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보도자료내 “결정하거나 국방부·합참 보고 없었다”
전략기동함대 논의자체 부인못해…유 기자 “취재내용 사실”

▲ 조선일보가 지난 14일 특종이라고 보도한 '해군 7천톤급 이지스함 6척 만든다'란 기사에 대해 해군본부가 이날 아주 짤막한 보도자료를 내고 "결정한바 없다"며 부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는데, 기사를 취재한 유용원 군사전문기자는 확인된 사실이라며 기사에 자신감을 보여 주목되고 있다. 또한 이같은 보도내용이 사실일 경우 제주해군기지의 규모가 해군이 현재 밝힌 수준의 기동전단이 아니라 기동함대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문제여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 14일 조선일보가 인터넷 판에서 톱기사로 보도하고 이날 종이신문 A14면에서 보도한 ‘7000t급  이지스함 6척 만든다’ 기사와 관련, 해군이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기사내용에 대해 ‘공식 부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날 해군본부는 정훈공보처장 김만수 대령 명의로 보도자료를 내고 “조선일보가 보도한 ‘7000t급  이지스함 6척 만든다’ 기사내용은 해군에서 어떤 것도 결정하였거나, 국방부나 합참에 보고한 바도 없음을 밝혀드린다”고 매우 간단명료하게 입장을 밝혔다.

이지스 함(艦)은...

이지스는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제우스가 딸인 아테나에게 준 방패인 아이기스(Aegis)에서 이름을 따왔다.

이지스함은 ‘신의 방패’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항공모함 선단의 대공 방어를 책임지는 ‘철벽 방패’ 역할을 하는 전함이다.

이지스함은 한 번에 최대 200여대의 항공기와 미사일을 추적하고 최대 24대의 미사일이나 항공기를 동시에 요격할 수 있다.

360도 회전하며 목표물을 추적하는 기존 회전식 레이더는 순간적으로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지만, 이지스 시스템은 전후좌우 4곳에 ‘3차원 위상 배열 레이더’를 설치해 반경 500㎞ 이내의 모든 목표물을 탐색할 수 있다.

냉전 시대 소련이 다수의 폭격기와 구축함에서 한 번에 수백발의 미사일을 발사해 미국의 항공모함 전단을 무력화시키려 하자, 미국은 1970년대 후반기부터 목표의 탐색부터 파괴까지 가능한 시스템을 구상했고 이렇게 해서 나온 시스템이 목표물의 동시 요격이 가능한 이지스 시스템이다.

이지스함은 외형적으로는 기존 전투함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하지만 이지스함이 보유한 화력은 막강하다.

배의 앞뒤에 하나씩 설치된 미사일 수직 발사대에서 1초에 한 발씩 1분에 최대 122대의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

<제주의 소리>도 이같은 조선일보 보도내용을 전제로 15일 ‘제주해군기지, 기동전단인가? 함대규모인가?’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이 문제를 다시 지적하기도 했다.

이 기사를 최초로 단독보도한 조선일보 사회부의 유용원 군사전문기자는 14일 보도직후 자신이 운영하는 ‘유용원의 군사세계’라는 사이트에서 기사에 싣지 못한 취재과정 등을 간략히 소개했다.

유 기자는 자신의 사이트에서 “밀리 마니아를 비롯해 해군력 건설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께는 아주 반가운 소식일 것 같다”며 “해군에서 반 토막 났던 전략 기동함대 계획을 보완, 발전시키기로 했다. 지난달부터 이런 변화를 감지하고 취재한 결과 확인한 사항”이라면서 해군의 공식부인과 달리 자신의 기사가 확인된 사실임을 강조했다.

유 기자는 다시 “이지스함 6척, KDX-2 12척, LPX 2척 등으로 구성된 전략 기동함대를 2020년까지 건설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이는 '국방개혁 2020'안에 잡혀있던 대형 함정 건조계획이 2배로 늘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 대양해군 건설계획의 전면 수정을 의미하기도 하며, LPX 2번함도 2018년에서 2014년으로 조기 건조를 추진하는 것도 특기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유 기자는 이런 과정과 변화에 해군 수뇌부의 강력한 의지가 큰 양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유 기자는 이어 “아직도 넘어야 할 산들은 남아 있다. 합참, 국방부 차원에서 아직 승인된 것이 아니다”라며 “예산과 인력 확보도 문제다. 최소 6조원 이상의 추가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유 기자는 “군 당국도 현실적으로 해군 예산의 대폭 증액이 어려운 점을 감안해 기존 FFX, PKX사업 등 다른 해군사업을 축소·연기해 가능한 한 육군이나 공군 사업에 영향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인력확보도 전탐소 등 지상근무 인력을 줄여 해상근무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할 가능성이 높다”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유 기자는 해군의 이런 전략변화 동기에 대해 “파워꼬레아와 자주국방네트워크에서 그동안 벌여온 캠페인도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고 본다”고 평한 후에 “저의 특종 보도에 대해 군 당국은 사안의 민감성 때문에 일단 부인하는 공식입장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데 지켜보라”고 정확한 예측을 내놓기도 했다.

유 기자의 전망대로 해군은 이날 보도내용을 ‘공식 부인’하는 짤막한 보도자료를 낸 것이다.
그러나 해군은 “어떤 것도 결정한 바 없다”는 표현을 사용해 대규모 전략기동함대 구상을 전면부인하지 않는 모양새를 취했다.

이 때문에 해군기지건설 문제와 관련, 국방부와 해군본부의 좀 더 솔직한 정보공개가 요구되고 있다. 군이 목표로 하는 제주해군기지 규모가 ‘기동전단’ 수준인지 아니면 장기적으로 ‘기동함대’ 규모인지 당당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한편, ‘7000t급  이지스함 6척 만든다’ 기사를 보도한 유용원 기자는 2002년 제6회 한국언론대상을 수상한 군사전문기자다. 그가 운영하는 ‘유용원의 군사세계’는 방문객 수가 최근 5000만 명을 돌파했고, 하루 평균 방문객수가 6만~7만을 상회할 정도로 군사마니아들에게 최고의 명성을 얻고 있다.

저작권자 © 제주의소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