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후유장애인 생애사 아카이브전 광주·서울 순회전

4.3 우휴장애인들의 아픔을 생생하게 고발해 제주지역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던 '4.3후유장애자 생애사 아카이브전'이 광주와 서울 순회전을 떠난다.

민족예술인총연합 제주도지회(지회장 김수열)는 오는 15일부터 25일까지 열 하루에 걸쳐 광주 상무지구 5.18자유공원(영창) 행정반 건물에서 '몸에 새긴 역사의 기억'이란 주제로 아키이브전을 기획하며, 이어 5월27일부터 6월8일까지는 서울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전시관에서 서울 전시전을 연다.

한국현대사의 최대 비극인 제주4.3과 광주 5.18은 지난 몇 년 동안 양 지역 민예총과 4.3, 5.18단체들에 의해 '화해와 상생'의 주제를 통해 한국의 아픔을 치유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왔으며, 이번 광주 순회전도 이 같은 작업의 일환이다.

광주전시회는 지난 4.3 56기 추모제 기간에 제주를 방문했던 5.18기념재단측의 제의에 의해 이뤄졌으며, 개막은 5.18 기념행사에 맞춰 열려 제주와 광주의 아픔을 서로 공유하게 된다.

제주민예총은 4.3당시 엄청난 희생자 뒤에 가려 제대로 조명되지 않았던 소외받은 4.3부상자들의 삶의 아픔과 고통을 드러내고, 4.3해결의 국면에서 자기 성찰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4.3후유장애자 생애사 아카이브전을 기획했다.

4.3 아카이브전은 모두 5개의 공간으로 마련된다.

1948년 4.3항쟁 발발에서부터 2003년 10월 노무현 대통령 사과에 이르기까지 55년에 걸친 4.3항쟁의 개료를 당시 사진과 영상·유물로 보여주는 '4.3항쟁의 진실의 공간', 난사된 총알로 턱을 잃고, 다리를 잃고, 팔을 잃고은 후유장애자들, 그리고 학살현장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났으나 온몸에 뚫린 구멍으로 소외와 무관심의 찬바람을 맞아야 했던 사람들의 모습과 증언을 보여주는 '총상의 공간'이 이어진다.

또 철창에 죽창에 도륙당하고, 온 몸이 벌집 쑤신 듯이 헤쳐진 육신을 부여잡고 고통을 지니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참상의 공간' , 전기고문 비행기고문 등 각종 고문과 구타로 짖이겨진 육신, 그 후유증으로 반신불수가 되어버린 4.3 우유장애자들의 모습을 드러내는 '구타와 고문의 공간'도 마련됐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정신적 충격, 그리고 수형인의 공간'으로 협심증과 우울증, 실어증, 발작 증세를 보이며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 갖은 고문과 취조, 오랜 수감생활의 후유증에 '연좌제'의 사슬까지 얽혀져 이중의 고통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려냈다.

5.18 기념재단과 민예총 광주지회 공동주최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는 30여점의 작품과 60여점의 4.3유물이 전시된다.

5월19일에는 현지에서 4.3후유장애인들과 5.18부상자들이 서로 만나 잘못된 역사의 희생자로써 서로의 고통을 위로하게 된다.

한편 제주4.3 46주년 기념사업으로 마련된 아카이브전은 제주사회에 4.3휴유장애인들의 처참한 삶을 폭로했고, 이들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하고 의료보조금 지원 심의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이 있음을 드러내 제주지역사회에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로 인해 4.3후유장애인 협의회가 공식 출범해 정부에 대해 4.3후유장애자 의료보조금 재심의를 요청했으며, 제주도 당국역시 의료비 지원과 재심의 촉구를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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