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측, "수사기록 제출안됐다" 변론기일 요청…8월9일 2차 공판

현대텔콘 준공허가와 관련해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된 김태환 지사에 대한 첫 재판이 판사의 인정신문과 검찰의 기소요지 모두 진술만 한 채 5분만에 끝났다.

7일 오후 3시5분 제주지법 형사합의부(재판장 김인겸 수석부장판사) 주재로 4호법정 에서 열린 김태환 지사에 대한 첫 공판에서 변호인 측은 "검찰의 수사기록서가 아직 제출되지 않아 변론방향을 잡는데 문제가 있다"며 "검찰의 주신문 답변을 변호인과 상의해야 하는 만큼 심리기일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고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였다.

정진기 검사는 기소요지 모두진술에서 "김태환 지사가 제주시장 재직시절인 2000년 4월29일 김성현 제주시 상하수도사업소장에게 원인자 부담금 납부여부에 상관없이 현대텔콘 사용승인을 해 줄 것을 지시해 같은 해 5월6일 김성현 소장이 공문을 작성해 주택과에 발송, 의무에 없는 일을 하게 한 혐의"라고 공소사실을 밝혔다.

재판부는 8월9일 오후 3시 2차 공판을 하겠다고 밝혔다.

2차 공판에서 증인채택 등 본격적인 법리공방 벌어질 듯

김인겸 수석부장판사는 이날 심리기일 연기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다음 재판에서는 양쪽의 신문과 피고인의 진술을 듣도록 하겠다"면서 "증인신청과 증거물을 잘 준비해 달라"고 말해 2차 공판으로 검찰과 변호인측의 심리를 마무리 지은 후 3차 공판에서 선고를 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다음달 8일 열리는 2차 공판에서는 김태환 지사에 대한 검찰의 본격적인 신문과 함께 변호인의 반대신문 등 직권남용 혐의 여부를 놓고 치열한 법정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검찰이 이날 수사기록서를 제출함에 따라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은 또 다른 증거가 있는지 여부, 그리고 다음 2차 공판에서 이번 사건의 키를 쥐고 있는 김성현 현 서귀포시 부시장이 증인으로 출석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태환 지사 "법정에 오게 돼 도민들에게 죄송스럽다"

   
한편 김태환 지사는 재판이 시작되기 15분 전인 2시45분에 제주도지사 관용차를 타고 제주지법에 도착, 대기하고 있던 사진기자들의 요청에 의해 간단히 사진촬영에 응한 후 곧바로 법정으로 들어갔다.

김태환 지사는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법정에 오게 된 것에 대해 도민들에게 죄송스럽다"면서 "법정에서 모든 것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또 "앞으로 더욱 더 도정을 잘 돌 봐 나가겠다"며 짤막하게 자신의 느낌을 밝혔다.

이날 재판장에는 6.15재선거 당시 김 지사를 도왔던 측근 인사들과 한나라당 당직자, 그리고 이번 재판과 관련된 제주시 일부 공무원의 모습도 눈에 띠었다.

재판부는 또 이날 재판이 도민사회의 관심이 높다는 점을 인정, 언론사들의 요청에 의해 재판이 시작되기 전 법정 촬영을 이례적으로 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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