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립기금 21억원 중 작년에 고작 2100만원만 집행은행 이자도 안돼…집행율 0.98%로 전국서 15위

저소득층의 생활지원을 위해 사용해야 할 '기초생활보장기금'이 은행에서 쿨쿨 낮잠을 자며 이자만 불리는 데 골몰하고 있다.

제주도가 기초생활보장기금으로 한해 8억원 가량씩 총 21억원을 조성해 놓고 있으나 정작 저소득층의 복지증진을 위해 사용하는 금액은 0.98%에 머물고 있다. 이자로 채 안쓰고 있는 셈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열린우리당 이기우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각 시도별 시군구별 기초생활보장기금 조성 및 지출 내역'을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집행율이 매우 저조해 1400억원이 잠들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생활보장기금은 142만5000여명의 기초생활보장수급대상자들에게 전세점포를 대여해 주거나 자금을 대여하고, 복지증진을 위해 사용하도록 한 기금으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의해 각 자치단체가 기금을 조성하도록 하고 있다. 

전국 자치단체가 2005년도에 1482억원을 조성했으나 이들을 위해 사용한 기금은 고작 5.7%에 불과한 84억원에 그치고 있다. 나머지 1398억원은 집행하지 않았다.

기초생활보장대상자가 2만314명인 제주도인 경우 2005년말 현재 21억4000만원을 조성해 놓고 있다. 2004년말 13억700만원을 보유했으며, 2005년에 8억3300만원을 추가로 조성했다.

하지만 제주도가 지난해 이 기금에서 기초생활보장대상자들을 위해 사용한 돈은 2100만원에 그쳤다. 이들의 자활을 돕기 위한 전세점포나 자금대여는 없이 복지증진에만 썼다.

전국 평균 집행율 5.68%에도 훨씬 못미치는 0.98%에 불과했다. 기금을 은행에 맡겨 놓으면 여기에서 발생하는 이자 만큼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제주도의 집행율은 경북(0.02%)에 이어 전국 16개 시도 중 거꾸로 두번째로 기록됐다.

이기우 의원은 "보건복지부 장관은 각 시도에 기초생활보장기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메뉴얼을 마련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독려해야 한다'면서 "또 매년 기초생활보장기금 활용실적을 국민에게 공개하고 수급 대상자들이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홍보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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