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경기 42개월 연속 하강국면…타지방 경제 예속·내수부진 겹쳐

제주지역경제가 ‘42개월’ 연속 하강국면을 보이면 사상 최대의 경기 불황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같은 원인은 제주지역 내수부진도 한 몫을 하지만 육지부의 의존도가 높은 산업구조 특성상 서울 등 대도시에서 ‘기침’만 해도 제주경제는 ‘감기’에 걸리는 종속적 경제구조 탓이라는 점에서 그 문제점이 더욱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제주도와 제주발전연구원이 17일 발표한 ‘2004년 4월 제주지역 경기동행 종합지수’에 따르면 제주지역 경기는 지난 2002년 10월을 정점으로 계속 하강국면을 보여 2004년 4월 현재까지 무려 42개월 동안 경기가 바닥을 향해 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동행지수는 현실의 경기를 가장 잘 반영하는 것들을 모아서 만든 지수이다.  경기동행지수는 산업생산지수나 제조업 가동률지수 등을 통해서 측정되며 생산자출하지수, 도소매 판매액지수, 비내구 소비재출하지수, 수입액, 시멘트소비량,비농가 취업자수 등이 있다.

제주경제, 2000년 10월 정점 찍은 후 지금까지 42개월 내리 하강곡선

지2002년 10월부터 2003년1월까지 일시적으로 경기 회복을 보이긴 했으나 이는 16대 대통령선거로 인해 일시적으로 경기가 회복됐을 뿐이며, 계속되는 경기불황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제주지역 경기는 42개월째 위축되고 있으며,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올 4월중 동행종합지수는 전월대비 0.2% 하락한 109.6을 기록했으며, 전년 동월에 비해서는 2.3%가 하락했다. 또 경기국면을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동행종합지수에서 경제성장에 따른 증가추세를 제외하고 경기의 상승과 하강 움직임만을 추출해 산출한 것)도 4월현재 97.5p로 전월보다 0.4p, 전년동기보다는 4.4p 하락해 당분간 경기 회복기미가 없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동행종합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각종 지수 중 비농가취업자수는 올 1월 -0.36%(전월대비)에서 2월(- 0.08%) 3월(-0.29%) 4월(0.12%)로 점차 나아지고 있고, 관광객수도 올1월(0.55%)에 비해 점차 개선되고 있으나(4월, 1.01%) 제주지역 내수를 가늠할 수 있는 중소기업 산업생산지수(1월 6.02% → 4월 -5.24%)와 소비재 산업생산지수(1월 5.24% → 4월 -1.01%), 그리고 주택용 전력사용량(1월 2.83% → 4월 -0.38%)도 감소추세를 보여 내수부진이 제주지역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 평균보다 하강기간 길고 상승기간은 짧아…도민체감 고통 더욱 심각

전국적인 경기와 비교해서도 제주경제는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의 경기동행종합지수는 4월 현재 124.6%로 전원보다 0.69% 상승했고, 현재의 경기국면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1p 하락한 100.3p로 이는 2003년 8월 이후 계속 해서 상승추세에 있던 순환변동치가 8개월만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전국적인 경기 역시 쉽게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전국인 경우 경기의 확장국면(상승기간)은 24개월로 평균보다 9개월이 짧아진 반면, 수축국면(하강기간)은 36개월 평균보다 17개월인 긴 것으로 한국경제가 1970년대 이후 최대의 경기 불황을 겪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문제는 제주는 전국과 비교해서 확장국면은 더욱 짧고, 수축국면은 더욱 길어 한국경제 평균치보다 제주경제의 불황이 더욱 심각함을 말해주고 있다.

1차산업 경쟁력 약화·관광산업 성장둔화 주원인…부채증가 내수부진 부채질

제주경제의 수축국면은 42개월로 전국 36개월보다 6개월 이상 긴 반면, 확장국면은 전국보다 13개월이 짧아 제주도민들의 피부적으로 느끼는 고통이 더욱 가중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으며, 타 지역 경기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제주경제 특성성 수축국면은 더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비관적인 분석을 내 놓았다.

제주발전연구원인 제주지역경제가 사상 유례없는 긴 수축국면을 보이는 것은 생산과 소비모다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생산인 경우 수입농산물로 1차산업의 경쟁력이 갈수록 약화되고, 관광객 수입 증가역시 관광객수 증가에 미치지 못하는 등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평가했다. 또 계속되는 불황으로 소비심리가 상당히 위축돼 내수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풀이했다.

발전연구원은 내부부진의 요인으로 부채증가를 꼽았다.

제주경제가 확장국면을 보이던 1999년1월부터 정점인 2000년 10월까지 예대율(예금 잔액에 대한 대출잔액 비율)은 29.1%인데 반해 수축국면인  2000년 10월부터 현재 까지 예대률을 38.9%로 약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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