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국익과 국민의 생명, 어느 것을 선택해야 합니까?

늦은 밤 눈을 감아도 당신을 생각하니 잠이 오지 않습니다.

나는 당신에 대해 아무것도 모릅니다. 평소 알고 지내던 사이도 아니요 서로 남남이었을뿐입니다.

당신의 죽음이 이토록 생각나게 하는 것은 아마도 똑같이 대한민국에서 태어나서 같은 땅에서 호흡한 인연외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사람의 생명이 그토록 중요하건만 저멀리 이국땅에서 오랜 시간동안 죽음에 대한 공포와 외로움으로 천당과 지옥을 수없이 넘나들었을 그 때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 내 자신이 너무나 부끄럽습니다.

고작해야 내가 한 일은 TV을 시청하면서 설마 납치범들이 죽이지는 않겠지라는 희망뿐이었습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당신이 살고 싶다고 외쳤던 절규하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당신을 살려내지 못한 것은 우리 대한민국 전체의 책임이며 우리 모두가 죄인입니다.

너무나 원통하여 구천을 맴돌고 있을 당신의 영혼을 생각하니 평소 교만했던 나의 영혼이 너무나 부끄럽습니다. 가슴이 찢어질 피 맺힌 恨 때문에 당신은 절대 눈을 감지 못했을 겁니다.

그러나 어찌합니까?

어느 누구보다도 고통을 받고 있는 당신의 부모님과 형제들을 위해서도 이 세상으로 왔던 길로 편안하게 돌아가심이 남아있는 이 들에게 조금이라도 가슴에 맺힌 恨을 풀게 할 것입니다.

도대체 대한민국은 누구을 위해 존재하는 국가입니까?
이라크 난민을 위한 국가입니까? 아니면 미국을 위해서 존재하는 나라입니까?

아무리 국가를 위한 대의명분이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 국민의 생명만큼 중요한 것이 어디있습니까?

故 김선일씨의 죽음은 곧 대한민국의 죽음입니다.

요즘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 어느 것이 진리이며 어떤 것이 맞는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이라크 파병 도대체 무엇 때문에 하는 것입니까?

거창한 명분으로 국민을 설득하려고 하지 말고 솔직하게 얘기해주세요. 초등학교 학생의 수준이면 다 알 수 있도록 알아 듣게끔 말해주세요

국민들이 너무나 멍청하여 어려운 말은 잘 모릅니다. 이라크 파병이 국익을 위해서 한다는데 도대체 그 놈의 국익은 어떤 국익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국민의 생명보다 더 낫지는 않을 겁니다.

나는 지금 이 순간 "대한민국 정부는 자국민을 보호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라는 말 외에는 아무런 생각도 나질 않습니다.

故 김선일씨 영혼이시여!

이 세상에 다시 태어날 때는 부디 원망스런 땅에서 태어나지 마시고 당신이 원하는 땅에서 환생하시길 간절히 빕니다.

삼가 故人의 명복을 머리숙여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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