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김태환 후보의 사퇴를 요구한데 대해 한나라당 김태환 후보 선대본부가 2일 논평을 내고 "진철훈 후보가 패배를 시인하는 것"이라며 맞받아 치고 나서 막바지 정치공방으로 치닫고 있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제주도지사 승리를 위해 당 운을 걸고 '올인'하고 있으며, 이어 제주도당과 각 후보진영에서도 상대 후보에 대한 전혀 정제되지 않은 인신공격과 흠집내기로 정면 충돌하고 있어 심각한 후유증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양 진영은 열린우리당 선대본부가 발표한 '김태환 사퇴론'에 대해 '여기서 밀리면 끝장'이라는 식으로 사생결단의 싸움으로 진흙탕 속으로 빠져들면서 유권자들의 정치 냉소주의를 스스로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마저 제기되고 있다. 

김태환 후보 "진철훈 후보는 솔직히 패배를 시인하고 정책선거에 나서라"

김태환 후보는 강원철 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진철훈 후보는 패색이 짙어지자 정책선거를 중지하고 상대후보 검증이라는 명분아래 김태환 후보 비방에 치중해 왔다"며 진철훈 후보를 질타했다.

강원철 대변인은 "진 후보는 제주지역 국회의원 3명을 동원해 병역문제, 현대텔콘, 축의금, 탑동문제를 다시 거론했다"고 밝힌 후 "이 문제들은 그 동안 언론보도를 통해 충분히 검증된 사안이자, TV토론회를 통해서도 수 차례 거론된 내용들이라며 열린우리당이 제기한 문제점을 일축했다.

강 대변인은 "이러한 흑색선전, 아니면 말고식 비방위주의 구태의연한 정치스타일에 도민들은 식상해 하고 있다"면서 "열린우리당은 구체적이고 명확한 증거를 제시해야 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강력한 법적조치를 강구할 것"이라며 열린우리당측을 공격했다.

강원철 대변인은 "진 후보는 연예인을 동원한 쇼이벤트, 중앙당을 이용한 신 관권선거, 선심공약, 아니면 말고식 의혹제기 등 온갖 방법을 다 써도 패색이 짙어지자 이제는 상대후보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열린우리당의 사퇴요구를 진 후보의 도덕성과 연계해 비난했다.

강 대변인은 이어 "진 후보는 입만 열면 개혁성과 도덕성을 얘기해 왔다"고 전제한 후 "이런 식의 문제제기가 개혁적인 후보에 맞는 행동인지, 도덕적인 후보에 맞는 행동인지 생각해보기 바란다"며 "도지사는 도민이 결정하는 것이지 여당이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강 대변인은 또 "선거 판세가 불리해지자 '사퇴'운운 하며 해묵은 사안들을 꺼내 드는 진철훈 후보측의 발악이 씁쓸할 뿐"이라며 "진철훈 후보는 솔직하게 패배를 시인하고, 지금부터라도 정책선거에 나서야 하며, 말 없는 대다수의 도민을 무서워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열린우리당 "김태환 후보 제주도 발전위해 정치도의적으로 후보 사퇴해야"

이에 앞서 열린우리당 강창일 김우남 김재윤 국회의원은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태환 후보에게 제주도의 발전을 위해 후보직을 사퇴할 것을 간절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강창일 의원은 "김태환 후보에게 병역문제 의혹이 제기되고 있으나 명쾌한 답변을 못하고 있으며, 전·현직 도지사와 교육감 후보가 선거법 위반으로 (낙마하고 구속된 상황에서) 김 후보 역시 현대텔콘 문제로 기소돼 도민들이 당선돼도 재선거를 치르는 게 아닌지 불안해 하고 있다"며 사퇴요구 이유를 밝혔다.

강창일 의원은 또 "김 후보가 (아들의) 결혼 축의금을 차명계좌에 1억원 가량 은폐시킨 의혹이 있는데 이게 사실 이라면 금융실명제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이와 함께 "탑동 장학금 20억원도 환수 못한 상태로 우리가 당선되면 환수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힌 후 "김 후보에게 구태·부패·비리 의혹이 있는 것으로 도민들은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도민들이 불안에 휩싸이지 않도록 정치적·도의적으로 사퇴할 것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