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비평가 김성훈 <제주 시사만화 연대기> 펴내...“지역언론 시사만화 최초 비평서”

언론 역사만 따지면 전국에서도 손꼽힐 만큼 오래된 제주. 그 시간 속에 명맥을 이어온 시사만화의 줄기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보기 드문 책이 나왔다. 제주에 정착한 만화비평가 김성훈 씨가 펴낸 <제주 시사만화 연대기>(팬덤북스)다.

작가는 지난 1여 년간 방대한 자료를 수집해 제주지역 시사만화의 역사를 재구성했다. 책은 크게 세 개 단락으로 구성돼 있다. 제주 시사만화에 대해 본격적으로 살펴보기에 앞서 해방 이후 등장했던 국내 대표적인 시사만화에 대해 살펴보는 ‘제주 시사만화 전사(前史)’, 제주에 등장했던 다양한 지역 매체에 대해 살펴본 후, 각 매체별 4단 만화와 만평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제주 시사 연대기’, 도내 시사만화의 대표캐릭터라 할 수 있는 ‘황우럭 심층 분석’으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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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금은 사라진 '제남신문'에 발표된 작품들까지 총망라해 정리해 놓음으로써 책의 가치를 높였다. 작가는 책 소개에서 “국내 지역 시사만화의 반세기 역사를 정리해보는 것은 이번이 최초의 시도이며, 지역 언론과 지역만화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한다.

김 씨는 21일 <제주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서울에서 쭉 살다가 제주로 내려온 지 3년째 되는데, 지금까지 해왔던 만화평론 직업과 제주를 어떻게 접목시킬지 고민하다가 신문에 연재된 시사만화를 살펴보면 제주에 대한 개인적인 이해도 빠르겠다고 생각해 작업을 하게 됐다”고 계기를 밝혔다.

제주 시사만화의 흐름을 정리해보며 느낀 종합적인 인상에 대해 “섬이라는 지리적 여건 상, 제주는 다른 곳보다 문화적인 토대가 적었을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사만화들에서 보여지는 캐릭터와 내용적 풍부함은 기대 이상이었다”고 호평하며 “나중에는 제주 잡지들도 살펴볼 계획”이라고 피력했다.

이 책은 2016년 제주문화예술재단으로부터 문화예술조사 연구 및 보급활동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저자 김성훈은 만화잡지 기자, 만화편집자, 만화사이트 운영자, 만화웹진 편집위원, 만화평론가, 만화기획자 등 만화와 관련한 다양한 일을 해오고 있다. 2013년 가을부터 제주에 정착했다. 

그동안 <만화 속 백수 이야기>(2005), <한국 만화비평의 선구자들>(2007), <한국 만화비평의 쟁점>(2014), <한국만화 미디어믹스의 역사>(2014) 등을 펴내며 만화 장르에 천착해왔다. 이밖에 <허영만표 만화와 환호하는 군중들>(2004), <북한 만화의 이해>(2005), <만화가가 말하는 만화가>(2006), <조선을 그린 이두호>(2008), <한국의 만화가 1, 2>(2010) 등의 집필에 참여했다.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c_media)도 운영 중이다.

팬덤북스, 1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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