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신구간과 자영업자의 무사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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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풍습 속 숨겨진 금융상식] (11) 신구간

나는 지난해 제주에 내려온 프라이빗 뱅커(Private Banker)이다. 프라이빗 뱅커(Private Banker)란 주인만의 입맛에 맞는 쇼핑을 돕는 ‘프라이빗 쇼퍼(Private Shopper)’처럼 고객의 철학과 인생 목표에 적합한 자산 관리 방안을 제시하고 실행하는 금융인이다. 그래서 제주 특유의 풍습을 다시금 바라보게 됐는데, 풍습마다 숨겨진 조상들의 지혜를 찾아가면서 이와 유사한 개념의 금융상식을 소개한다.

# 이사하기 딱 좋은 날 = ‘손 없는날’, 제주의 ‘신구간’

제주도 이사 풍습을 이야기하자면, 단연 신구간(新舊間)을 빼 놓을 수 없다. 원래 신구간이란 절기상 대한(大寒) 후 5일에서 입춘(立春) 전 3일까지의 일주일 정도의 기간을 지칭한다. 한 해 동안 땅에 내려온 신(구관)들이 하늘로 올라갔고 아직 새로운 임무를 받은 신(신관)들은 내려오지 않은 소위 ‘신들의 공백기’를 의미한다. 

제주의 조상들은 신들이 없는 이 기간에 이사를 하거나 집, 화장실 등 집안을 수리해도 탈이 나지 않는다고 믿었다. 육지에서 이야기하는 ‘손 없는 날’과 유사한 개념이다. 신구간이 아닌 시기에 신들이 깃들어 있다고 믿는 조왕(부엌), 문호(門戶), 통시(변소), 쇠막(오양간), 집중창(집의 일부분을 고침), 울타리 안에서의 흙 파는 일, 울담 고침(울타리 돌담을 고침), 나무짜름 따위의 일을 하면 ‘동티’가 생긴다는 것이다. (출처: 제주특별자치도 홈페이지-문화역사)

여기에서 명심할 것은 신구간을 고집하는 이유이다. 새로 이사한 집에서 시작하는 새로운 생활이 무탈하고 안녕하길 바라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동일하다. 신구간에 이사가 집중되면서 이사업체를 예약하기도 어렵고, 이사 비용도 부르는 게 값인 경우도 많다. 심지어는 이 기간에 부동산 매매가 집중되기 때문에 거래 가격도 상승하기도 한다. 

1960년대 제주 이사 모습. 출처=20세기 제주시.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1960년대 제주 이사 모습. 출처=20세기 제주시.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 개인사업자의 무사안녕(?)을 위한 노란우산공제
  
새로운 집에서의 ‘무탈’을 기원하기 위해 신구간에 이사를 한다면, 그리고 자영업자로서 무사안녕을 원한다면 절대로 놓치지 말아야 할 금융상품이 있다. 바로 ‘노란우산공제’다. 

노란우산공제는 사업자의 생활 안정과 사업 재기를 도모하기 위해 출범한 공적 공제 제도다. 중소기업청이 감독하고 중소기업중앙회가 운영하는데, 매월 일정금액을 납부하고 폐업이나 사업주의 노령, 질병이나 부상, 사망 등의 사유가 발생하면 납입한 원금과 일정액의 이자가 합산되어 지급된다. 이때 납입원금(기본공제금)에 지급되는 이자(부가공제금)를 계산할 때 연복리로 가산하면서, 장기간 가입해서 납입한 경우 수익이 배가된다. 

노란우산공제에는 압류방지와 저금리 대출지원, 사업자 상해보험 가입이라는 강력한 기능이 있다. 이는 사업을 영속하기 어려운, 만약의 상황을 대비하기 위한 자금을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다. 운영 자금 필요 시 저리 대출을 통해 일정 부분 경영난을 해소할 수도 있다. 상해보험은 가입일을 시점으로 2년 동안 유효하며, 상해로 인한 사망 또는 후유장애 시 납입금의 최고 150배까지 지원된다. 복지 혜택은 택배, 레저, 여행, 장례, 의료 등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정책이다.

가입대상은 소기업 및 소상공인 범위에 포함되는 개인사업자 또는 법인의 대표자다. 비영리법인은 제외한다. 이를 위해 가입 시 ‘연평균 매출액’ 또는 “전년도말 상시근로자수’를 확인할 증빙서류가 필요하다. 가입 금액은 최대 500만원인데, 보통은 자금 여력과 절세 혜택을 감안해 선택한다.

개인사업자를 기준으로 연간 사업소득이 ▲4000만원 이하인 경우, 연간 500만원까지 소득공제 되며 세율구간에 따라 최대 82만5000원의 세금이 줄어들고 ▲4000만원 이상 1억원 이하인 경우, 연간 300만원까지 소득공제 되며, 최대 115만5000원의 세금이 줄어들고 ▲1억원 초과인 경우, 연간 200만원까지 소득공제 받아 최대 92만4000원의 세금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노란우산공제 가입금액은 종합소득세 신고 또는 연말정산시 총 소득에서 일정한 금액을 공제해 줌으로써 세율이 과세되는 구간을 줄여주는 합법적 절세 방법이다. 공제 가입 금액을 잘 정해 소득공제 해당 금액이 크면 클수록 절세 효과가 커진다.

마지막으로 노란우산공제 가입 사업자를 대상으로 지자체에서는 희망장려금을 지원한다. 희망장려금은 중소기업중앙회와 협약을 맺은 지자체에서 지원하는 정책으로, 신규 가입자에 한해서만 지원된다. 제주 지역의 경우 월 2만원(최대 연 24만원)을 추가 납입해 주는 희망장려금 제도가 시행 중이다.

제주의 이사풍습인 신구간. 새로운 집을 얻어서 행복을 기원하며 이사를 하는 것처럼, 노란우산공제는 자영업자가 폐업이나 사망 등의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상품이다. 매월 납입한 자금에 대해 소득공제를 받아 절세 효과를 누릴 뿐만 아니라, 압류 방지와 저리 대출 지원까지 가능하다. 희망지원금까지 추가되니 상담을 통해 가입해 보자. 

손권석은? 

현재 KEB하나은행 제주금융센터 내 제주인터내셔널PB센터를 이끌고 있는 프라이빗뱅커이다. 미 일리노이대학 경영대학원 MBA 출신으로 세계적인 IT서비스기업인 아이비엠에서 기술영업대표와 컨설턴트를 지냈다. KEB하나은행 입행 후 거액자산가들을 위한 금융상품 개발과 자문업무를 수행했고, 부자들의 투자방법과 라이프스타일을 연구하기 위해 부자보고서를 발간했다. 금융업의 집사라고 불리우는 프라이빗뱅커(Private Banker) 업무는 금융자산 관리 뿐만 아니라 부동산과 기업재무관리까지를 포함한다. 가업승계와 증여를 통해 절세전략을 세우는 등 가문의 재산을 관리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학창시절부터 세계배낭여행과 국제교류를 통해 다양한 문화를 접해 본 여행가이며, 2001년 가을 이후 제주의 매력에 빠져 사진기 하나를 달랑 메고 계절마다 제주를 찾았던 제주 애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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