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마을회관서 밤샘농성…2일 오전까지 방문 재요청김형수 시장 “방문취소는 대표자들과 합의한 사항” 해명

▲ 밤샘 농성중인 위미1리 주민들

해군기지와 관련한 김태환 지사의 위미1리 방문이 전격 취소된 것과 관련, 주민들의 반발이 커지는 등 파장이 확산되는 가운데, 김 지사의 방문이 2일 오전 중 재추진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일 오후 5시 예정됐던 김 지사의 위미방문이 주민면담 2시간 전 서귀포시장 등이 위미1리를 방문해 김 지사의 ‘신변안전 보장’을 요구한 것에 주민들이 반발, 무산됐었다.

주민들은 “우리를 무슨 폭력배로 아느냐?”면서 “이미 예정돼있었고 주민들과 사전 약속된 방문일정을 앞두고 느닷없이 신변안전보장 요구는 처음부터 올 생각이 없던 것 아니냐? 우리가 우롱당한 것”이라고 분개하며 주민들은 밤샘 농성에 돌입하고, 무기한 농성과 도청 앞 삭발시위계획도 선언했다.

이런 가운데 위미1리해군기지반대대책위와 마을 집행부는 긴급회의를 열고 경찰과 도청관계자를 통해 1일밤 자정까지 김 지사가 다시 방문해줄 것을 요구했다가, FTA 비상상황 등을 고려해 2일 오전까지로 방문 시한을 연장 요청했다.

이러한 주민들의 강력한 지사방문 재요청에 따라 2일 김 지사의 위미1리 방문이 재추진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에 따라 김 지사는 2일 오전10시 도청 기자실에서 예정된 ‘FTA관련 기자회견’ 직후 위미1리로 향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1일 오후 5시로 예정됐던 김 지사의 위미1리 지역주민들과의 간담회는 오후3시께 김형수 서귀포시장이 현지를 미리 방문, 마을집행부인 장건환 리장·고방길 어촌계장·김병수 연합청년회장·김희순 부녀회장 등을 불러 김 지사의 ‘신변안전 보장요구’를 하면서 차질이 빚어졌다.

▲ 이날 위미1리 주민들이 몸에 두른 '해군기지결사반대' 휘장과 머리띠가 때아닌 주목을 받았다. 이날 김형수 서귀포시장은 김지사 방문예정시간보다 앞서 위미1리를 방문해 지역대표자들에게 "정상적인 상황에서 간담회가 이뤄질 수 있도록 머리띠와 휘장을 벗을 것"을 요구했지만 주민들이 거부했다.

주민들은 “이미 약속된 지사방문 일정을 놓고 신변안전 보장요구는 주민들을 폭력배 취급하는 것”이라며 “촌사람들이라고 무식한 사람 취급하는 것이냐. 우리도 민주시민이다”면서 강력히 항의했다.

장건환 위미1리장은 “김형수 시장이 지사의 신변을 보장하고 이상이 있을 시 책임질 수 있느냐?”고 하기에 “우리는 지사님을 최대한 존중하고 예우할 것이다. 우리에게 그 이상의 어떤 책임을 지라고 하느냐?”고 항변했다.

김희순 부녀회장도 “김 시장이 우리보고 ‘해군기지 결사반대’ 머리띠와 몸에 두른 휘장을 벗지 않으면 지사님은 못 온다”고 했다면서 “우리에게 머리띠와 몸에 두른 휘장을 벗을 것을 종용해 그럴 수 없다고 해 결렬된 것 같다”고 말한 후 주민들이 크게 반발한 것에 대한 책임감을 느꼈는지 주민들 앞에서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주민 강모(49)씨는 “아니, 우리 주민들이 해군기지반대하는 것 뻔히 알면서 신변보장을 빌미로 머리띠와 휘장도 착용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무슨 월권이냐?”면서 “거꾸로 FTA협상에 감귤반대를 주장하는 도지사에게 반대 입장을 밝히지 말라면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항의했다.

이에 대해 김형수 서귀포시장은 <제주의 소리>와 통화에서 “오늘 낮에 주민대표자들과 만남을 갖은 것은 사실”이라며“그 자리에서 해군기지반대로 주민들이 매우 예민한 상태여서 머리띠와 몸에 두른 ‘해군기지 결사반대’ 휘장을 벗고 정상적인 상태에서 지사와의 간담회를 갖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이에 주민들이 머리띠와 휘장을 벗는 것은 곤란하다”고 해와 “그러면 내일이라도 주민대표자들과 지사가 따로 만나는 자리를 만들자고 제안했고 대표자들도 거기에 동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밤늦게까지 농성장에서 자리를 지킨 현우범 의원은 “상식밖의 일이다. 주민들과의 간담회가 ‘신변보장’이라는 보도 듣도 못한 요구로 무산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주민들과 제주도정이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할 해군기지 문제가 이런 어이없는 일들로 오히려 주민과 도정의 갈등만 깊어져 해결을 어렵게 한다면 그 책임은 누가 질지 걱정이다”고 쓴소리를 했다.

한편, 이날 밤9시50분 중재를 위해 위미1리를 방문했던 김형수 서귀포시장은 주민들의 강력한 항의에 부딪쳐 주민농성장에 발도 들이지 못한 채 되돌아가야 했다.

 

▲ 농성장을 지키고 있는 위미1리 노인들
▲ 부녀회원들도 노래를 배우며 밤샘농성에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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