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고교야구 결산 9] 제주지역 및 총평

57. 제주 관광산업고

황금사자기와 대붕기에서 8강에 합류한 제주관산고는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던 괜찮은 전력의 팀이었다. 팀 구성원이 그리 많지는 않으나 투타에 걸쳐 고른 전력을 갖추고 있어 올해 돌풍의 주역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제60회 황금사자기 16강전에서 제주관광산업고 선수들이 모여 있다. ⓒ 이호영
마운드에서는 대구고에서 전학 온 김성현(2·우투)이 140km/h 중반의 빠른 패스트볼을 구사하면서 가능성을 선보였다. 타석에서도 타격재능은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김성현은 벌써부터 올해 2차 지명에서 돌풍의 핵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해고에서 전학 온 김수완(2·우투)도 가능성이 많은 선수다. 그 밖의 투수중에는 고민수(3·우투)도 잦은 출장을 했다.

주장이자 중견수인 김헌곤(3·우타)은 재치가 있고, 주력이 매우 뛰어나 경기를 유리하게 이끄는데 한몫 하는 선수다. 우익수 문진호(3·우타)는 장타력 면에서 두각을 나타냈으며, 2학년인 포수 김태정(2·우타)은 주전으로 뛰면서 경험을 쌓아왔다.

 
  제주지역 고교야구 팀 총평  
  점점 강화되고 있는 전력, 올해 결실 맺을지도
 
 
지난해의 제주관산고는 예상보다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괜찮은 전력에도 불구 타선이 상당한 기복을 탔기 때문이다.

올해는 프로 2차 지명을 앞두고 김성현, 김수완 두 투수가 대약진을 펼쳐주면서 조직력을 다진다면 그간의 전력 상승은 결실을 맺을 가능성이 상당하다. 야구 불모지의 역경을 딛고 일어난 이들의 돌풍이 정말 기대된다.

 
 

총평 #1. 2006년 고교야구 최고의 팀

ⓒ 이호영
 
 

최고의 전력팀과 최고의 투수력팀에는 장충고를 선정해 보았다. 장충고는 이용찬, 이승우, 전진호로 이어지는 막강한 계투진을 가지고 있었고, 각기 스타일이 다른 점을 좋은 성적의 밑거름으로 활용했다. 뛰어난 타력은 이두환이 중심에 있었으며, 수비에서 짜임새가 두드러지는 등 최고의 팀으로 뽑기에 손색은 없을 것이다.

최고의 타격팀은 덕수정보고를 선정해 보았다. 슬러거 타입의 타자는 없지만, 선수 각자가 일발장타를 보유하고 있으며 상하위 타선이 매우 고르게 터져 왔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총평 #2. 2006년 고교야구 최고의 선수

ⓒ 이호영
 

최고의 우완투수로는 정영일을 뽑았다. 정영일은 강력한 패스트볼을 가진 파워피처다. 제구력으로 승부하지 않아도 상대팀의 타자들을 제압할 수 있는 구위를 지녔으며 청룡기 준우승과 무등기 우승을 이끄는데 큰 공헌을 했다.

아쉬운 후보에는 이용찬을 들 수 있다. 역시 파워피처인 이용찬은 빠른 공을 구사하는 동시에 제구력과 컨트롤에 강점이 있다. 장충고의 에이스였다.

▲ 2006년을 빛낸 고교투수들.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정영일, 이용찬, 양현종, 김광현 ⓒ 이호영

주관성이 많이 가미된 최고의 감동팀은 5개 고교를 선정해 보았다. 우선 작은거인 김선빈이 버티고 있는 화순고가 예상을 뒤엎고 대통령배 4강의 주역으로 떠오른 사실을 잊을 수 없었다.

무등기에서는 추승민과 홍효의를 앞세워 광주일고를 격파하고 준우승까지 차지한 구미전자공고의 선전도 눈부셨으며, 약체팀으로서 4강에 합류한 부산공고의 최선을 다하는 모습도 아름다웠다. 특별 초청팀인 충주성심학교 선수들의 파이팅은 장애를 극복하고 자신감을 찾는다는 측면에선 고교야구의 백미가 아니었나 싶다.

타격실력은 수준급이지만 에이스 정태승에 대한 의존도 지나치게 높았던 유신고가 황금사자기 결승까지 진출했던 것도 엄청난 저력이 낳은 결과다.

최고의 좌완투수로는 김광현을 뽑았다. 동료들의 분발이 있었다면 안산공고도 충분히 우승권에 도달해 볼 수 있었을 텐데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장신에 유연성이 겸비되어 있고, 영리한 투수라는 사실은 김광현의 매력을 더욱 높이는 부분이다.

아쉬운 후보로는 3연속 준우승에 머문 팀에 가려 스포트라이트를 전혀 받지 못한 양현종을 거론해 볼 수 있다. 컨트롤과 완급조절에 기반한 투구는 깊은 인상을 남겼다.

최고의 거포로는 장충고의 이두환을 뽑았다. 이두환은 사실상 지난해 고교무대에서 가장 투수들이 무서워하는 타자였다. 장충고의 우승 때마다 필요한 순간 한방을 때려냈을 뿐만 아니라 무려 3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아쉬운 후보는 광주일고의 김강이 있다. 압도적인 신체조건에 걸맞은 파워를 갖춘 김강은 1차 지명 후보로도 손꼽히던 타자인데 지난해는 다소 부진하면서 2차 지명에서도 상당부분 밀린 감이 있다.

▲ 2006년을 빛낸 고교타자들.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이두환, 김강, 임익준, 전동수 ⓒ 이호영
최고의 교타자로는 덕수정보고의 전동수를 뽑았다. 이영민 타격상이 말해주듯 기복없이 거침없는 타격은 단연 발군이었다. 아쉬운 후보로는 임익준을 선정했다. 임익준은 그간 수비에 강점이 있으나 타격에 약점을 보여왔는데 작년엔 타격에서도 상당한 기량을 선보이며 입지를 갖췄다.

두 선수 모두 정교한 타자이며, 전형적인 슬러거 타입의 타자는 아니지만 한방을 갖추고 있기도 하다.

총평 #3. 2006년 전국대회 8강 진출팀

 
ⓒ 이호영
 

우승은 서울의 장충고와 덕수정보고가 2개 대회를 각각 석권하면서 위용을 자랑했고, 충암고도 마지막인 미추홀기를 제작년에 이은 2연패로 장식했다. 부산과 대구의 경남고와 대구고가 한 개의 대회에 우승을 차지했으며, 광주의 진흥고와 광주일고, 전북의 전주고가 각각 우승의 달콤함을 맛봤다.

준우승은 광주 동성고가 무려 3회에 걸쳐 차지하며 아쉬움을 남겼고, 진흥고와 장충고도 1회씩 있었다. 그밖에 경북의 구미전자공고, 경기도의 수원 유신고, 충청지역의 천안 북일고도 각각 준우승의 경험을 했다.

4강과 8강에서는 더욱 많은 팀들이 포진되어 있다. 위에서 자세히 언급되지 않은 29개 팀이 8강에 합류하여 3학년들의 대학교 진학 문제를 일부 해결했다.

총평 #4. 연재물을 마치면서

필자는 가급적 두각을 나타낸 선수들을 많이 소개하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누가 쓰던지 선수들 전부를 거론하긴 현실적으로 어렵다. 선수들의 기량과 팀의 모습에 대해 개인이 평가 글을 쓴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시도일 수도 있다. 자칫 객관성이 결여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문에 담긴 내용을 전부 맹신해서는 곤란하다.

살아가면서 모두가 1등이 되고 모두가 주인공이 될 수는 없다. 고교야구도 마찬가지다. 80여명에 육박하는 프로 지명자가 있다면 쓴잔을 마시는 선수는 더 많다. 이 연재물로 인해 프로에 지명된 소수의 선수들만이 고교야구의 주인공은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릴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흡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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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오마이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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