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대협·고충석 총장 간담회, '통합' 놓고 설전…난항 예상
"교대 전문성·자율성 보장"…"교육부의 정책은 교대 말살"

   
 
 
제주교대와 제주대의 통합을 놓고 교대 학생들 뿐만 아니라 전국 11개 교대 총학생회도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제주대 고충석 총장은 "제주교대 구성원들이 반대한다면 통합은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국 11개 교대 총학생회로 구성된 교대협과 제주대 고충석 총장은 4일 오후 1시40분부터 3시10분까지 1시간 30분간 제주대 본관 2층 회의실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는 제주교대와 교대협이 요청에 의해 이뤄졌지만 양측은 첨예하게 입장차이만 확인한 채 마무리됐다.

# 고충석 총장, "통합하면 교대의 전문성·자율성 보장"…"시너지와 상생효과 거둘 것"

   
 
 
고 총장은 "교대와 종합대학 이원체제에서 이제는 교육대학을 없애고 일원화로 가는 것이 전세계적인 추세"라며 "제주대와 교대가 통합되더라도 교대의 전문성과 자율성, 독자성은 보장하겠다"고 설득했다.

이어 고 총장은 "양 대학이 통합하면 교육부로부터 200~300억원 가량의 특별지원금을 받을 수 있고, 향후 의과전문대학원과 법과전문대학원 설립도 가능하게 될 것"이라며 "또한 교수정원, 교직원 정원도 충분하게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 총장은 "통합에는 타이밍이 있고, 이 정부가 끝나면 통합지원금은 사라지게 된다"며 "통합지원금으로 교육대학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고 총장은 "제주대는 교육과 시설 인프라가 전국 거점종합대학 중에서 중상위권으로 통합하면 교대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단순히 명분론에 집착하지말고 시너지 효과와 상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제주교대, "통합 명분없고, 초등교육 전문성 훼손"…"차라리 교대 독자성확보 도와달라"

   
 
 
이에 대해 교대협 학생들은 통합하면 초등교육의 전문성이 훼손되고, 향후 교육부가 국립대 통폐합의 명분으로 작용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교대협 학생들은 "교육부는 지난해 부산대와 밀양대, 공주대와 천안대 등 10개 국립대학을 5개로 통폐합하는 등 국립대학을 없애고 있는 추세"라며 "국가가 공교육을 생각한다면 국립대를 없애서는 안되며, 이번 제주교대 통폐합은 타교대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교대협 학생들은 "교대의 전문성은 초등교사로서 4년 동안 양성과정 거친 사람을 교사로 하는 것"이라며 "총장님은 통합했을 때 제주교대를 단과대로 보장한다고 하지만 교육부의 의지는 사범대에서 하나의 과로 만든 것"이라며 "통폐합 됐을 때 교육부 정책 밀어부치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따졌다.

이어 교대협 학생들은 "교육부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것은 국립대 법인화 등 정부지원 줄이는 것"이라며 "교대와 통폐합됐을 때 특별지원금을 200~300억을 주겠지만 향후 재정 줄여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교대협 학생들은 "통폐합해서 지원이 내려오지 않고, 단과대학을 보장해주지 않으면 어떻게 하느냐"며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은 통폐합해서 교육에 대한 투자와 지원이 아니라 구조조정 방식으로 제주교대에 대한 지원을 어떻게 장담하느냐"고 비판했다.

# 고 총장, "통합은 신앙이 아니다…반대하면 못한다"…"교육부는 제주교대 상당한 압박"

   
 
 
고 총장은 "제주대와 교대를 통합해야 된다는 신앙은 갖고 있지 않다"며 "교대 총장을 비롯해 교직원.교수.학생들에게 상처를 주면서까지 통합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고 총장은 "제주교대의 경우 육지부의 타 교대 상황과는 크게 틀리다"며 "정부로부터 압박이 상당히 많이 받고 있다"고 밝혔다.

고 총장은 "왜 통합을 하지 않고 '옥쇄'하려 하느냐"며 "현실적 조건을 분석해서 실용주의적 접근을 해야 하는 것이 더 좋은 방향"이라고 통합에 대해 강조했다.

제주교대 발전방향에 대해 고 총장은 "대학이 발전하려면 몇가지 여건이 있어야 하는데 먼저 우수한 교수, 두번째 여러가지 시설확보, 세번째가 우수한 학생 확보"라며 "초등교육발전은 대단한 것 이 아니라 우수한 교수, 우수한 학생 뽑아서 장학금을 지원하고, 교육지원시설 해주면 교육대학 발전할 것으로 통폐합은 발전을 가져오는 데 견인차 역할 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고충석 총장과 교대 학생들간에 목소리를 높이며 격앙된 모습을 보여 향후 통합 논의가 쉽지 않음을 예고했다.

하지만 제주대와 교대 구성원간 양측이 처음으로 통합논의를 갖는 자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통합의 물꼬가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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