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를 읽고

   
 
 
2003년 통계청 보고에 따르면 15세 이상의 대한민국 인구 중 종교인비율이 53.9%에 이르고, 종교인 중 개신교인이 36.8%, 천주교인이 13.7%를 차지하고 있다.

이 통계를 바탕으로 어림잡아 가늠해 보면 국내 개신교인은 1000만 명, 천주교인은 400만 명이라는 수치를 얻을 수 있다. 기독교 교세를 실감하게 했다.

기독교 교세를 확인시켜주는 주는 다른 자료도 있다. 17대 총선결과 당선된 전체 국회의원 299명중 개신교인이 103명, 천주교인이 70명, 불교인 34명, 무종교인이 91명 당선되어, 대한민국 국회의원 중 기독교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그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되었다.

국내 기독교의 교세가 이리 융성함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사는 세상은 선한 곳으로 변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기독교가 그 교세를 확장하면 할수록 오히려 사회적 양극화는 점점 더 심화되어가고, 흉악 범죄는 날로 더 증가하고 있으며 사회 부조리는 만성화 되어 서민들은 점점 고통 속에 절망하고 있다.

그 양적 팽창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은 고사하고, 부패를 방조하거나 부정에 면죄부를 주는 타락의 온상으로 전락해 가고 있다는 비판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 한국교회의 위기

저자는 한국교회가 120년의 역사를 지니면서 초창기의 역동성과 생명력을 잃어버리고, 세속화되고 종교화된 종교기관으로 전락해버렸다고 진단하고 있다. 따라서 더렵혀진 세상교회의 모습으로부터 기독교 본래의 얼굴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저자는 한국교회의 문제점으로 다섯 가지를 지적하고 있다.

1)'더러운 이승'과 '선하고 아름다운 천국'을 분리하는 이분법적 태도
2) 현실적 역사성에서 눈을 돌리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몰 역사성과 탈 역사성
3) 기독교적 원죄론을 숙명적으로 받아들여 인간이 선해질 수 있는 존재이며 선해져야 한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
4) 교리주의, 율법주의, 광신주의로 왜곡된 신앙
5) 타종교를 배척하려는 배타적 신앙 등이 그것들이다.

# 위기의 대안 : 대승(大乘)적 기독교

교회의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저자는 <대승적 기독교>를 주장하고 있다. 이때 대승(大乘)적이란 '크다'는 뜻과 '나르는 운반체'라는 뜻을 동시에 지니게 되는 데, 그 의미를 확장해 보면 개인의 구원만 추구하지 않고 민족의 구원을 추구하고, 내세의 구원뿐만 아니라 현세와 내세를 아우르는 큰 믿음을 추구하는 기독교를 의미하는 것이다.

대승적 기독교인의 삶을 살기 위해서는 하나님과 인간과 우주자연간의 상호 관계성에 대한 큰 변화를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승적 기독교'론의 김경재씨는?

저자 김경재는 1940년 전남 광주에서 태어나 한신대학을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고려대학교 대학원 철학과, 미국 듀뷰크대학교 신학원과 클레이몬트대학원 종교학과(박사과정)에서 공부했다.

네덜란드 유트레흐트 대학교에서 철학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 목사로서 서울 은진교회와 경동교회에서 목회활동을 했으며, 이화여대, 숭실대, 서울대 종교학과, 샌프란시스코 신학원 등에서 강의한 뒤 1970년 부터 현재까지 한신대에서 조직신학과 문화신학을 가르치고 있다

주요저서 : 이름없는 하나님, 그리스도의 신앙과 영성, 문화신학담론, 그리스도교의 문화 등이 있다.

다시 말하면 세계대전과 각종 기근과 질병을 경험한 인간의 이성은 더 이상 '해결사 같은' 가부장적 초월신을 경외하기 어려워졌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하나님이란 생명 있는 것들 속에 깃들어 있은 진·선·미·의 가치이며 진실과 정의의 샘터라는 새로운 인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흙으로 '하나님의 형상을 닮게' 인간을 지으셨다는 의미도 새롭게 해석해아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흙으로 지으심은 결국 생태계의 일부임을 인정하는 것이고,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으셨다는 것은 결국 인간은 하나님이 지니고 계신 자유와 사랑의 경건한 본성을 타고 태어났음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또 대승적 기독교인은 종교와 과학의 관계에 대해서도 새롭게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종교가 없는 과학은 절름발이와 같고, 과학이 없는 종교는 장님과 같다'는 아인슈타인의 말을 인용하며 종교와 과학은 각자 관심하는 바가 다르고 접근 방법이 다르지만 서로가 귀 기울이며 대화하고 협력해야한다고 주장한다.

# 덧말 - 한국기독장로회 제주노회 교회와사회위원회 주최로 오는 18일 오후 4시에 사계교회당에서 김경재 교수를 모시고  '제주의 자연과 평화, 어떻게 지켜 갈 것인가'라는 주제로 강연하실 계획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모두에게 뜻 깊은 행사가 되길 바랍니다.

장태욱 기자는 제주<예안교회> 평신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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