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구좌읍 비자림로 확·포장 공사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모임인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 모임'이 공사 현장에서 24시간 모니터링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비자림로 시민모임은 19일 오전 11시 비자림로 확장 공사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민을 위해 쓰여야 할 천문학적 액수의 예산이 소수 토건세력과 권력자의 배를 불리며 어떻게 제주를 망쳐가는지 낱낱이 알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지금 제주는 개발과 보존의 가치 충돌이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비자림로와 제2공항에 대한 갈등이 대표적인 예"라며 "그럼에도 원희룡 도정은 3월20일 비자림로 확장 공사를 재개하겠다고 지난 18일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비자림로 시민모임은 모니터링단을 결성해 활동하려 한다. 우리는 싸움이 아니라 기록을 통해 개발에 저항하려 한다. 비자림로 공사 현장에서 시민 모니터링단은 어떻게 비자림로가 파괴되고, 삼나무가 학살되고, 제2공항이 시작되는지, 24시간 기록할 것"이라고 했다.

모니터링은 공사 현장 옆 간이 나무집에서 생활하는 시민활동가들을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비자림로 시민모임은 "지금 우리는 제주의 미래에 대한 암울한 징후를 곳곳에서 발견한다. 산처럼 쌓여가는 쓰레기, 말라가는 지하수, 해녀들이 활동 못할 만큼 오염된 바다, 해안가로 밀려드는 플라스틱 쓰레기, 전국 최고 수준인 부동산 가격상승률, 이런 현실을 직시하고 제주의 미래에 대해 격렬한 토론을 벌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우리는 비자림로 공사와 제2공항 건설을 찬성하는 이들과 이야기 하고 싶다. 하지만 마을 권력과 행정 권력을 동원한 폭력적인 방식을 원치 않는다"며 "우리는 현재의 삶과 후손의 삶에 대한 진심어린 걱정과 애정을 바탕으로 한 대화를 바란다"고 제주도정이 대화의 장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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