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귀포항 일대서, 뱃놀이·시낭송·오곡 나누기 등 봄맞이

   
 
 

봉긋 솟은 목련꽃 봉오리가 봄을 말하고, 향기 짙은 금잔옥대 수선화가 봄을 말한다. 한반도 저 남쪽 끝 제주 한라산 남녘, 서귀포에선 시인들이 설렌 표정으로 봄나들이 나와 시(詩)로 봄을 열었다.

한국문인협회 서귀포지부(회장 오승철)가 24일 오전 서귀포항 일대에서 문인과 시민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8회 詩로 봄을 여는 서귀포' 행사를 개최했다.

윤봉택 시인이 봄의 첫 문을 시로 열었다. 윤 시인은 ‘태왁지라 물에 들게 / 허벅지라 봄 맞이 가게 / 돛 세워라 봄바람 부럼져’라는 노랫말로 들어오는 봄을 맞았다.

이어 김정희 시사랑회 회장과 이승은 시인의 영춘시(迎春詩) 낭송도 봄바람에 절로 실려 참석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

   
 
 
시인들은 시낭송 직후 다섯척의 배에 나눠탄 후 본격적으로 봄을 맞으러 바다로 나갔다. 서귀포 문섬 앞바다에 수줍게 머물러 서있는 봄을 향해 마중을 나갔다. ‘새 봄맞이’ 행사다.

한 시간 가량 선상에서 성악가 현행복씨의 허벅장단에 맞춰 시인들과 시민들은 누구랄 것 없이 덩실덩실 춤을 추고 구성진 노랫가락을 읊었다. 봄도 흥겨웠는지 시인들을 따라서 서귀포항에 슬그머니 발을 디뎠다.

시인들은 봄을 상징하는 한아름의 수선화와 오곡을 안고 돌아와 마중나온 시민들에게 나눠 주었다. 이날 오승철 회장은 "시로 봄을 여는 서귀포는 해마다 한반도의 봄을 여는 축제"라면서 "문인들과 시민.관광객이 함께 어우러져 시심(詩心)을 나누는 봄맞이 한마당"이라고 인사했다.

이어 시인들은 서귀포항이 한눈에 들어오는 인근 모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못다한 시낭송회로 행사를 마무리했다.

▲ 배를타고 봄맞이 나갔던 오승철 회장과 조옥순 시인등이 수선화와 오곡을 한아름 안고 돌아와 김형수 서귀포시장과 한기팔 시인 등에게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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