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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영화제는 15일 제주시 노형동 카페 'FROM THE LUCK'에서 김지운 감독 마스터클래스를 개최했다. ⓒ제주의소리
제주영화제 김지운 감독 마스터클래스...“영화 꿈꾸는 청년들, 결정할 줄 아는 능력 중요”

영화 <밀정>,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달콤한 인생> 등을 만들며 국내에서 가장 스타일리시한 연출자로 손꼽히는 김지운 영화감독이 “시대가 요청할 때 예술인은 올바른 길을 제시해야 한다”며 최근 불거진 박근혜 정부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논란에 답했다. 더불어 영화인을 꿈꾸는 제주청년들에게 “계속 품고 있어야 할 꿈과 빨리 버려야 할 꿈을 구분해야 한다. 그렇게 결정할 줄 아는 자세가 곧 개인의 역량”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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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운 영화감독. ⓒ제주의소리
제주영화제(집행위원장 권범)는 15일 오후 4시 제주시 노형동 카페 'FROM THE LUCK'에서 김지운 감독 마스터클래스를 개최했다. 애초 마스터클래스 행사는 (사)제주영화제와 (사)제주크루즈산업협회가 함께 주최하고 제주도, 프린세스 크루즈가 후원해 이날 크루즈 선박 사파이어 프린세스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기상악화에 따른 선박 결항문제로 부득이 장소를 옮기게 됐다.

1988년 <조용한 가족>으로 데뷔한 김 감독은 이후 <반칙왕>, <장화 홍련>, <달콤한 인생>,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악마를 보았다> 등의 히트작을 잇달아 선보이며 국내를 대표하는 영화감독으로 주목받았다. 2013년할리우드 진출작 <라스트 스탠드(The Last Stand)>는 흥행에 실패했지만, 올해 <밀정>으로 700만명이 넘는 관객수를 불러들였다.

이날 마스터클래스 행사는 김성욱 서울아트시네마 프로그램디렉터의 사회로 김지운을 상징하는 10가지 키워드에 김 감독이 대답하고, 관객과 질문을 받는 순서로 진행됐다.

김 감독은 박근혜 정부가 야권을 지지한 문화예술계 인사를 블랙리스트로 지정한 사안과 예술인의 사회참여에 대한 질문에 “시대가 요청할 때 예술인이 올바른 길을 제시하는 것은 옳다”고 자신있게 대답했다. 그는 지난 2015년 1월 '세월호 정부 시행령 폐기 촉구 선언'에 참여한 문화예술인 594명에 이름을 올리면서 블랙리스트에 포함됐다.

김 감독은 “최신작 <밀정> 역시 경계에 선 한 명의 인간을 통해 문제적인 시대를 말하는 작품이다. 정확하게 겨냥해 활을 쏘는 사냥꾼의 모습일지, 그렇지 않던지 예술인은 사회가 모순에 빠졌을 때 어떤 형식으로든 그것에 반응하고 발언해야 한다”며 “예술은 당대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면서 부조리함을 섬세하게 감지해 담론으로서 예언하는 모습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2의 김지운’을 꿈꾸는 제주의 젊은 영화인들에게는 세계적인 명감독인 마틴 스콜세지(Martin Scorsese)의 발언을 빌려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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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운 감독(왼쪽)과 김성욱 디렉터.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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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지운 마스터클래스에 참여한 인원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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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스터클래스 참가자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 김지운 감독. ⓒ제주의소리

그는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기술이 점차 발전하는 영화가 계속 나오는데 이런 상황에서 당신의 영화만들기는 어떤 의미가 있냐’는 질문에 ‘가장 어려운 기술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기술’이라고 답했다”며 “그것이 가장 어렵고 소중한 기술이다. 예술은 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기술이다. 영화인을 꿈꾸는 사람들은 예술이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계속 염두해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청년들에게 꿈이 버리라고 할 수도 없고, 계속 가져가라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중요한 것은 각자가 끝까지 놓지 말아야 할 꿈과 빨리 버려야 할 꿈을 구분해서 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잘 구분해서 선택하고 지닐 때 그 사람의 몫과 미래의 크기와 역량이 결정된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영화 작업 과정에서 각본 작성 단계부터 다양한 음악을 많이 들으면서 작품의 '분위기'를 잡아간다고 밝혔고, 감독 데뷔하기 전에 봤던 프랑스 등의 해외 고전명작들이 이후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피력했다.

<밀정> 이후 후속작으로는 오시이 마모루 원작의 애니메이션 <인랑>을 실사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계속 시나리오를 쓰고 있는데 현재는 50% 정도 완성됐다. 올해까지 시나리오를 완성시켜 내년 여름이 오기 전에 촬영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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