이후 정확히 2년만이다.

법원은 김 전 지검장이 수장으로 있었던 제주지방검찰청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다. 김 전 지검장이 음란행위를 한 관사 인근의 한 식당과도 불과 500여m 이내 거리에 있다.

이날 김 전 지검장은 재판일정보다 1시간여 앞선 오전 9시30분쯤 수행원으로 보이는 인사들과 함께 제주지방법원 2층 로비에 모습을 드러냈다.

재판이 열리는 202호 법정 입구에 들어선 김 전 지검장은 취재진과 마주치자 “사진을 찍지 말라. 분명히 말하는데 사진을 찍지 말라”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당초 재판은 형사4단독 성언주 판사의 심리로 오전 10시30분 열릴 예정이었지만 선고공판이 밀리면서 공판은 1시간이 훌쩍 지난 11시40분이 돼서야 진행됐다.

강문원 변호사와 공동변론에 나선 김 전 지검장은 검찰측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검찰 구형에 따른 최후변론에 나섰다. 여기서 2년전 이야기가 김 전 지검장의 입에서 나왔다.

김 전 지검장은 “저도 2년 전 이맘때 현재 피고인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후 잘못을 제대로 깨닫고 비난 받을 만한 일을 하지 않았다”며 과거 범행을 뉘우치는 발언을 했다.

이어 “피고인에게 엄벌보다 미래를 위해 마지막 기회를 주는 것이 합당하다”며 “새롭게 태어나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외면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2.jpg
▲ 11일 낮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이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성매매 사건 변호를 마치고 미리 준비된 차량을 타고 법원을 빠져나가고 있다. ⓒ제주의소리
재판이 끝난후 김 전 지검장은 취재진의 질문을 피한채 차량을 타고 법원을 빠져나갔다. 검찰은 이날 김 전 지검장의 의뢰인인 송모씨(38)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구형했다.

김 전 지검장이 맡은 사건은 중국 공영방송인 CCTV의 보도로 촉발된 제주지역 중국인 관광객 카지노 성매매 사건이다.

경찰은 지난해부터 반년 넘게 수사를 벌여 중국인 관광객에게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송씨와 안모(33)씨를 구속했다.

카지노 모객 전문 여행사 C업체의 대표인 송씨는 2013년 7월부터 2015년 10월까지 중국 웹사이트에 성매매 유인 광고를 내고 안씨와 수차례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제주지검은 지난 7월11일 송씨와 안씨를 기소했고, 제주지법은 형사 4단독에 사건을 배당했다. 송씨의 경우 김 전 지검장과 국내 대형 로펌, 제주출신 변호사가 함께 변호를 맡았다.

김 전 지검장은 제주지검장이던 2014년 8월13일 오전 1시쯤 제주시 이도동의 한 음식점 앞에서 약 20분간 5차례에 걸쳐 음란행위를 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혀 검찰에 넘겨졌다.

법무부는 그해 8월18일 김 전 지검장이 사표를 제출함에 따라 이를 수리하고 면직 처분했다.

검찰은 2014년 11월25일 광주고검 검찰시민위원회를 열어 김 전 지검장에 ‘치료 조건부 기소 유예’ 처분을 내리고 사건을 마무리했다.

김 전 지검장은 이후 치료를 받고 지난해 9월 서울에 변호사 사무실을 열었다. 김 전 지검장이 맡은 성매매 사건에 대한 선고는 오는 25일 오전 9시50분 제주지법에서 열린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