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미 마을의 영원한 단합을 기원합니다

며칠 전 친구에게서 9월 9일에 열리는 중학교 동창회 주최 '가족단합체육대회'에 참석하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 행사를 알리는 현수막
ⓒ 장태욱
 

지척에 살면서도 바쁘다는 핑계로 아직까지 한 번도 참석하지 못한 행사입니다. 준비하느라 수고하신 분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들었고, 고향 친구들을 만나고 싶은 생각도 나서 다른 일정을 미루고 다녀오기로 결심했습니다.

 
▲ 학교 정문 앞에서 바라본 위미리 바다
ⓒ 장태욱
 

제가 졸업한 학교는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2리 '마매기' 언덕에 있는 위미중학교입니다. '마매기'는 '말을 매고 기르는 곳'이라는 뜻을 지닌 옛 이름입니다. 학교가 있는 '마매기'언덕에서는 지귀도를 비롯해 위미 2리 바닷가를 훤히 내다볼 수 있습니다.

 
▲ 행사장에는 해군기지 유치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있었습니다.
ⓒ 장태욱
 

해군본부유치를 반대하는 대책위에서 행사장 입구에 현수막을 걸어놓은 모습입니다. 작년부터 해군본부에서 추진하는 해군기지 유치사업과 관련해 위미마을에 잡음이 끊이지 않는 사정을 잘 엿볼 수 있었습니다.

 
▲ 축구가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 장태욱
 

동창회 기수별로 축구, 윷놀이, 족구 경기 등을 했고 참석한 어린이들에게는 크레파스와 스케치북을 선물로 나누어줬습니다.

무엇보다도 즐거운 일은 오랜만에 만난 벗들이나 선후배들의 안부를 묻고 함께 술잔을 기울이는 일이었습니다.

 
 
  제주도 해군기지와 관련하여  
 
 
제주도 해군 논쟁은 10여년 전부터 해군본부에서 화순항을 염두에 두고 제주도에 해군기지를 건설하겠다는 국책사업 계획을 발표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화순항 인근 주민들이 이에 반대하면서 사업추진이 어렵게 됐습니다. 이때 위미 지역의 일부 주민들이 해군기지를 위미에 건설해 달라며 유치신청서를 내면서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현재 해군에서는 화순과 위미 중 한 곳에 해군기지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힌 상태입니다. 그러나 위미2리 지역 주민들은 마을 총회를 개최, 해군기지 유치 반대를 결의했습니다.

현재 제주사회는 해군기지와 관련하여 심한 갈등을 겪고 있으며, 화순과 위미 지역은 갈등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숯불 위에서 익어가는 고기 냄새의 유혹을 물리칠 수 없었습니다.

절친했던 선배님에게 해군기지 유치 사업을 둘러싼 마을 분위기를 여쭤봤습니다. 행사의 즐거운 분위기를 망칠까봐 아주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선배님께서는 "해군본부 유치 찬반보다 주민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지 않을지 더 걱정스럽다"고 하셨습니다.

체육대회는 모두 화합하는 분위기에서 잘 마무리되었습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행사를 끝까지 평화롭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수고하신 분들께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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