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광역단체장 구도 혼미…제주도지사 이겨야 '진정한 승자'

6.5 재·보궐선거가 나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중앙당의 지원유세단 잇따라 제주에 내려오면서 제주도지사 선거가 전국에서 치러지는 115개 재·보궐선거의 최대의 하이라이트로 떠오르고 있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제주도지사 선거를 단순히 광역단체장 한 자리를 누가 차지하느냐가 아니라 제주도가 역대 선거에서 보여준 '정치적 중립지대'에서 패 할 경우 이는 곧 전국민의 지지도에서 패한다는 것으로 보고 있어 제주도지사 선거 승리를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뛰어들고 있다.

특히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열린우리당이 부산·경남은 물론 전남지사 선거에서마저 자신할 수 없어 제주에서만은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절박감에 휩싸여 있다.

열린우리당, 부산·경남 밀리고 전남도 맹추격 당해…제주도지사 반드시 따내야

열린우리당의 최대의 목표는 부산시장을 확보하는 것이었으나 공식선거전이 시작되면서 이 같은 바람은 '기대'로 그치고 이제는 거의 물 건너갔다는 당 안팎의 분석이다.

또 전남지사는 자신들의 텃밭으로 이 곳에서 이겨봐야 별 정치적 의미도 없는 상황에서 전남마저 분위기가 이상하게 돌아가자 제주도지사 선거에 당 운을 걸다시피 하고 있다.

설령 전남에서 승리한다 하더라도  부산·경남에서 지고, 또 4.15총선에서 자신들에게 압승을 안겨 준 제주에서 패배할 경우 이는 향후 정국운영에도 만만치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제주도지사 확보하면 재보궐선거 압승…4.15총선 패배 설욕 다짐

반면 4.15총선에서 패배했던 한나라당은 이번 재보선이 시작되면서 굳었던 얼굴에 미소가 감돌기 시작했다.

일찌감치 승리가 확실시되는 경남지사에 이어 부산시장 역시 거머쥘 것으로 보이고 있으며, 제주도지사 선거 역시 자신들에게 유리한 국면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전남지사 후보를 내지 않은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제주도지사 선거를 승리할 경우 이번 6.5 재·보궐선거를 압승해 4.15총선의 패배를 설욕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 같은 승리를 바탕으로 '거여 견제론' 집중 부각시켜 국정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판단하고 있다.

결국 전통적인 지지기반을 중심으로 부산·경남은 '한나라당', 전남은 열린우리당 또는 민주당이라고 봤을 때 결국 이번 6.5재보궐선거의 최대 승리는 제주도지사를 누가 차지하느냐에 달려 있는 셈이다.

제주도지사 판세 예측 불허…여야 중앙당 선거 직전까지 지도부 총출동

한나라당으로부터 '신 관건선거'라는 비난을 무릅쓰면서까지 중앙당 전현직 지도부를 제주도로 옮겨와 상임중앙위원회를 열 정도로 공을 들였던 열린우리당의 노력에 비해 제주의 상황은 그리 호락호락하지가 않다.

1일 전남 화성군수 후보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은 "광역단체장 선거는 전남을 제외하고 부산, 경남, 제주에서 어렵게 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반면 이날 제주를 찾은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는 "역대 대선에서 제주에서 승리한 후보가 대권을 잡았고, 총선에서도 제주에서 이긴 당이 원내 1당이 됐다"고 할 정도로 제주도지사 선거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열린우리당, 2일 유시민 이해찬 강봉균…3일 정동영 김한길 최명길 투입

제주도지사 선거의 정치적 중요성 때문에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지도부가 이미 두 차례나 제주에와 융단포격을 퍼 부었으며, 앞으로 남은 3일간 중앙당 거물급 정치인들이 열일 제주에와 지원사격에 나선다.

열린우리당은 2일 처가가 제주도인 유시민 의원과, 이해찬 강봉균 김종율 홍미영 의원을 제주에 내려보내 이날 오전부터 제주대를 비롯한 4개 대학을 방문해 대학생 표심 잡기에 심혈을 기울이는 한편, 오후에는 제주시 오일시장과 제주시청, 그리고 한람에서 거리유세를 갖고 진철훈 후보의 지지를 당부할 예정이다.

열린우리당은 또 3일에는 정동영 전 의장과 김한길 의원, 그리고 김 의원인 부인인 텔런트 최명길씨가 나서 제주도민 표심 잡기에 나선다. 

한나라당, 2일 김형오 박성범 박찬숙 …박근혜 대표 4일 세번째 제주방문

이에 맞서 한나라당도 이날 김형오 사무총장과 함께 박성범 박찬숙 의원, 그리고 박성범 의원의 부인 신은경 전 앵커를 제주에 내려보내 김태환 후보 지원 유세에 돌입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제주시 오일시장과 중앙로 현대약국 앞에서 거리유세를 갖고 거대여당을 견제할 수 있는 김태환 후보를 선택해 줄 것을 당부할 계획이다.

한나라당은 당초 2일 제주에 내려올 예정이었던 박근혜 대표의 일정을 바꿔 선거마지막 날인 4일 제주에서 막판 지원유세를 벌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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