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4.3당시 동굴생활모습부터 촬영...내년 4.3 주간때 시사회

한국 현대사의 최대 비극인 제주4.3을 영화화 한 '끝나지 않은 세월'이 오는 17일 크랭크인에 들어간다.

설문대영상(대표 김경률)이 제주 민요패 '소리왓'의 김형섭 대표가 쓴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지난 3월부터 준비에 들어간 '끝나지 않은 세월'은 그동안 제주도민을 상대로 공개오디션을 통해 주인공을 비롯한 배우들을 캐스팅 한데 이어 촬영장소 선정이 대부분 마무리됨에 따라 17일 첫 크랭크 인에 들어간다.

출연진 상당수가 직장인과 학생 등 생업에 종사하는 탓에 영화촬영은 대부분 토요일과 일요일을 이용해 진행된다.

영화의 큰 흐름은 4.3의 아픔을 경험한 할아버지가 과거를 회상하는 방식으로 4.3 정신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평화와 인권’을 집중 부각시키며 이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계승의 당위성을 전달하는 데 맞춰진다.

영화의 주인공으로는 4.3을 직접 체험했고 지금도 4.3유족회 전현직 임원을 맡아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박창욱(62·종철 분), 양영호(62·형민 분), 김두연(59·영수 분)씨가 캐스팅 됐다. 이들의 역할은 4.3당시 60대 초반의 촌로역으로 이들의 기억을 통해 4.3의 아픔을 떠올리게 된다.

17일 크랭크인은 조천읍 와흘리와 신천리 일대에서 진행된다.

이날 촬영하게 될 장면은 4.3당시 토벌대를 피해 동굴 속에서 생활하는 모습, 그리고 학교 수업을 마치고 교실에서 나오는 아이들의 모습을 담게 된다.

다음날인 18일에는 농기구를 정리하는 황가 가족들의 모습이 제주민속촌에서 카메라에 담기게 된다.

김경률 감독은 "반세기 동안 가려졌던 제주4.3사건은 지난해 진상조사보고서 확정과 노무현 대통령의 공식사과를 통해 ‘국가공권력에 의한 인권탄압’으로 성격이 규정됐지만 규모가 워낙 방대해 자칫 진정성이 묻힐 우려가 있다”며 “역사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기 위해 ‘끝나지 않은 세월’을 기획했다”고 '끝나지 않은 세월' 제작의 변을 밝혔다.

'끝나지 않은 세월'은 당초 오는 11월 시사회를 마련할 예정이었으나 촬영일정이 다소 늦춰지면서 내년 4.3 추모제 주간에 맞춰 시사회를 가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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