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차 제주도민 촛불집회 대거 합류...‘정유라-장시호 부정입학’ 의혹에 ‘발끈’

19일 오후 제주시청 종합민원실 앞 도로에서 열린 박근혜 하야 촉구 5차 제주도민 촛불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6000여명(경찰 추산 2500명)이 몰렸다.

중학생부터 나이가 지긋한 노인들까지, 자녀들 손을 잡고 온 가족부터 친구들과 함께 피켓을 든 청년들까지 남녀노소가 따로 없었다. 인파는 차도와 인도를 넘어 인근 시청 주차장과 민원실 앞 현관까지 가득 들어찼다.

이날 주목을 받은 건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 그 동안 마음으로는 벼르고 있었지만 중요한 시험을 앞둔 만큼 참여가 힘들었던 이들은 지난 17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자 맘 편히 촛불을 들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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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오후 제주시청 종합민원실 앞 도로에서 열린 박근혜 하야 촉구 5차 제주도민 촛불집회. ⓒ 제주의소리

현장에서 만난 수험생들은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을 둘러싼 각종 의혹들에 대해 할 말이 많은 듯 했다. 특히 최근 구체화되고 있는 최씨의 딸 정유라 씨와 조카 장시호씨의 대학 부정입학 의혹에 대해 황당함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강경탁(19) 군은 “이번 일이 심각한 줄은 알고 있었지만 수능 때문에 부득이 참여하지 못하다 이번에 드디어 나오게 됐다”며 “보통 학생들은 학교에서 무단 결석이라도 한 번 하면 내신이나 시험에 크게 영향을 미치기 마련인데,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정말 이해할 수 없다”고 허탈해 했다.

최서영(19) 양은 “마음은 있었는데 수능 때문에 참가를 못하다 이제 드디어 맘껏 집회에 나갈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더 많은 고3들이 집회에 참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유경(19) 양은 “정유라의 부정입학 때문에 다른 고3들이 불이익을 안고, 피해를 본다는 게 말이 되냐”며 “정치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많은 줄 알았는데 막상 집회에 나와 보니 달랐다. 같은 날 같이 한 뜻으로 이런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는 게 의미있게 느껴진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예슬(19) 양은 “주변에서는 우리보고 ‘어른들에게 맡기라’고 하는데, 어른들에게 맡겨서 나라가 이렇게 된 것 아니겠냐”며 “이대로 수능을 잘 보고 대학에 가면 뭘하냐는 생각에 우리도 일어나게 됐다”고 집회 참여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제주도교육청은 집회 참가 학생들의 안전과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학생생활안전 부서 직원들과 장학사, 보건교사 등을 현장에 파견했다. 집회와 거리행진은 별다른 충돌없이 평화롭게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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