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자섬 주민 '발' 15년 땀흘린 기관장 박종율 씨 끝내 숨져
추자섬 주민 '발' 15년 땀흘린 기관장 박종율 씨 끝내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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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자면 행정선 추자호 기관장 박종율 씨 지난 10일 눈 감아...'공무상 순직' 검토
생존 당시 추자호에서 일하고 있는 박종율(40. 오른쪽)씨. 그 왼쯕으로 황필운(50) 박현웅(40.갑판원)씨가 유류통을 추자호에 싣고 있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생존 당시 추자호에서 일하고 있는 박종율(40. 오른쪽)씨. 그 왼쯕으로 황필운(50) 박현웅(40.갑판원)씨가 유류통을 추자호에 싣고 있다.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15년간 제주 추자면 행정선(船)에 몸을 담아 섬 주민들의 '발'이 돼온 박종율(40.해양수산 8급·기관장)씨가 1년여간 병원에서 투병하다 최근 숨을 거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추자도 영흥리 조선소에서 행정선 ‘추자호’ 정기 수리·점검을 진행하다 낙상사고를 당해 머리와 허리 등을 크게 다쳐 하반신 마비와 패혈증으로 1년여 투병을 이어오다 끝내 눈을 감았다.

박 기관장은 지난 10일 오전 8시50분쯤 제주한라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머리와 허리를 크게 다쳐 오랜 기간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찾아온 불청객 ‘패혈증’이 원인이었다.
 
제주 북부 해상에 있는 추자도(楸子島)는 가장 제주의 가장 큰 부속 유인섬이다. 상·하추자, 추포도, 횡간도 등 사람이 살고 있는 4개 섬과 무인도 38개 등 모두 42개의 섬들로 이뤄져 있다.
 
추자도 주민들에게 추자호는 사람이 사는 부속섬인 추포도와 횡간도를 연결하는 유일한 교통수단이다. 
최근 생사를 달리한 박종율씨.
故 박종율 씨.

 

박씨는 추자면사무소에서 공익근무요원으로 병역을 마치고, 2003년부터 기간제 공무원으로 행정선에서 일을 시작했다. 

 
갑판원으로 일을 시작한 후 틈틈이 공부한 박씨는 기관사 면허증을 취득, 2011년 해양수산직 공무원으로 특별채용돼 기관장으로 승진했다.

15년간 행정선을 떠나지 않고, 누구보다 열심히 주민들의 발이 돼 왔다.
 
느닷없이 찾아온 사고는 지난해 3월14일 오후였다. 추자도 영흥리 조선소에서 행정선 ‘추자호’에 대한 정기 수리·점검을 진행하다 원인모를 낙상사고로 머리와 허리 등을 크게 다쳤다.
 
사고 당시 목격자는 없으며, 현장을 비추는 폐쇄회로(CC)TV도 없었다. 이튿날 의식을 차린 박 씨는 추자호를 수리·점검하는 과정에서 약 2m 높이에서 추락, 사고를 당했다고 진술했다.
 
척추와 두개골 손상으로 크고작은 수술을 수차례 받은 박씨는 결국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았다.
 
박씨는 서귀포재활병원과와 제주시 한라병원을 오가며 재활에 힘썼다. 투병 중인 노부모와 초등학생 자녀가 집에서 기다리고 있었기에 반드시 일어서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지병을 앓고있는 아버지는 집에서 내내 누운채로 호흡기에 의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머니는 그나마 거동이 가능하지만 역시 지병 때문에 투병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라병원에 입원해 재활치료를 받던 박씨는 지난 9일 가슴에 답답함을 느꼈다. 답답함은 통증이 돼 박씨를 괴롭혔다. 검사 결과는 ‘패혈증’.
 

박씨는 패혈증 진단을 받은 바로 다음 날인 10일 오전 8시50분 결국 사랑하는 가족과 안타까움 속에 복귀를 기다리는 직장 동료들을 뒤로 하고 생을 마감해야 했다.

박종율 씨가 15년간 몸 담아온 추자면 행정선 '추자호' 모습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박종율 씨가 15년간 몸 담아온 추자면 행정선 '추자호' 모습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지난해 낙상사고로 크게 다쳐 제주해경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지는 박씨.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지난해 낙상사고로 크게 다쳐 제주해경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지는 박씨. ⓒ제주의소리 자료사진
 
추자호 황필운 선장은 "고인은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도 성실히 업무에 임해 왔다. 노부모가 투병 중이고 어린 자녀가 있어 사실상 집안의 가장 역할을 해오다 큰 사고를 당했다"며 "추자주민 모두가 다시 일어서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먼저 떠나 마음 아프다"고 안타까워 했다.
 
제주시는 업무상 부상으로 치료를 받아 숨진 박씨에 대해 '순직 처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시 관계자는 “박씨의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 '패혈증'이라 하더라도 공무상 질병으로 치료를 받다 숨졌다. 내부적으로 ‘순직’ 처리 될 수 있는 방안을 다방면으로 검토중이다. 고인의 명복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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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소리 2019-04-18 00:55:38
섬이라 조은것도ㆍㆍㆍ
그래도 애도.
223.***.***.163

오세연 2019-04-17 15:48:07
삼가 고인의 명복을 기원드림니다.
한참 일할 젊은 나이이고
벽도낙지에서 고생 만 많이 하셨는데
더 안타깝습니다.
사망의 1차적 원인이 공무상 재해이고 이에대한 치료과정에서 생긴 합병증으로 사망하였으니
공무상 순직으로 처리해야 합리적이라고 생각 됩니다..
175.***.***.168

묵리 2019-04-17 13:55:47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순직처리는 당연하지요.
패혈증의 원인이 업무상 부상이 원인인데.
당연히 순직처리 해야합니다.
삼가 영면 기원합니다
110.***.***.134

冥福祈願 2019-04-17 13:43:42
우선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10여년 가까이 됐는데 추자도 여행시에 고인을 추자면사무소앞에 정박해 있던
추자호 앞에서 만났던 적이 있었는데 안타깝습니다. 그 때 촬영했던 사진들이 있는지...

대한민국 대기업 회장이었던 모기업 회장도 폐혈증으로 미국까지 가서도 숨을 거두었는데...
동네 한라의원 정도에서 기대는????

다시한 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122.***.***.34

추자도 2019-04-17 13:21:50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기자님, '폐혈증'을 '패혈증'으로 수정 부탁드립니다.
223.***.***.1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