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 자랑 태양광 전기농사 감감 무소식...애꿎은 농민만 피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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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초로 농민에게 5000만원 이상의 고수익을 보장한다던 제주도의 '태양광 전기농사'가 1년 이상 멈췄다.

알고보니 '감귤폐원지 태양광 전기농사' 프로젝트를 추진할 사업자인 (주)대우건설 컨소시엄으로 구성된 SPC(특수목적법인) (주)제주감귤태양광에 대우건설이 참여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자칫하다간 태양광 전기농사가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제주도의 말만 믿고 태양광 전기농사에 참여한 100여 농가만 피해를 볼 수 있게 됐다.

제주도는 역점추진사업인 '감귤원 태양광 전기농사' 사업이 당초 4월 첫 착공을 기대했지만 늦어지고 있다고 6일 밝혔다.

제주도는 지난해 4월28일 전국 최초로 감귤폐원지를 활용한 태양광발전 보급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태양광 전기농사는 제주도가 농가의 수익이 20년간 보장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농가는 20년간 확정된 수익을 제공받으며, 사업자는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 ·운영해 농가에게 20년간 확정된 수익을 보장하는 구조다. 

특히 모든 사업대상지에 적용되는 농지전용 등 토지형질변경 부담금도 사업자가 부담하도록 해 토지주의 초기 부담은 없다. 다만 일부 대상지에 발생하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비용 등은 토지주가 부담해야 한다.

태양광 전기농사를 짓는 농가는 발전설비 1MW 기준(평균 5000평)으로 연평균 5100만원의 수익을 제공받게 된다. 

지난해 9월22일에는 감귤폐원지 태양광 전기농사 프로젝트를 추진할 사업자 공모를 통해 우선협상자로 '대우건설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태양광 전기농사 사업에는 총 8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자될 계획이었다.

컨소시엄에는 (주)대우건설과 (주)한국테크, (주)원웅파워, 그리고 금융기관으로는 IBK투자증권이 참여하고 있다. 제주기업으로는 (주)디엠전기, (주)태림전력, (주)명원기업이 포함됐다.

대우건설컨소시엄은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우고, 대우건설이 지분 60%를 참여하기로 했었다. 실제로 (주)제주감귤태양광이 설립됐다.

태양광 전기농사 공모에는 111개 농가가 참여하고, 올해 3월까지 최종 85곳 40MW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12월까지 시범적으로 2MW 사업이 완료되고, 올해 4월에는 사업 착공이 돼야 한다.

하지만 태양광 사업은 '올스톱' 상태다.

지분 60%를 참여키로 했던 대우건설이 (주)제주감귤태양광에 전혀 참여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주)제주감귤태양광 자본금은 57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은 1MW 기준 연평균 5100만원의 높은 임대료 책정으로 인해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최초 제안과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마디로 사업의 모든 권한을 SPC로 넘겨 책임을 피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동안 사업을 주도적으로 추진해 왔던 제주도는 대우건설이 SPC에 지분을 참여하지 않은 것을 뒤늦게 파악했다.

제주도는 대우건설에 당초 약속대로 안정적인 사업구조로 추진할 것을 요구하고 있고,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법적 소송도 불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고상호 경제통상산업국장은 "사업 착공시기가 늦어지더라도 주사업자가 약속대로 참여할 수 있도록 대우건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농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행정력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제주도의 보증만 믿고 태양광 전기농사를 위해 제주감귤태양광과 계약한 농가들은 태양광 사업이 차일피일 늦어지면서 안정적인 수입보장이 어렵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대기업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제주도 역시 책임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애꿎은 농민만 피해를 보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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