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시장에서 행복을 사다

▲ 제주시 선착장에 갈치배가 들어 옵니다. 밤새 제주바다를 건져 올린 갈치배입니다. ⓒ 김강임
추석을 5일 앞둔 제주시수협공판장에 아침이 밝아왔습니다.

"끼르륵- 끼르륵-"
"뿌웅- 뿌웅-"
 

▲ 조용하던 아침바다가 시끌러워지기 시작합니다. ⓒ 김강임
선착장은 뱃고동 소리와 바다갈매기 소리로 시끌벅적합니다. 만선의 기쁨을 안고 선착장으로 들어오는 갈치 배, 바다갈매기는 하얀 등대까지 마중을 나갑니다.

어제 저녁 밤 제주바다는 불야성이었습니다. 요즘 날씨가 너무 좋아 제주바다에 갈치 어장이 형성된 것입니다. 추석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바다풍년이 들어야 어민들의 시름이 한결 가벼워지겠지요.
 

▲ 갈치배에 탄 어민들의 표정 ⓒ 김강임
드디어 갈치 배가 선착장에 정박했습니다. 수협공판장은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합니다. 하역작업을 하는 사람들. 얼음을 실어 나르는 사람들, 리어카에 갈치 상자를 실어 나르는 어민들. 제주의 아침 어시장은 분주하기만 합니다.
 
▲ 드디어 갈치 공판이 시작됐습니다. 긴장감이 감돕니다. ⓒ 김강임
배에서 내린 갈치는 중개인 손에 넘어갔습니다. 드디어 갈치 공판이 시작됐습니다. 한 푼이라도 더 받아보려는 어민들의 표정과, 손짓으로 가격을 매기는 중개인, 물건을 저렴하게 사려는 중간상인들로 잠시 공판장은 긴장감이 감돕니다.

▲ 중간상인들 손에 넘어 간 갈치 상자들입니다. ⓒ 김강임
청정의 제주바다에서 건져 올린 은갈치. 은갈치는 너무 싱싱하여 번쩍번쩍 빛이 납니다. 아니 바다냄새가 고스란히 배어 있습니다.

▲ 어시장은 북적거리기 시작합니다. ⓒ 김강임
공판이 끝난 갈치는 중간상인의 손에 넘어갔습니다. 드디어 갈치를 도매로 넘기려는 중산상인들과 소비자 간의 가격 전쟁이 벌어집니다.

▲ 10kg 한상자에 10만원 입니다. ⓒ 김강임
"아줌마 이건 얼마 꽈?"

몸통이 번쩍번쩍 빛나고 가장 큰 은갈치를 가리키며 가격을 물어봤습니다.

"1상자(10kg)에 10만원 이우다!"

일반 시장에서 1kg에 1만 5천원 정도 하는 것에 비하면 가격이 싼 편입니다. 좀더 큰 은갈치를 고르기 위해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가격을 물어봅니다. 그러나 아침 어시장 사람들은 소비자들이 묻는 말에 친절할 수가 없습니다. 이들은 아침 어시장이 형성되었을 때 은갈치를 팔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시장은 아침8시까지만 서기 때문이지요.

▲ 제주시 수협어시장은 아침 8시까지 섭니다. ⓒ 김강임
제법 살이 통통하고 온몸이 은색으로 덮인 은갈치 1상자를 샀습니다. 추석에 집에 오는 아이들이 갈치를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갈치구이를 좋아하는 딸아이 생각을 하니 발걸음이 가벼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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