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에는 사시사철 늘 푸른 소나무가 있다.

이 소나무는 우리 민족과 함께 척박한 풍토에 뿌리를 내리고 우리와 함께 숨쉬고 살아왔다.

이렇듯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소나무이기에 실증나기도 하련만 언제나 정겹게 느껴지는 것은 초라하지 않고 장중하며, 화사하지는 않으나 엄숙하고, 속되지 않고 고결하게 우리 곁에서 민족의 정신적·문화적·역사적 가치를 뿌리 내려왔기 때문일 것이다.

이 뿐 아니라 소나무는 오랫동안 우리 생활경제에서 차지하는 경제적·물질적 가치는 물론, 우리민족이 품성과 기상을 나타내는 상징으로 표현되어 왔기 때문에 식상하지 않은 것이라 생각된다.

이처럼 소중한 소나무가 지금 '소나무재선충병 피해'로 수난을 당해 우리 곁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소나무재선충병은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1988년 부산 금정산에서 처음 발생한 후 전국 산림에 피해를 주고 있으며 북쪽으로는 경북 포항·안동을 지나 강원도 강릉에 이르기까지, 남쪽으로는 남해·제주 지역까지 발생해 지금까지 전국의 53개 시·군·구에 확산되어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도의 소나무재선충병 발생은 지난 2004년 9월 30일 오라골프장 인근 해송임지에서 15그루가 발생된 이후 제주시 이도2동·오라·아라·연동·노형·외도동 등 6개동에서 34ha·87그루가 발생, 점차 확산 추세에 있다.

이에 따라 도에서는 2008년까지 완전 방제를 목표로 지금까지 피해(고사)목 6374그루를 벌채해 소각 및 훈증 처리하고 발생지역을 중심으로 매년 5회에 걸쳐 연 4963ha의 항공방제와 소나무숲 76ha에 나무주사를 주입하고 있다.

또 소나무재선충병 발생지역내에서는 소나무의 벌채·굴취·이동을 금지하고 있으며 조경용 등으로 나무를 옮길 때에는 반드시 재선충병 감염여부를 확인받은 후 운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외에도 주요도로변 5군데에 소나무류이동 단속초소를 설치, 단속을 강화하고 있고 소나무재선충병 방제단을 별도 구성해 연중 방제작업을 실시하는 등 예방과 방제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소나무숲은 넓은 면적에 분포되어 있어 행정기관에서의 방제작업 만으로는 완전 방제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보다 효과적인 방제를 위해서는 도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더욱 요구된다.

소나무재선충병은 한번 걸리면 치유 불가능하고 소나무가 100% 죽는 병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고사율 뿐 아니라 전염성도 강해 소나무숲이 아예 사라질 수도 있는 무서운 병이 소나무재선충병이다.

이처럼 무서운 소나무재선충병으로 부터 소나무를 지키기 위해서는 먼저 주변 소나무에 애정을 가지고 살피는 것이 필요하다.

일상생활 주변에서 죽어가는 소나무가 발견되면 도나 행정시 산림부서로 즉시 신고해야 하며 어떤 이유로든 소나무를 고의로 고사시키는 일을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유는 소나무재선충병을 옮기는 솔수염하늘소의 서식처이자 재선충이 주된 증식처가 바로 죽은나무이기 때문이다.

   
 
 
제주도의 전체 숲 6만6000ha 가운데 소나무숲이 차지하는 비중은 26%에 해당하는 1만7000여ha에 이르고 있으며 해안 저지대에서부터 도시지역, 중산간, 한라산까지 골고루 분포돼 아름다운 경관과 쾌적한 자연환경을 이루고 있다.

만약 소나무재선충병을 조기에 차단하지 못하면 우리의 소중한 자원 손실은 물론 자연재해의 위험에 노출될 우려까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 합심해 소나무재선충병을 근절시켜 나갈 때 소나무숲의 푸르름은 더욱 짙어 질 것이고 청정지역으로서의 손색없는 자연자원을 우리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 제주특별자치도 환경녹지과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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