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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년 제2회 세계섬문화축제가 열린 오라관광단지 부지.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2차 여론조사 찬성 54%로 1차(81%)보다 급감, 문화예술위 2기도 "지방선거 이후로"

원희룡 제주도정의 문화예술 분야 핵심 공약인 ‘세계섬문화축제’ 부활이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 도민 여론조사에서 찬성 의견이 대폭 낮아졌을 뿐만 아니라, 문화 정책 자문 기구인 ‘문화예술위원회’에서도 지방선거 이후로 미루자는 의견이 다수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27일 제주도에 따르면 세계섬문화축제 부활 여부를 묻는 2차 도민 여론조사 결과가 최근 집계됐다.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도민 7049명이 참여한 이번 조사에서 찬성 54%, 반대 21%, 모름 25%로 나타났다.

찬성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았던(81%) 지난 1차 도민 여론조사와 비교하면 긍정적인 여론이 27% 포인트나 떨어졌다. 1차 조사는 지난해 12월 5일부터 올해 1월 5일까지 도민 1414명이 참여했다. 이 같은 현상은 1998년, 2001년 두번 개최로 끝난 세계섬문화축제에 대한 도민의 시선이 엇갈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막대한 규모의 투입 예산도 우려를 낳는 요인이다.

이번에 새로 구성된 제주도 문화예술위원회도 세계섬문화축제 개최 여부를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 이후로 미루자는 의견이 높다. 문화예술위원회는 제주도 문화 예술 정책을 자문하고 심의하는 민·관 협력 기구다. 도지사와 문화예술계 인사가 공동위원장을 맡는다.

문화예술위원회는 1기(2015~2017) 운영을 마치고 2기(2017~2019) 위촉식을 27일 개최했다. 위촉식에 이은 회의에서는 세계섬문화축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제주도는 1~2차 여론조사 결과와 함께 현재까지 진행 상황을 공유했고, 위원들은 각자 의견을 개진했다. 참석 위원들에 따르면 이날 회의는 그동안 논의가 진전되지 않은 세계섬문화축제를 보다 충분히 준비한 뒤에 진행하자는 분위기였다.

문화예술위원 A씨는 “축제를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 전에 열거나, 혹은 선거 이후에 새 지방정부가 와서 추진하는 방안이 함께 이야기 됐다. 현장분위기는 두 번째가 우세했다. 1년 넘게 한 걸음도 떼지 못한 상황인데 준비를 철저히 하자는 데 무게가 실렸다”고 밝혔다.

B씨도 “축제 부활 여부는 내년 지방선거 이후에 논의하자는 의견이 높았다. 무엇보다 도민 공감대가 중요한 만큼 도민에게 빨리 알려야 한다는데 많은 위원들이 공감했다”고 덧붙였다.

세계섬문화축제 부활이 언급되기 시작한 계기가 앞선 문화예술위원회 1기라는 점을 고려할 때, 여론조사와 문화예술위원회 양쪽 모두 신중론이 앞서면서 사실상 정책 추진 동력은 크게 줄어든 셈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곧 2차 도민 여론조사를 정리해 발표하고 정책적 대안을 올해 하반기까지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민선 6기 후반기 ‘문화예술의 섬’ 추진 정책으로 ▲제주세계섬문화축제 개최 ▲한예종 등 문화예술 전문인력 양성 교육기관 유치 ▲문화콘텐츠진흥원 출범 ▲문화 전문직렬 신설 ▲문화예술시설 융자 확대 및 창작활동 융자제도 도입 ▲제주어 병기 의무화 등을 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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