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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지난 30일 박재구(57, 오른쪽) 씨를 2급 상당(이사관) 보좌관인 정무특보로 임명했다. 박 정무특보는 충북 제천 출신으로 연세대 81학번이다. ⓒ제주의소리

[단독] 제주도지사 2급 정무특보 30일 ‘조용히’ 임명…김두관 참모서 원희룡 책사로?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차기 지방선거’ 포석을 위한 정무라인 강화가 갈수록 촘촘해지고 있다. 차기 선거를 겨냥한 정무라인 복원 차원을 넘어선, 정권교체 가능성이 높은 ‘장미대선’ 후(後)의 중앙정부와 제주도정 간 핫라인 연결까지 고려한 ‘그물망 짜기’라는 해석도 나온다.  

원희룡 지사는 지난 30일 박재구(57) 씨를 2급 보좌관인 정무특보에 임명했다. 박 씨는 지난 18대 대선에서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에 출마했던 김두관 후보의 캠프 안방을 진두지휘했던 상황실장 출신이다. 

박 씨는 남해군수와 행자부장관, 경남지사 등을 지낸 김두관 전 지사의 대변인과 정무특보 등을 거치기도 했다. 그런 인연으로 김두관의 핵심참모 ‘3인방’ 중 1명으로 꼽혀왔고, 정치권에선 십 수 년간 민주당계 인사들과 탄탄한 교류를 맺어온 재목으로 평가된다. 

충북 제천 출신의 박재구 정무특보는 1961년생으로 연세대(81학번) 출신이다. 공보처 전문위원, 시민개혁포럼 정책실장 등을 지냈고,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국가균형발전위 자문위원, 한국과학재단 상임감사 등을 지냈다. 

특히 16대 총선 당시에는 386정치단체 ‘한국의 미래, 제3의 힘’ 창립을 주도해 사무처장을 맡았고, 이 단체 소속이었던 임종석, 송영길, 김영춘 등 민주계 정치인들을 여의도에 입성시키며 당시 ‘386세대’의 정치진출에 책사(策士)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보처 전문위원 당시 맺어둔 언론계 인맥이 풍부해 주변 정치인들의 대외창구와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는 게 정치권의 평가다.

2004년 4월 17대 총선에선 예비후보로 출마, 열린우리당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당시 서재관 전 충북지방경찰청장이 전략 공천됨에 따라 본선 문턱에서 뜻을 접어야 했다. 

원 지사가 이처럼 정치권에서 줄곧 민주당계 인사들과 일을 해온 박 씨를 ‘소리 소문 없이’ 2급 정무특보로 발탁함에 따라 그 배경에 시선이 쏠릴 수 밖에 없다. 

더군다나 지난 1월17일 임명한 강영진 전 제주일보 편집국장을 정책보좌관실장(4급)에 이미 임명한 후라 마땅한 자리를 고심하다 2급 이사관 직위인 박 씨의 ‘직책’을 ‘정무특보’로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이로써 원 지사의 사실상의 ‘정무라인’에는 3급 부이사관 직위인 김일용 서울본부장과 강영진 정책보좌관실장, 고성표 청년정책보좌관(5급), 최근 사퇴 1년 만에 원대 복귀한 김치훈 갈등조정정책보좌관(5급) 등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최근 선발에 들어간 서울본부 정책대외협력팀장(4급)에는 라민우 전 정무기획보좌관과 강모씨 등 2명이 경합 중으로, 최종 선발이 끝나면 정무직 라인업 구성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정치권 인사 A씨는 “조기대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사실상 ‘정권교체’가 현실화되는 분위기에서 민주당계 인사를 정무특보로 보강한 것은 차기 정부와 원도정과의 연결고리를 계산한 치밀한 인사”라고 평가했다. 

박 정무특보는 평소 원희룡 도정에 ‘제주가 대한민국의 미래다’라는 정책 조언을 해왔고, 전기차 카셰어링(차량 공유)과 같은 아이디어를 제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2급 상당의 정무특보 자리는 전국시도지사협의회 차원에서 정부에 요청한 시·도별 부지사직 정원 증원(1명) 요구를 최근 행자부가 반려하는 대신 이사관 정원의 20% 범위에서 1명을 특보 등의 형식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인력운용안을 승인하면서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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