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영령들이시여!
 
어김없이 찾아온 봄, 우리는 제70주년 4·3희생자 추념식을 맞아 다시 영령들의 제단 앞에 섰습니다.

우리 도의회가 의원입법으로 제정한 조례에 의해 지방공휴일로 지정된 첫 추념일이기도 합니다.

4·3의 비극을 화해와 상생의 역사로 풀어내려고 각고의 노력을 펼치고 있는 후손들의 정성을 노자삼아 억울함을 푸시고 영면하소서.

특히 올해 추념식에는 문재인 대통령님께서 참석해 주셔서 그 의미가 더욱 크고 소중합니다.

2006년 고 노무현 대통령님이 참석하셔서 ‘국가원수로서 공권력의 과잉진압에 대해 4‧3희생자와 도민들에 공식 사과’하신 후 무려 12년 만의 일입니다.

제주도민들의 여망에 부응하여 제주4·3영령들을 추모해 주시고, 유가족에 대한 위로와 ‘4·3완전해결’을 국정 100대 과제로 상정하여 다양한 노력을 펼쳐주시겠다고 해 주신 문재인 대통령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우리는 이 지극히 당연한 결과를 얻어 내는데 무려 70년이라는 인고의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우리 현대사에서 6·25 한국전쟁을 제외하고는 최대 인명피해를 기록한 제주4·3, 살아남은 사람들은 4·3이라는 말조차 입 밖에 내지 못하고 숨죽여 살아왔던 한 많은 세월들이 돌고 돌아 서서히 제자리를 찾아가는 것 같습니다.

지나온 시대가 아팠던 만큼 우리의 미래는 더 더욱 소중합니다.

모처럼 조성된 4·3 완전해결이라는 밑돌 위에서 제주4·3은 용서와 화해, 해원과 상생의 상징으로, 제주는 세계평화의 섬으로 길이 남을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힘과 지혜와 역량을 모아나가야 하겠습니다.

우리 도의회는 공식기관으로서는 처음으로 4·3을 거론하고 4·3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해 왔듯이, 앞으로도 4·3 완전해결에 더 노력하겠습니다.

거듭 영령들의 안식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8년 4월 3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 고충홍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