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도민토론회 끝난 후 위미1리 해녀10여명 김동문 대령에 항의
“1억 아닌 2억원도 필요없다”…일부 주민 길바닥 드러누워 ‘대성통곡’

▲ 이날 도민토론회가 끝난 직후 위미1리 어촌계 해녀 10여명은 해군기지준비사업단장인 김동문 대령과 마주치자 "우리가 언제 보상해달라고 했나?"라며 강력히 항의하기도 했다.

제주해군기지 건설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열린 제2차 도민대토론회가 90분간 찬·반측의 입장만 재확인하며 마무리되자 예민해진 방청객 일부가 해군관계자에게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날 위미1리 어촌계 해녀대표자 10여명은 토론회가 끝나자 주최 측에게 우리에게도 말할 기회를 주어야지 그냥 끝내면 어떻게 하냐고 따져 물었다.

생방송으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 진행관계상 방청객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한 탓이기도 했지만, 해군기지 후보지 중 최적지로 위미1리를 해군이 지목하면서 생존권이 달린 문제라고 판단한 이 마을 해녀들이 자신들의 입장을 도민들에게 알리고 싶었던 것.

발언기회를 부여받지 못한 해녀들은 토론장 밖으로 나오다 제주해군기지준비사업단장인 김동문 대령과 마주치자,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몰려가 이내 가슴에 담아둔 한탄의 소리를 마구 풀어냈다.

해녀들은 “누가 보상해달라고 말한 적이 있나?”라면서 “우리 위미1리 해녀들은 1억이 아니라 2억을 줘도 보상은 필요 없으니 당장 해군기지 계획을 취소하라”고 강력하게 항의했다.

해녀들은 “우리는 해군기지를 절대 원하지 않는다. 해녀들은 지금처럼 우리 바다에서 우리 스스로 물질하고 우리 바다를 지켜나갈 것”이라면서 “우리는 이 바다에서 자식들 다 대학 보내고 출가시키면서 키워냈다. 어느 누구도 우리 주민들과 해녀들의 동의 없이 해군기지를 추진할 수 없다”고 말했다.

▲ 이날 김동문 대령에게 항의하던 해녀중 한명이 김 대령의 옷가지를 부여잡고 드러누운채 해군기지를 당장 철회하러며 절규하자 김 대령이 난감해 하고 있다.

해녀들 중 일부는 김동문 대령이 자리를 피하자 중소기업지원센터 마당까지 쫓아가며 “대답해 보라”고 절규하듯 항의했고 “왜 화순이라고 하다가, 위미2리라고 했다가, 이젠 위미1리냐? 입이 있으면 말을 해보라.”면서 김동문 대령의 옷가지를 부여잡고 대성통곡하며 길바닥에 드러눕기까지 했다.

해녀들은 “만약 국방부든, 해군이든, 제주도든 주민의사를 무시하고 해군기지를 위미1리에 건설하려고 한다면 우리는 죽도록 투쟁할 것이고, 우리의 삶의 터전인 바다에서 끝까지 마을을 지켜나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이날 토론회에서는 찬성 측 지정토론자로 나선 문대탄 씨(전 언론인)가 “지금 위미1리 마을에는 해녀 1인당 500~600만원의 보상금 밖에 나오지 않는 다는 헛소문이 나돌고 있다”면서 “누군가 악의적인 이런 소문을 퍼트림으로써 거짓말을 하고 있다. 누가 600만원만 보상해 준다고 얘기했나?”라고 반대 측에게 따져 묻기도 했다.

이에 방청객 질문에 나선 오동옥 위미1리반대대책위 공동대표는 “오늘 토론회자리에는 우리 마을 해녀분들이 함께 와 있다”면서 “오히려 우리 해녀들은 해군이 보상금으로 500만원이 아니라 최소한 5000만원 이상 줄 것이라는 사실을 다 알고 있다. 오히려 찬성측에서 500만원 보상설을 흘리면서 악의적으로 반대 측을 왜곡하지 말라”고 따지기기도 했다.

이날 위미1리 어촌계 해녀들은 토론회 직 후 해군 측과의 소동을 벌인 뒤에도 한참동안을 중기센타 앞 인도에 주저앉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해군기지로 인한 불안감을 감추지 않았다.

지역경제 영향문제를 다룬 이날 2차 도민토론회가 도민에 정보제공이라는 취지가 무색할 만큼 갑론을박만 되풀이 됐고, 후보지로 거론된 해당 지역주민들의 갈등만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김대령에게 항의하는 해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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