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작가회의, 아시아 워크숍 개최…자카리아 이라크 문인협회장 내도

김선일씨의 죽음으로 이라크 파병을 반대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들불처럼 일고 있는 가운데 이라크 현지의 처참한 모습을 생생히 전달해 줄 하미드 무사(Hameed. J. Musa·시인) 이라크 문인협회장이 3일 제주를 방문한다.

민족문학작가회의(회장 염무웅)가 창립30주년을 맞아 전국 순회행사로 마련한 '제1회 아시아 청년작가 워크숍'에는 제국주의의 침략을 받아 고통받는 민중들과 함께 해 온 이라크와 팔레스타인, 그리고 미얀마의 문인들이 참여해 '총과 칼'이 아닌 문학을 통한 아시아의 연대를 모색한다.

'고통의 기억을 넘어 평화로운 미래로'란 주제로 열리는 아시아청년작가 워크숍은 오는 30일 광주를 시작으로, 7월1일 부산, 그리고 3일에는 제주작가회의(회장 김광렬) 주관으로 제주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에는 특히 현재 전쟁의 고통 속에 시달리고 있는 이라크와 팔레스타인의 작가들이 각기 점령지 바그다드와 라말라를 떠나 사상 처음으로 방한하는 한편, 군사독재 체제에서 시달리고 있는 미얀마의 망명 작가도 참가할 예정으로 이들의 입을 통해 점령하 이라크, 팔레스타인, 미얀마의 문학에 대해 생생한 증언을 들을 수 있게 된다.

청년워크숍에 참여하게 되는 해외문인은 팔레스타인의 시인인 자카리아 모하메드(본명 다우드 마흐무드)와 이라크의 시인이자 문인협회장을 맡고 있는 하미드 무사, 미얀마의 소설가이자 언론인인 띤 마웅 탄씨이다.

팔레스타인 시인 자카리아 모하메드(54·Zakaria Mohammed)은 현재 이스라엘 점령지인 라말라에 거주하고 있으며 1986년부터 시리아, 키프로스, 요르단과 팔레스타인 등지에서 신문, 잡지의 편집자로 일해 왔으며, 그의 시는 현대 아랍시의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 간주되기도 한다.

이스라엘이 탱크를 앞세워 라말라를 점령할 당시 팔레스타인들의 자살폭탄 운동에 대해 팔레스타인 언론에 강력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는 이유로 이슬람 율법회의에 회부됐으며, 국제 펜클럽은 그의 용기를 높이 샀다. 현재 아랍작가연맹과 팔레스타인 작가연맹 회원이다.

이라크 문인협회장인 하미드 무사(Hameed. J. Musa) 시인은 사담 후세인 치하 하에서 8년간 투옥생활을 했다.

미얀마의 소설가 띤 마웅 탄(50·Tin Maung Than)은 미야마의 영향력 있는 월간지 띤바와 편집장으로 일했으며, 미얀마 군사정부가 월간지 띤바와에 대하여 전체 잡지 분량의 3분의 1을 삭제할 만큼 지나친 검열을 하는 것 때문에 줄곧 마찰을 빚어 왔다.

2000년 국가계획경제개발장관인 쩌툰이 미얀마정부의 그릇된 경제정책을 비판하자 정부는 쩌툰 장관을 경질했고 그의 연설문이 유출되는 것을 막았으나 띤 마웅 탄은 그 연설문을 입수해 해외에 배포한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같은 해 10월 정부는 야당인 NLD(사무총장 아웅산 수지)의 사무실을 급습하여 모든 자료를 훑어 갔으며, 그때 그가 작성한 미얀마의 민주화를 주장한 문건 중 다수가 정부의 손에 넘어가 구속이 임박해 지자 11월 말, 태국으로 탈출했다.

그 후 그는 미국으로 망명하였으며 2003년 미얀마에서 출판할 수 없었던 미얀마의 교육정책을 비판한 칼럼집 '더케나잉자노(나라의 참주인)'를 한국에서 출판했다.

민족작가회의는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 문제가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파병 반대를 일관되게 주장해 온 작가회의는 굴욕적이고 음습한 무기의 연대가 아니라 문학을 통한 평화의 연대가 아시아의 비극을 해결하는 데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믿고 있으며, 이번 행사는 이러한 믿음을 아시아 각국의 문학인들과 더불어 나누고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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