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와 생명의 터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저어새에 악영향"'생태관광·환경교육장소 활용" 제주도에 공개질의
성산포 해양관광단지내 내수면 '통밭알'을 관광지로 개발하는 것을 놓고 생태계 훼손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 문제가 국제적 환경단체들로부터 우려를 자아내고 있어 향후 전개과정이 주목된다.
새와 생명의 터 닐 무어스 대표는 24일 제주도에 보낸 공개질의서를 통해 "지금까지 수집한 성산포 지역에 대한 지식으로 미루어볼 때, 성산포 습지 지역에 대한 대규모 개발계획은 그 지역의 생태계는 물론 그 생태계에 의존해서 살고 있는 저어새 (Platelea minor)에게 중대한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닐 무어슨 대표는 "이번에 개발하기로 발표된 지역인 통밭알지역과 인근 모래 해변, 그리고 화산암 해안 지대 등은 제주도와 한국에서 매우 큰 자연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며 "이곳은 한국 내에서 저어새가 월동하는 유일한 지역이기 때문일 뿐만 아니라 한국은 물론 국제적인 관점에서도 중요한 습지"이라 밝혔다.
닐 무어슨은 "성산포 습지 지역이 국제적으로 중요하기에, 이를 관리하고 이용하는 것도 람사협약의 가이드라인을 충분히 지켜서 이루어져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특히 한국이 람사협약당사국총회를 2008년에 개최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이 그러하다"며 성산포 습지의 보호 필요성을 역설했다.
닐 무어슨은 성산포 습지지역을 자동차 등으로부터 더 철저히 차단해서 보호하고, 철새탐조를 위한 위장 오두막을 짓고, 생태관찰을 위한 작은 탐방로를 마련하며, 제주 동부 지역의 특성을 살린 생태학습관을 짓는다면 많은 관광객과 학생들이 이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성산포 지역을 생태관광과 환경교육 장소로 이용한다면 그 지역의 고유한 가치를 유지할 수 있음은 물론 관광수입과 고용창출에 기여할 수 있고, 특히 관광객이 드문 겨울철에 오히려 많은 사람들을 불러들인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제주도가 지속가능개발의 선두주자임을 세계에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철새 탐조를 주로 하는 생태관광은 선진국에서 매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산업으로, 성산포 지역은 철새관광에 매우 적합한 지역이자 지금까지 한국에는 그런 지속가능한 형태의 철새 탐조관광이 거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새와 생명의 터는 이날 제주도에 보낸 공개실의서에서 저어새가 성산포 습지를 어떻게 이용하는지에 대한 사전조사와 연구가 돼 있는지 여부,또 랍사협약의 한국 담당자이자 멸종위기종인 저어새 보호를 책임진 환경부의 의견을 구했는지를 물었다.
또 저어새 월동지인 통밭알 지역이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이 국제적인 저어새 네트웤이나 국제조유보호연맹(Birdlife International)등 등 국제단체에게 개발계획에 대한 의견을 구했는지, 성산포와 하도리 지역에 대한 환경경제학적 평가 자료가 마련돼 있는지 등을 공개적으로 질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