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직 기능7급 장모팀장, 부하 일용직 정모씨 밤새 감금 위협·폭행해
폭행동기 ‘지나치게 사적 이유’…“뉴제주 의식개혁 공무원 먼저”

▲ 정신적 충격을 받아 누워있는 피해자 정모씨.
아직도 공과 사를 구분 못하는 넋나간 공무원이 있나?

같은 부서에 일하면서 사적인 일로 불편해진 팀장 공무원이 일용직 여직원을 밤새 감금하고 폭행하는 일이 벌어져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2일 새벽 1시부터 약 4시간 동안 제주시청환경시설관리사무소 소속 공무원 장모(55. 기능직 7급)팀장이 부하직원인 일용직 여직원 정모(51)씨를 장씨의 어머니 집에 밤새 가둬 목을 조르는 등 폭행을 가한 사건이 발생했다.

제주시 기능직 7급 공무원이 일용직 부하 여직원과 감정나빠져 "자르겠다" 협박...말 안듣는다며 밤새 방에 가둬놓고 폭행하다 피해자 새벽 5시 넘어 '탈출'해 경찰에 구조요청해

피해자 정 씨에 따르면 지난 1일 밤 10시께 같은 부서 책임자인 장 팀장이 “불편한 관계를 풀자”며 “사과하겠다. 만나자”고 하는 거듭되는 전화에 장팀장을 만났다면서, 그러나 얘기중에 다시 언성이 높아지고 서로 자기 주장만 되풀이 하는 등 화해가 이뤄질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했다.

언쟁 중에 장팀장이 “그렇게 말 안들으면 다른데로 보내겠다”고 해 “그럼 보내라”고 했더니 “그것도 안되겠다. 잘라 버리겠다”고 협박했다고 정씨는 주장했다.

▲ 피해자 정씨는 사건이 발생한지 36시간이 지났지만 목을 조르며 폭행 당한 흔적이 남아 있다.

정씨는 또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나를 자르냐?고 항의했다"며 "시간도 늦고 해서 그만 귀가하려는데 그때부터 장팀장이 팔목을 억세게 붙잡으며 인근 그의 모친 집으로 끌고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때 정씨가 “사람살려”라고 비명을 지르며 끌려갔고 이때가 2일 새벽 1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이에 장팀장이 정씨를 벽에 몰아세운 채 목을 조르며 “죽이겠다”고 위협했고, 장팀장 모친 집 현관에서 다시 죽일듯이 목을 졸랐다고 했다. 이 사이에 장팀장의 모친도 나와서 말리려 했으나 장팀장이 “어머니는 들어가 있으라”고 소리지르자 그 할머니는 들어가 버렸다고 정씨는 말했다.

다시 방으로 끌려간 정씨는 방안에 감금당한 채 폭행을 당했고, 이때 정씨가 휴대폰으로 아들에게 전화해 “엄마 좀 살려달라”고 두 번 말하는 사이 장팀장이 휴대폰을 내던져 배터리가 분리되면서 통화가 끊겨 버려 집에서도 난리가 벌어졌다고 했다.

정씨는 장팀장이 다시 자신을 이불을 뒤집어 씌우고 폭행을 가했다고 말하고 새벽 5시가 좀 넘어서 감시가 느슨한 사이 신발도 한쪽은 신고 한쪽은 손에 든 채 허겁지겁 그 집을 뛰쳐나와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 정씨는 "우격다짐으로 내동댕이 치는 바람에 한쪽 다리도 불편한 상태"라고 말했다.
당시 112 상황실 관계자는 “새벽 5시33분에 112로 신고전화가 걸려와 폭행당했으니 옛날 서문파출소 쪽으로 빨리 와달라고 해 연동지구대로 지령을 보내 출동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 출동했던 연동지구대 관계자는 “현장에는 정씨만 있고 가해자인 장씨는 없었다”면서 “정씨가 안내한 집(장팀장 모친 집)으로가 장씨를 연행해 지구대에 와서 조사를 벌였지만 폭행당한 정씨가 상당한 충격을 받은 듯 말을 잇지 못해 우선 귀가시켜 안정을 취하도록 조치했다”고 했다.

피해자 정씨는 곧 병원진단서와 함께 정식으로 고소장을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자 장 팀장 "그냥 다투다 목 조르고 조금 상처난 것. 별일 아니" ..."곧 피해자집 방문해 사과 할것" 밝혀

이런 정씨의 진술에 대해 폭행을 가한 장 팀장은 <제주의 소리>와 전화통화에서 “그냥 다투다가 조금 상처가 난것 같다”며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고 주장했다.

장 팀장은 “같은 부서에 일하면서 20일전부터 사적인 일로 불편하게 지내오다 이날 사과하고 풀기 위해 만났는데 대화중에 언성이 높아지며 목을 조르다가 조금 상처가 난것 같다”면서 “오늘(3일) 저녁 정씨 집으로 찾아가 사과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씨 가족에게도 진심으로 사과하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처럼 큰 파문을 일으킨 사건의 원인이 매우 사사로운 일이어서 주위를 어이없게 하고 있다.

정씨에 따르면 20여일 전 장 팀장이 출근길에 사고가 발생해 자동차가 손상되자 정씨가 아는 공업사에서 수리하도록 소개해줬는데 장팀장의 차를 견인해간 후 ‘이거니 저거니’ 볼멘소리를 늘어놓자 정씨가 ‘그렇게 못믿을거면 차를 거기 맡기지 말라’고 하자 장팀장이 버럭 화를 내면서 ‘차를 그냥 다시 갖다놓으라’고 해 차가 그냥 되돌아 온적이 있다고 했다.

결국 이 일로 장 팀장은 평소와 다르게 직원들 앞에서 무안을 주는 등 부당하게 대우했다고 정씨는 주장했다.

피해자 정씨 가족들은 현재 “공무원이 직위를 이용해서 부하 여직원, 그것도 일용직이라는 약점을 이용해 ‘자르겠다’는 등 그렇게 부당한 협박과 폭행을 가해도 되는 것이냐?”면서 “사과고 뭐고 용서해줄 생각이 없다”고 했다.

가족들은 “장팀장이 아는 사람을 보내 합의를 볼 의사를 표해왔다”면서 “그러나 이렇게 사람을 큰 충격에 빠트리고 상처를 입혔으면서 말도 안되는 합의금액을 제시해와 거절하자 ‘징계한번 먹고 벌금 좀 내면 된다’는 식으로 말했다”며 분개했다.

피해당사자인 정씨도 “시늉이 아닌 진심으로 사과한다면 모를까. 가식적인 사과는 받고 싶지 않다”며 “그 사람과는 마주치기도 싫다. 그러나 나는 일은 그냥 해야 하는 형편이어서 고민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그런 사람과 같이 근무하겠나?”고 걱정했다.

정씨는 봉개동 쓰레기 매립장 내 재활용 압축장 현장에서 올해로 4년 째 근무하고 있다.

도 감사위.제주시 등 현재 진상파악 중 "곧 조치취하고 경위 밝히겠다" 해명...공직사회 한쪽에선 '뉴제주' 대대적 캠페인, 또 다른 한쪽에서 정신나간 '올드(구) 제주' 행태 '여전'

변용관 제주시 교통환경국장은 이번 일과 관련 “물의를 일으켜 시민들께 죄송하다”며 “오늘 새벽 시장님께 보고도 됐고, 총무과에서 내용을 파악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 월요일에 자세한 경위와 조치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제주도감사위원회에서도 제주시에 자료제출을 요구하는 등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공무원 폭행사건은 ‘뉴제주운동’을 부르짖으며 제주사회의 고질병인 ‘제주병’을 타파하자고 연일 공직사회가 의식개혁 캠페인과 결의대회를 열고 있는 가운데 발생, 의식개혁 대상이 도민이 먼저가 아니라 공직사회 내부가 우선이라는 지적을 면키 어렵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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