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봉-안창남 의원, "구좌지역에 누가 들어가겠나"...입지 문제 지적

김녕 공공주택지구 조감도
김녕 공공주택지구 조감도.

제주도개발공사와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구좌읍 김녕 공공주택지구 투자사업이 제주도의회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특히 이상봉 의원과 안창남 의원 등이 공공주택지구 투자사업을 바람직하지 않는 사업이라고 주장하면서 동의안 통과가 불투명하게 됐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박원철 의원)는 15일 오후 제주도가 제출한 '김녕 공공주택지구 신규 투자사업 동의안'을 다뤘다.

김녕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은 구좌종합운동장 인근 도유지 10만8388㎡(사유지 5028㎡ 포함)에 898세대의 공공주택을 짓는 사업이다.

898세대 중 139세대는 국민임대, 343세대 공공임대, 신혼희망 96세대, 민간임대 40세대, 민간분양 254세대, 단독주택 26세대다.

사업시행자는 제주도개발공사와 LH. 택지조성에 344억원(개발공사는 30%인 103억원), 주택건설에 290억원(개발공사 147세대)이 투입된다. 

김녕 공공주택지구 위치도
김녕 공공주택지구 위치도.

지방공기업평가원의 사업타당성 검토 결과 경제성은 매우 미흡, 재무성은 다소 미흡, 정책성은 양호해 종합 결과 8단계 지수 중에서 5번째인 '다소 미흡'으로 나타났다.

강성민 의원(더불어민주당, 이도2동 을)은 "김녕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은 다 좋은데 공공주택이어서 입주가 되겠느냐"며 "인구유입도 정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개발공사 관계자는 "공공임대주택의 경우 남원과 애월, 한림에도 있고, 국민임대의 경우 대기수요가 상당히 많다"며 "월정리 등 주변 지역 관광수요 때문에 거주하거나 일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수요 문제가 충분히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그나마 강 의원은 우호적이었다. 

이상봉 의원(더불어민주당, 노형 을)은 "제주도에서 2017년 소규모 택지개발 용역을 하다가 경제성이 없다고 해서 포기했는데 김녕 공공주택지구도 경제성에서 매우 미흡하다"며 "제가 볼 때는 희망이 안보이는 사업"이라고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이 의원은 "김녕 공공주택지구 세대수가 898세대로, 가구당 2.4명으로 하면 현재 김녕리 인구 2872명에 80% 이상 육박하게 된다"며 "시외곽인데 입지 적절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제주도에선 지역균형발전이라고 같다 붙이기 쉬운 말로 하지만 그냥 도유지여서 추진하는 것 같다"며 "김녕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안창남 의원(무소속, 삼양.봉개동)은 개발공사가 아예 대규모 주택개발사업을 하면 안된다고 못박았다.

안 의원은 "개발공사는 도민의 생명수인 지하수를 팔아서 이익을 남기고 있다. 이익이 남는다고 사업다각화를 위해 펀드에 투자한다, 주택건설사업을 한다, 골재사업을 한다고 하는데 개발과 관련된 사업투자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지하수를 팔아서 돈을 벌었으면 지하수를 보전하고 지키는 데 노력해야 한다"며 "도내 미분양 아파트가 속출하는데 지역균형발전을 명목으로 김녕에 가서 900세대 공공주택지구가 과연 타당하느냐"고 질책했다.

개발공사 관계자가 "미분양 아파트와 공공임대주택은 성격이 다르다"고 항변했지만 요지부동이었다.

안 의원은 "공공임대아파트는 제주시내에 있는 게 맞다. 직장이 있고,  교통 편리하고, 의료시설과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는데 외곽지로 나갔을 때 부합하느냐'며 "다른 지역에서 김녕이 아무리 싸다고 해서 거기 가서 살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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