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대 김경재 명예교수, 18일 사계교회서 평화강연 펼쳐“제주도 동아시아의 지정학적 장점 살려내 평화의섬 만들어야”

해군기지 문제로 첨예한 갈등을 겪고 있는 제주가 진정한 평화의 섬이 되기를 기원하는 기독교인들의 ‘제주평화기원 기도회’가 18일 안덕면 사계교회당에서 열렸다.

군사기지 건설문제로 분열된 민의를 추스르고 상생의 길을 찾고자 한국기독교장로회 제주노회 교회와사회위원회 주최로 이날 오후 4시부터 열린 ‘제주평회기원 기도회’에는 교인·주민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의 초청강연이 진행됐다.

   
 
 

이날 김 명예교수는 ‘제주의 자연과 평화 어떻게 지켜갈 것인가?’라는 주제 아래 ‘화순항(위미항) 건설 모의에 대한 기독교 사회윤리적 비판’이라는 내용으로 강연을 펼쳤다.

김 명예교수는 강연에서 “제주노회 ‘교회와 사회위원회’ 주최로 오늘 여기에 그리스도인과 뜻있는 제주도민들이 모여 집회를 갖고 있다”면서 “해군기지 문제는 제주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반도 및 동북아문명의 미래운명과 직결되어 있기에 매우 진지한 걱정과 깊은 성찰을 요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
김 명예교수는 “제주도는 동아시아에서 차지하는 제주도의 지정학적 위치를 감안할 때, 동아시아의 평화와 공동번영에 공헌할 수도 있고, 반대로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안보불안과 문명사 미래에 매우 부정적 기능을 할 수 있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고 전제, “작금의 해군을 중심으로한 군 당국자들과 정치계·정책수립자들에 의해 화순항(위미항) 건설모의 그 자체가 얼마나 반문명적·반역사적·반안보적·비윤리적인 무모한 시도인가를 밝혀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우리의 관심은 특히 성경과 기독교 사회윤리적 시각에서 그 부당성을 지적하면서 화순항 건설모의의 원천적 철회를 강력히 촉구하려는 것에 있어야 한다”며 “오늘날 세계 정치지도자들과 군사정책입안자들이 입으로는 평화와 번영을 부르짖지만 인류를 전쟁과 무기경쟁 그리고 폭력과 빈곤의 악순환으로 몰아넣는 경우가 비일비재 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명예교수는 “지구촌은 이제 냉전시대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동아시아 국가들의 살인적 군비경쟁의 실상과 그 대가로서 민중들이 당해야 하는 빈곤의 비참한 현실을 예언자적 히브리 영성의 시각에서 고발한다”고 말했다.

또한 “세계역사가 냉전시대 이후로 세계화·자유무역협정 체결을 마치 유토피아 실현단계처럼 선전하는데 국가간 그리고 사회계층간 양극화 현상은 왜 가속화 되고 있는가?”라고 문제제기하고 “지구촌은 지구온난화 등 자연과 생태계 파괴로 인한 생명존중의 위기 앞에 직면했는데도 불구하고 어리석은 군비경쟁과 방위산업에 천문학적 재화를 낭비하고 정치군사적 패권주의를 시도하고 있다”라고 세계 각 국의 군비확장 경쟁을 성토했다.

김 명예교수는 이 때문에 “제주를 동북아시아와 세계문명의 진정한 ‘평화의 섬’으로 지켜가기 위한 제주도민과 그리스도인의 역할과 행동이 필요한 때”라고 역설했다.

그는 또한 “이처럼 제주해군기지문제가 우리 미래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사람의 90%이상이 ‘제주해군기지’ 건설문제를 모른다”면서 “제주 시민사회단체와 종교단체들이 합동대책위를 구성해 이 문제를 전국적인 여론의 중심에 올려놓아 공론화시키는 작업이 매우 시급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 명예교수는 끝으로 “조직과 인력자원이 풍부한 그리스도 교회의 선교과제 제1순위가 ‘생명평화’임을 다시한번 강조하면서 동아시아 인간공동체를 살려내는 일과 화순항(위미항) 해군기지 반대운동이 직결되어 있음을 신앙적으로 재다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강연이 끝난후 평화기원 기도회 참가자들은 사계교회당에서 산방산 앞 산방연대까지 평화도보행진을 벌여 ‘해군기지건설 철회’를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김경재 명예교수는 1940년 전남 광주 출생으로 한국신학대와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클레아몬트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또 네덜란드 유트레흐트 대학교에서 철학박사 취득, 경동교회 합동목사, 크리스천 아카데미원장, 한신대 신학과 정교수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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