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미1리 촛불기원제 열어 ‘해군기지 결사반대’ 재천명
주민300여명 열띤 참여…노래공연, 촛불행진, 성토대회 등

"열다섯 살에 시집와서 평생을 이 바당에서 물질만 허멍 살았수다. 난 배우지 못했주만 아들 딸 잘 키워서 해군도 보내고 육군도 보내고 시집 장가 다 보냈수다. 이제 살만허니까 해군기지가 우리 마을을 파괴시켬수다. 우리 모두 힘을 합쳐서, 우리 마을이 하나 되어, 해군기지 막아낼 수 있게 간절히 간절히 부탁 드렴수다"

자글자글한 얼굴의 주름이 고단한 해녀의 삶을 보여주는 위미1리 한미생 해녀가 절규하며, 눈물로 목이 메며, 분함에 온 몸을 떨면서 해군을 맹렬히 성토했다.

‘위미1리 해군기지반대 촛불기원제’가 31일 저녁7시 위미1리 항구 내에서 주민 3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지역주민들은 약 두 시간 가까이 진행된 촛불기원제 내내 자리를 비우지 않고 시종 열띤 몸짓으로 참여했다.

위미1리 주민300여명 촛불기원제 통해 '해군기지 결사반대 의지' 강력히 재천명...자생단체별 잇단 결의문 낭독에서 결연한 의지 보여줘...'청춘'의 노래공연, 촛불행진으로 주민 '하나'돼

▲ 위미1리 한미생 해녀

이날 촛불기원제는 마을 자생단체 대표들의 잇따른 결의문 낭독과 자유발언이 이어졌고, 제주지역 노래패 ‘청춘’의 공연, 주민 촛불행진 순으로 진행됐다.

첫번재 결의문 낭독에 나선 위미1리해군기지반대대책위원회 (공동대표 장건환·오동옥·고영민) 장건환 이장은 “마을총회 의결사항을 무시하고 마을을 분열시키는 위미1리발전협의회는 즉각 해체하라”고 성토한 후 “마을총회, 청년회 총회, 어촌계 총회, 부녀회 총회에서 반대결의를 분명히 했음에도 최근 국가 행정기관에 주민10%만 반대하고 있다는 터무니없는 정보를 담아 진정서를 보내는 등 사실을 호도하는 발전협의회는 주민들에 사과하고 즉각 해체하라”고 재촉구했다.

장 이장은 “제주도는 위미1리 주민의사를 국방부에 분명히 전달하고 해군기지 철회입장을 밝히라! 제주도는 해군기지건설 로드맵 발표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며 제주도정에 대해서도 책임있는 자세를 촉구하고 “위미1리는 한마음 한뜻으로 이번 해군기지사태를 전화위복으로 삼아 위미1리의 밝은 미래를 도모하자”면서 주민들을 독려했다.

▲ 위미1리반대대책위 공동대표 장건환(가운데), 오동옥(오른쪽), 고영민 씨.

이어 고방길 어촌계장도 “해군측은 위미1리 해녀들이 5백만원밖에 보상받지 못한다고 잘못 알고 있다는데 우리는 전혀 그렇지 않다”면서 “해군 관계자가 5천만원 줄 수 있다고 얘기할 때 해녀들은 억만금을 주어도 필요없다. 우리 바당 우리가 지키겠다고 분명히 말했다”고 밝혀 오히려 해군이 5백만원 보상설을 유포하며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 성토했다.

어촌계 "해군이 오히려 5백만원 보상설 유포로 갈등 부추겨..., 해녀들은 5천만원 다 알고 있지만 억만금을 줘도 필요없다" 성명발표...주민대표들 "갈등부추기는 발전협의회 즉각 해체하라"규탄

고 어촌계장은 “살아서도 죽어서도 우리 위미1리 어촌계원들은 해군기지건설을 반대한다”면서 “해군이 어떤 회유와 당근책을 펴더라도 우리 어촌계원들은 대동단결해 해군기지결사반대 사수에 앞장서겠다”고 강한 의지를 밝혔다.

▲ 고방길 어촌계장
고 어촌계장은 위미1리발전협의회를 향해서도 “사조직인 발전협의회가 최근 진정서를 통해 해녀들 80% 이상이 마음속으로 적극 찬성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사실과 전혀 다르며 오히려 해녀들은 한마음으로 기지건설 결사반대운동에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다”고 선언했다.

이날 위미1리 해녀들은 50여명이 참석해 현업 잠수부 대부분이 동참하는 열의를 보여줬다.

위미1리 연합청년회와 위미1리 연합부녀회도 이날 해군기지 규탄 성명을 낭독했다. 김병수 연합청년회장과 김희순 연합부녀회장은 공동성명서를 통해 “위미1리 주민들은 해군기지 반대표명을 수없이 반복해왔고, 해군도 주민동의 없이는 기지건설이 없다고 수없이 천명해왔으나 최근 말을 바꾸고 있다”고 해군을 맹비난했다.

이어 “마을 주민들 간에 이간질을 부추기는 해군에 대해 청년회와 부녀회원들은 불신과 분노를 느끼고 있다”며 “이미 청년회와 부녀회는 각각 임시총회를 통해 압도적인 표차로 해군기지 반대를 결의했다. 그리고 마을 모든 자생단체들도 총회를 거쳐 구성된 위미1리반대대책위원회와 함께 마을을 지켜내기 위한 노력을 함께 하고 있다”며 해군기지 건설계획을 철회할 것을 해군에 강력히 촉구했다.

"조랑개, 민금포, 악개, 냅빌레 등 아름다운 고향마을 보상금 몇 푼에 내줄수 있나?"...1일 방문예정인 김태환 지사에 강력한 주민반대의지 표명으로 '주민동의없는 기지건설 불가' 입장표명 요구할 듯

▲ 공동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는 김병수 연합청년회장과 김희순 부녀회장
자유발언을 통해 주민 현봉석씨도 “해군이 찍소리 못하고 물러나는 그날까지 모든 리민이 단결해 나갑시다”고 말한 후 “우리 마을의 조랑개, 민금포, 악개, 냅빌레 등 이 아름다운 고향마을을 보상금 몇 푼에 내줄 수 있나? 해군기지가 영원히 발붙이지 못하도록 다함께 싸워 나갑시다”고 외쳐 주민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날 노래패 ‘청춘’도 흥겨운 노래공연으로 주민들의 해군기지반대운동에 더욱 힘을 실어줬다. ‘살기좋은 제주도’ ‘아침이슬’ ‘광야에서’ 등 아름다운 노랫말과 가락으로 주민들과 하나가 됐다.

한편, 위미1리반대대책위는 4월1일 오후5시에 예정된 김태환 지사의 마을방문에 맞춰 다시한번 주민반대의지를 결집해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대책위는 김 지사가 위미1리 방문에서 ‘주민동의없는 해군기지 반대의사’를 분명하게 밝히지 않을 경우 도청앞에서의 리민반대집회 등도 갖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 제주도의회 현우범 의원도 이날 촛불기원제에 참여해 해군기지반대결의에 나선 주민들을 독려했다.

   
 
 

▲ 노래패 청춘도 이날 촛불기원제에 초청돼 흥겨운 노래선물을 했다.
   
 
 
   
 
 
   
 
 
   
 
 
   
 
 
▲ 장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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