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함께한 제주 함덕 주민들의 잊지못할 3개월
음악과 함께한 제주 함덕 주민들의 잊지못할 3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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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일 열린 함덕 뮤직빌리지 쇼케이스 공연. 지난 9월부터 12월까지 진행한 주민 대상 음악 교육사업, 함덕 뮤직빌리지의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다. / 제공=(주)이다 ⓒ제주의소리

맞춤형 악기 교육 ‘뮤직빌리지’ 3개월 간 진행...초등학생부터 중년까지 “삶의 활력”

밥 먹듯이, 동네 슈퍼마켓 가듯이, 일상생활에서 예술 문화를 만나는 일명 ‘생활문화’가 주목받는 요즘, 제주시 함덕리에서 색다른 생활문화 실험이 이뤄져 화제다. 주민 한 명이 악기 한 개를 접하는 ‘1인 1악기’의 함덕 뮤직빌리지다.

함덕 뮤직빌리지는 도내 문화기획사 ‘이다’가 제주문화예술재단의 ‘2018 생활문화예술 활성화 시책 공모 사업’에 선정돼 추진한 사업이다. 신청 받은 함덕리 주민 47명에게 통기타, 드럼, 젬베·봉고 등 타악기 강의를 마련해줬다. 악기 교육은 9월부터 12월까지 약 3개월에 걸쳐 진행됐다. 직장인 참여를 고려해 일주일에 두 번 저녁 시간이다.

이다가 함덕을 선택한 이유는 특별한 인연에서다. 이다가 여름 마다 진행해온 ‘스테핑 스톤 페스티벌’은 어느새 제주를 대표하는 대중음악 축제로 자리매김했는데, 몇 년 째 함덕해수욕장을 무대로 선택하면서 더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나아가 다른 축제인 제주비치줌바페스티벌, 제주라틴컬쳐페스티벌, 섬머워터페스티벌도 비슷한 시기에 열리면서, 축제들을 하나로 묶어 다채로운 예술 공연을 선사하는 ‘함덕뮤직위크’로 몸집을 키웠다. 

음악으로 한 지역의 분위기가 달라지면서, 그곳에 사는 주민과의 접점을 보다 늘리기 위한 시도로 악기 교육을 선택한 셈이다. 

1970년생으로 대기고등학교 시절 이후 기타와 인연이 끊어졌다는 장민식 씨는 “다시 음악을 하고 싶은 마음에 뮤직빌리지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장 씨는 “30년 만에 기타를 잡으려니 쉽지 않았지만 학창 시절 열정이 점점 살아나는지 금세 적응했다. 중년의 나이가 되면서 매사에 걱정이 많았는데 기타를 다시 치면서 ‘나도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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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공=(주)이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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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공=(주)이다 ⓒ제주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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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공=(주)이다 ⓒ제주의소리

이다는 다른 문화 시설에서도 진행했던 유사한 교육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 가장 활발하게 무대 위를 누비는 뮤지션을 강사로 섭외했다. 제주를 대표하는 밴드 ‘사우스카니발’ 멤버들이 강사로 주민들과 만났다. 

주민들은 함덕뮤직빌리지의 마지막 순서로 지난 12월 8일 자체 발표회와 다음 날인 9일 사우스카니발 콘서트에 찬조 출연하는 기회도 얻으면서 더욱 특별한 경험을 가졌다.

장민식 씨는 “현직 밴드 기타리스트가 실전에서 당장 사용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팁들을 알려줘서 더 유익했다. 내년에도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며 “통기타반은 초등학생부터 가정주부, 70대 노년층, 중년까지 다양한 인원들이 참여했다. 3개월 동안 부대끼면서 한층 더 가까워졌다”고 만족했다.

특히 “9일 사우스카니발 콘서트 무대에 섰는데, 얼핏봐도 100명이 넘는 많은 사람 앞에서 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사람들의 환호를 받으니 무대에 선다는 게 어떤 기분인지 알 수 있었다. 내 인생에서 잊지 못할 순간으로 남았다”고 강조했다.

함덕초등학교 5학년 김요한 군은 “기타를 치면 멋있을 것 같아서 참여했다. 기타 코드가 어렵지만 하나씩 알아가니 뿌듯했다. <제주도 푸른 밤>을 내 손으로 치고 싶다”고 귀여운 포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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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공=(주)이다 ⓒ제주의소리

김명수 이다 대표는 “함덕주민들이 음악을 조금 더 이해하면 함덕뮤직위크가 더욱 풍성해지겠다는 기대감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함께 동참하면 더 멀리 나아갈 수 있지 않겠냐”면서 “발표회에서 이장, 부녀회장 등 마을회 관계자들이 찾아와 ‘주민들이 정말 좋아한다’고 화답한 반응이 기억에 남는다. 계속 이어가달라는 지속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는데, 작지만 생활문화 확산에 기여한 것 같아 보람을 느낀다”고 피력했다.

더불어 “현 정부가 생활문화를 강조하고, 시대적으로도 생활문화의 중요성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만약 뮤직빌리지를 확장한다면 함덕은 기타, 구좌는 피아노 같은 방식으로 지역 별 특화된 예술이 뿌리 내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라고 아이디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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