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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대학교 전경.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6~7일 후보 등록, 8일부터 선거운동, 3차례 공개토론회...보직교수 선거운동 '전면금지'

간선제로 치러지다 4년만에 직선제로 회귀한 제주대학교 총장 선거가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했다.  

3선연임 제한으로 현 허향진 총장이 내년 2월 물러나는 가운데, 후임자를 뽑기 위한 선거의 후보 등록이 6일 시작됐다. 7일까지 후보 등록이 마무리되면 본격적인 선거 운동이 시작된다. 

▲ 기탁금 3000만원...유효투표 10% 미만 득표자 한푼도 돌려받지 못해

제주대는 지난 8월22일 제주시 선거관리위원회에 총장 선거 관리를 위탁했다. 이후 제주대 총장임용추천위원회(총추위, 회장 고성보)와 선관위는 9월 12일 '제주대학교 제10대 총장임용후보자 선거 관련 설명회’를 개최, 선거 일정을 확정지었다.

후보자들의 기호는 후보자 등록이 끝나는 7일 오후 6시 이후 결정된다. 후보자들은 이튿날인 8일부터 선거 당일인 23일까지 총 16일간 선거 운동을 할 수 있다.  

총장 선거에 나서는 교수들은 대학 측에 기탁금 3000만원을 납부해야 한다.

1차 투표에서 유효표의 15% 이상 획득한 후보는 기탁금 전액을 돌려받는다. 10~14.9%를 획득한 후보는 절반인 1500만원, 10% 미만 득표자는 기탁금을 돌려받을 수 없다. 

투표소는 대학 본교와 교육대학(사라캠퍼스), 의학전문대학원(제주대학교병원 옆) 3곳에 설치된다. 선거는 종이투표와 수작업개표로 진행될 예정이다.

▲ 과반 득표자 나올때까지 계속 투표...교수, 직원, 조교, 학생 등가성 달라 

차기 총장이 되기 위해서는 무조건 유효표의 과반을 얻어야 한다.

1차 투표는 23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다. 낮 12시부터 오후 2시30분까지 개표한 뒤 과반을 얻은 후보자가 없으면 2차 투표로 이어진다.

2차 투표는 1차 투표 상위 득표자 3명만 치를 수 있다. 오후 2시30분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투표한 뒤 오후 7시까지 개표다.

2차 투표에서도 과반을 얻은 후보가 없으면 2차 투표 상위 2명이 3차(결선) 투표를 치른다. 결선 투표는 오후 7시부터 1시간 동안 진행된다.

제주대 총장 선거는 도의원·시장·도지사·국회의원·대통령 등 일반적인 선거와는 조금 다르다. 같은 1표라도 투표권자에 따라 등가성(等價性)이 다르다는 얘기다. 이는 투표 반영 비율 차이에서 비롯된다. 

10대 총장 선거 투표 반영 비율은 교수 대비 직원 13%, 조교 2%, 학생 4%다.

투표권을 가진 교수를 100명이라고 가정했을 때 직원 13표, 조교 2표, 학생 4표 등 총 119표의 표심에 따라 차기 총장이 결정되는 방식이다.

제주대 전임교원은 지난 8월 기준 파견·휴직을 제외하고 562명이다. 이번 총장 선거에는 교수 562표, 직원 약 73표(562명의 13%=73.06), 조교 약 11표(562명의 2%=11.24),  학생 약 22표(562명의 4%=22.48)가 부여될 전망이다.

그렇다고 직원 73명, 조교 11명, 학생 22명이 투표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선거인명부에 따라 투표권을 가진 학생이 100명이라 가정했을 때 100명 모두 A후보에게 투표하면 A후보는 총 22표를 얻는 셈이다. 후보자들의 치밀한 표 계산이 필요한 이유다.

선거인 명부는 오는 10일 제주대 총추위가 확정할 예정이다.

▲  전화, 이메일 가능...'내가 총장이 돼야 하는 이유' '보직 약속' 안돼 

11월 9일과 16일, 21일 등 총 3차례 후보자 공개토론회가 예정됐다. 투표 당일인 23일 오전에는 후보자 합동연설회가 진행된다.

후보자들은 전화를 이용해 선거인에게 지지를 호소할 수 있다. 다만, 통상적 업무시간인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가능하다. 

대학측은 선거운동기간 동안 선거홈페이지를 개설했다. 

후보자들은 홈페이지 게시판이나 대화방 등에 글이나 동영상을 올려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동영상은 후보자만 출연이 가능하며, 한 종류의 영상만 제작할 수 있다. 

제주대 구성원들은 누구나 선거홈페이지에서 의견을 개진하거나 후보자 정책 질의 등 글을 게시할 수 있다. 

후보자들은 대학 정보통신망을 이용, 동영상 등이 아닌 글이나 그림, 사진, 이미지 등을 첨부한 이메일을 전송할 수 있다. 

정책 홍보용 소형인쇄물의 경우 우편으로만 보낼 수 있다. 

소형인쇄물은 길이 29.7cm, 너비 21cm, 16면 이내로 제작해야 한다. 인쇄물에는 후보자 인적사항과 경력, 연구 업적, 징계 처분 사항, 주요 정책 등이 사실대로 게재돼야 한다. 

선거 벽보는 길이 53cm, 너비 38cm로 제작해야 한다. 벽보와 소형인쇄물 등 수량은 총추위가 각 후보들에게 통보한다.

정책홍보가 아니라 자신이 '총장이 돼야 하는 이유'나 다른 사람이 '총장이 되면 안되는 이유' 등을 강요·설득하는 행위는 부정행위로 간주된다. 

금전·물품·향응 제공은 당연히 금지된다. 총장 선출 이후 보직 같은 인사상 이익 등을 약속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교수회장이나 부총장, 학장, 대학원장, 처장·부처장, 취업전략본부장, 교육혁신본부장, 국제교류본부장, 교육대학 교학처장, 경영사업단장, 홍보·출판문화원장, 중앙도서관장, 정보통신원장, 박물관장, 학생생활관장, 외국어교육원장, 평생교육원장, 제주대병원장 등 보직을 가진 간부급 직원은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 3강? 2강1중3약? 하마평 무성...벌써부터 '단일화 논의설'도 

현재 자천타천 후보로 거론되는 교수는 6명 정도다. 강성하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창군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철수 전산통계학과 교수, 송석언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남호 화학코스메틱스학과 교수, 이효연 분자생명공학전공 교수(가나다 순) 다.  

대학 안팎에선 이중 3명이 치열하게 경합중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더 구체적으로 '2강1중3약'이라는 분석도 있다.  6명 모두 후보로 이름을 등록할지도 미지수다.

대학 내부에선 직선제로 치러진 지난 8대 총장 선거에서 당선돼 9대 총장(간선제)까지 연임한 현 허향진 교수를 지지했던 교직원들의 표심을 중요 변수로 꼽기도 한다. 결선 투표까지 가게 될 경우엔 상대적으로 표심을 가늠하기 어려운 학생들의 표가  중요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소속 단과대학 교직원 수를 놓고 득실을 따지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몇몇 후보는 벌써부터 단일화를 논의한다는 얘기도 있다. 

현 허향진 총장의 임기는 2018년 2월18일 만료된다. 차기 총장은 2018년 2월19일부터 4년간 총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제주대는 후보자 등록이 끝난 다음날인 8일 기자회견을 갖고, 차기 총장 후보와 선거 일정 등을 도민사회에 알릴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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