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2차 도민토론회 개최 겨우 ‘합의’…때·장소 道 결정
사실상 협의체 ‘두 동강’깨져…나머지 향후 일정‘全無’

▲ 19일 해군기지다자협의체 제5차 회의가 열렸으나 27일 제2차 도민토론회개최만을 결정하고, 추가일정 합의를 놓고 갑론을박하다 2시간 30분 만에 무산됐다. 사실상 향후 다자협의체 운영이 어려워질것으로 보인다.

살얼음판을 걸어오던 해군기지 다자협의체가 사실상 무산 위기에 처했다.

19일 오후 4시 제주자치도 2청사에서 열린 제5차 다자협의체 회의는 2시간 30분 넘게 진통을 겪다 겨우 2차 도민대토론회를 오는 27일 열기로 합의하는데 그쳤을 뿐 찬·반 양측의 팽팽한 신경전을 거듭하며 향후 협의체 회의 일정도 잡지 못한 채 별 성과 없이 또다시 파행으로 끝났다.

이미 다자협의체는 지난 8일 열렸던 4차 회의도 파행으로 끝나며 삐걱거린바 있다.

당시 찬·반 양측 대표자들은 제2차 토론회를 경제분야에 국한해 개최하되 그 후 토론회를 환경과 군사전략(국방)을 주제로 추가 개최하자는 반대단체의 제안을 제주도와 찬성단체 측이 거부하며 아무런 합의도 없이 토론회를 마친 바 있다.

이에 최근 제주도가 중재안을 마련, 환경·국방 문제를 포함해서 다자협의체에서 다시 논의해보자고 제안해 19일 5차 협의체 회의가 개최된 것.

그에 따라 이날 해군기지 반대대책위측은 최종안으로 2차 도민토론회를 경제분야 주제로 열고, 토론회 직후 빠른 시일(1~2일 후) 내에 환경과 국방 등 기타 찬성측이 제안한 주제에 대해 토론회(또는 설명회) 방식을 논의해 추가일정을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찬성단체 측이 2차 토론회 일정 외에는 아무것도 합의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며 결국 별다른 청사진을 그려보지도 못한 채 양측이 자리를 물리쳐 다자협의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 찬성측 대표자
 

이날 다자협의체는 찬·반 양측이 한차례 정회 후 속개하는 장시간 토론 속에서 무언가 결과를 만들어낼 듯 하다가도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지루한 공방이 계속됐다.

그 과정에서 ▷27일 2차 토론회 개최, ▷양측 패널을 23일까지 각 3명씩 추천, ▷토론회 좌장과 장소는 도가 결정하기로 하는 등의 일부 성과가 있었다.

그러나 2차 토론회 이후의 다자협의체 로드맵과 관련, 양측이 더 이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결국 오후 6시 30분이 넘어서야 양측은 얼굴이 상기된 채 헤어졌다.

이날 고유기 제주도군사기지도민대책위 집행위원장은 반대측을 대표해서 “오늘 상당히 기대하고 왔다”면서 “지난번 회의가 매끄럽게 정리되지 않았고 마침 도에서 오늘 회의를 다시 열어 환경이나 국방문제까지 충분히 논의하자고 해서 왔는데 그것을 안된다고 막으면 어떻게 신뢰를 가지고 협의체를 운영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문제제기 했다.

이에 이상운 제주사랑범도민실천연대 공동대표가 찬성측을 대표로 “환경분야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환경영향평가제도 등 관계법이 있으니 법에 맡기자”라며 “2차 토론회 일정 외에는 아무것도 합의할 수 없다”라고 잘라 말해 더 이상 논의가 진전되지 못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후보지역 주민들이 총회를 통해 ‘반대’를 표명한 것과 관련해 해군측이 기지건설 전제조건으로 여러 차례 밝힌 ‘주민동의’에 대해서도 옥신각신 했다.

이에 대해 해군측 참관인으로 참석한 김태호 제주해군기지준비사업단 공보관(소령)은 “해군은 그동안 주민과 도민 개념을 명확히 구별해 사용하지 못한 점이 있다. 이점은 앞으로 수정하겠다”면서 “그러나 해당지역 주민의사만을 놓고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 반대측 대표자

또한 이날 회의에선 이달 하순께 예정된 것으로 알려진 국방부장관의 제주도 방문과 관련해 반대대책위가 다자협의체 내에서 일정을 공개하라고 요구하자, 제주도는 아직 방문일정이 정해진 바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제주도의 이런 부인에도 불구하고 <제주의 소리>가 여러 경로로 취재한 결과 국방부 장관은 이달 23일께, 늦어도 25일 이전에는 제주도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국방부가 이달 말까지 제주도에 해군기지 후보지를 결정해 줄 것을 요청한 사실과 무관하지 않은 방문이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한편, 이날 제5차 다자협의체 회의에는 찬성측에서 고상문 해군기지범도민유치위원회장, 한석정 부회장, 임상수 청년단장, 계신일 청년단 사무장, 이상운 제주사랑범도민실천연대 공동대표, 이승학 사무총장이 참석했고, 반대측에서 이규배 군사기지반대대책위 공동대표, 고유기 집행위원장, 김봉필 안덕면반대대책위 집행위원장, 강숭식 위미2리 반대대책위 간사, 최용관 신례2리 반대대책위 공동대표가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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