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청·세무서 등 이전 한달 넘도록 도로표지는 ‘그대로’
제주시 “아직 결재 중…곧 발주”, 시민들 헛걸음 ‘불편’

▲ 기관이전한 도로표지판 정비가 제때에 이루어지지않아 시민들의 불편이 발생하고 있다. 사진은 연삼로 제주은행 사거리의 노동청과 통계사무소를 알리는 표지판. 그러나 두 기관은 이미 지난 달 정부지방합동청사로 이전을 마친 상태다.

“도청이나 시청이 옮겨가도 도로표지판을 한 달씩이나 그냥 놔두겠습니까?”

기관 이전에 따른 도로표지판 정비가 제때에 이뤄지지 않아 애꿎은 시민들만 불편을 겪고 있다.

최근 신축한 제주시 도남동 소재 정부제주지방합동청사로 이전을 마친 각급 기관들이 이전 한달 째를 맞고 있지만 구 소재지 인근 도로표지판과 사설안내표지판 등은 그대로 남아있어 민원인들이 헛걸음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 세무서 사거리 표지판. 이 표지판은 곧 '8호광장'으로 바뀔 예정이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시민들은 세무서가 이곳에 있는 줄 알고 헛걸음을 하고 있다. 표지판 정비가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경기도에서 제주도로 이사 온 A모(42·애월읍)씨는 최근 실업급여 신청 문제로 노동청을 찾았다가 낭패를 봤다. 장 씨는 “차가 없는 관계로 버스를 갈아타면서 제주시 연삼로 선관위 근처의 노동청 사무소를 찾아갔다가 헛수고했다”면서 “가끔 제주시를 오가면서 봐두었던 도로표지판만 믿고 당연히 그곳에 있을 줄 알았는데 굳게 잠긴 철문과 이전 홍보현수막을 보는 순간 아찔했다”고 말했다.

장 씨는 또 “결국 이전장소인 합동청사로 다시 가서도 민원이 해결돼지 않았지만 그보단 청사이전이 지난 2월초에 이루어져 벌써 한달도 훨씬 지났다는 직원의 설명을 듣고 난 후에는 더 화가 치밀더라. 도청이나 시청이 옮겨가도 그랬겠냐?”면서 분통을 터트렸다.

준공을 마치고 입주가 진행 중인 정부제주지방합동청사에는 현재 세무서, 노동청, 병무청, 제주검역소 등 10여개 기관이 1월부터 3월 사이에 입주를 마치고 정상적으로 업무를 보고 있다.

이전이 빠른 기관들은 1월에 나머지는 2월과 3월에 대부분 입주를 마치고 몇몇 기관만 이달말과 4월 입주를 예정하고 있다.

<제주의 소리>가 23일 오후, 이전 기관 중 몇몇 곳을 현장 확인한 결과 일부 도로표지판과 사설안내표지판이 장씨의 말대로 수정 정비가 이뤄지지 않았거나 안내표지판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이에 대해 제주시 관계자는 “현재 정비작업 계획을 세우고 내부 결재중에 있다”면서 “기관 이전이 한두 곳이 아니다 보니까 그때그때 처리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국도가 지방도로 전환돼 이 도로표지판 정비사업과 함께 추진하려다 보니 좀 늦어졌다”고 추가로 해명하고 “다음 주 중에 곧 공사발주하고 공고 절차를 거쳐 오는 5월말까지는 제주시내 읍면지역까지 포함해 정비작업을 필요로 하는 모든 도로표지판에 대한 수정작업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미 지방합동청사로 해당 기관들의 이전이 예고됐던 상황을 놓고 보면 제주시의 도로표지판 정비작업 착수는 너무 늦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국제자유도시를 지향하고 국제적 관광도시를 내걸고 있는 제주에서 도로표지판 정비사업은 모든 도민과 관광객들에게 이정표로서의 제 기능을 다하기 위해서라도 요인발생시 발 빠르게 정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 제주시 삼성혈 인근도로에 부착된 표지판. 제주검역소도 이미 이전한 기관.
▲ 제주지방합동청사와 입주기관 안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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