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착장은 뱃고동 소리와 바다갈매기 소리로 시끌벅적합니다. 만선의 기쁨을 안고 선착장으로 들어오는 갈치 배, 바다갈매기는 하얀 등대까지 마중을 나갑니다.
어제 저녁 밤 제주바다는 불야성이었습니다. 요즘 날씨가 너무 좋아 제주바다에 갈치 어장이 형성된 것입니다. 추석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바다풍년이 들어야 어민들의 시름이 한결 가벼워지겠지요.
드디어 갈치 배가 선착장에 정박했습니다. 수협공판장은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합니다. 하역작업을 하는 사람들. 얼음을 실어 나르는 사람들, 리어카에 갈치 상자를 실어 나르는 어민들. 제주의 아침 어시장은 분주하기만 합니다.
배에서 내린 갈치는 중개인 손에 넘어갔습니다. 드디어 갈치 공판이 시작됐습니다. 한 푼이라도 더 받아보려는 어민들의 표정과, 손짓으로 가격을 매기는 중개인, 물건을 저렴하게 사려는 중간상인들로 잠시 공판장은 긴장감이 감돕니다.
청정의 제주바다에서 건져 올린 은갈치. 은갈치는 너무 싱싱하여 번쩍번쩍 빛이 납니다. 아니 바다냄새가 고스란히 배어 있습니다.
공판이 끝난 갈치는 중간상인의 손에 넘어갔습니다. 드디어 갈치를 도매로 넘기려는 중산상인들과 소비자 간의 가격 전쟁이 벌어집니다.
"아줌마 이건 얼마 꽈?"
몸통이 번쩍번쩍 빛나고 가장 큰 은갈치를 가리키며 가격을 물어봤습니다.
"1상자(10kg)에 10만원 이우다!"
일반 시장에서 1kg에 1만 5천원 정도 하는 것에 비하면 가격이 싼 편입니다. 좀더 큰 은갈치를 고르기 위해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가격을 물어봅니다. 그러나 아침 어시장 사람들은 소비자들이 묻는 말에 친절할 수가 없습니다. 이들은 아침 어시장이 형성되었을 때 은갈치를 팔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시장은 아침8시까지만 서기 때문이지요.
제법 살이 통통하고 온몸이 은색으로 덮인 은갈치 1상자를 샀습니다. 추석에 집에 오는 아이들이 갈치를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갈치구이를 좋아하는 딸아이 생각을 하니 발걸음이 가벼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