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읍대책위, 원희룡 지사와 40분 비공개 면담...도민의견 수렴 등 공론조사 요구

원희룡 제주지사가 25일 성산읍반대대책위 면담에서 당정협의에서 논의된 공론조사에 대해 법적 권한이 없다며 '거부'의사를 밝혔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25일 성산읍반대대책위 면담에서 당정협의에서 논의된 공론조사에 대해 법적 권한이 없다며 '거부'의사를 밝혔다.

제주 제2공항 조성사업과 관련해 원희룡 제주지사가 당정협의에서 합의한 도민의견 수렴 절차인 ‘공론조사’에 대해 거부했다. 제주도가 할수 있는 법적 권한이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지난 2월26일 당정 협의 결과에 대해 국토부는 도민의견 수렴을 제주도에 미루는 입장이고, 제주도는 형식적인 여론 수렴 절차만 밟겠다는 입장이여서 사실상 공론조사는 물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자칫 당정 협의 결과에 따른 제2공항 타당성 재조사 검토위 활동 2개월 연장도 실효성을 잃게될 것으로 보여 대화보다 극한 갈등 양상으로 번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제주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와 범도민행동은 25일 오후 3시 제주도청을 방문, 원희룡 제주지사를 면담했다.

이날 면담에는 강원보 성산읍반대대책위 집행위원장, 김형주 난산리장, 오만탁 수산1리장, 박찬식 검토위원회 부위원장, 문상빈 범도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이 참석했다.

40분간 비공개 면담을 진행했고, 대책위는 원희룡 지사에게 당정협의 당시 합의안에 대해 이행을 요구했다.

대책위는 면담 직후 <제주의소리>에 "도지사께서 직접 당정협의 결과를 존중하겠다고 환영 입장을 밝혔다"며 "제2공항 갈등해소를 위해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절차에 의해 도민의견을 수렴해 정부에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25일 성산읍반대대책위 면담에서 당정협의에서 논의된 공론조사에 대해 법적 권한이 없다며 '거부'의사를 밝혔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25일 성산읍반대대책위 면담에서 당정협의에서 논의된 공론조사에 대해 법적 권한이 없다며 '거부'의사를 밝혔다.

또 대책위는 "도민공론화가 합리적 객관적 절차에 의해 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도의회 및 성산대책위, 시민사회와의 협의에 착수해 달라"며 "도민의견 수렴 과정에서 제주도의 중립성과 공정성에 의심을 받을 수 있는 일체의 행정조치나 행위를 중단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문상빈 공동집행위원장은 "국토부는 향후 제주 제2공항 추진에 있어 제주도가 합리적, 객관적 절차에 의해 도민 등의 의견을 수렴해 제출할 경우 이를 정책 결정에 충실히 반영, 존중키로 했다"며 "이에 대해 제주도의 역할과 의향을 물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원 지사는 "제주도가 도민공론화, 도민의견을 수렴해서 국책사업을 판단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고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정협의에서 합의한 내용에 대해서도 해석이 엇갈렸다.

반대대책위는 합리적이고 객관적 절차에 의한 도민의견 수렴을 공론조사로 해석했고, 원희룡 지사는 원론적인 입장에서 찬반 의견 수렴 정도로 해석했다는 것이다.

강원보 집행위원장은 "원 지사는 국토부와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당정협의 내용에 대해 직접 설명을 들은 바가 없다고 했다"며 "제주도는 찬반 의견을 수렴하는 것으로 해석해서 당정협의에 대해 환영성명을 냈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강 위원장은 "기본계획을 중단없이 검토위 2개월 연장에 동의했는데 도민의견 수렴이라는 공론조사를 수용하지 않으면 더 이상 검토위 연장에 동의할 수 없다"며 "들러리를 서는 역할 밖에 안된다"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국토부와 제주도가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며 "공론조사가 보장되지 않는 검토위 연장은 통과의례가 된다.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박찬식 검토위 부위원장도 "합리적인 주장을 도지사가 자의적으로 해석하면서 당정협의까지 부정하고 있다"며 "원 지사의 입장을 비판했다.

한편 오는 28일 국회에서 국토부와 성산읍대책위, 오영훈 국회의원은 당정협의에서 합의한 내용에 대한 실무협의를 진행한다. 특히 검토위 2개월 연장에 대해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번 원희룡 지사가 공론조사를 거부하면서 검토위 2개월 연장은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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