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리뉴스] (6) 이대로 제주가 지속가능할까요?

대한민국 최고의 관광지인 제주도. 그런데 요즘 제주도가 관광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관광객이 많이 오니 부자가 되고 더 살기 좋아진 거 아닌가요? 어떻게 된 거죠?

2005년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처음으로 연간 500만명을 넘은 뒤, 2013년 1000만명을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3년만인 2016년 1500만명을 돌파했습니다. 제주 이주 열풍까지 불면서 인구도 10년 새 13만명이 늘었습니다.

섬이 감당하기엔 힘든 변화였습니다. 도심지 교통혼잡이 심각해졌고, 쓰레기난, 부동산 폭등, 상하수도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2016년 8월, 제주하수처리장의 방류수 수질이 기준치를 넘어섰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공개됐습니다. 1년 넘게 기준치를 넘어선 깨끗하지 않은 물이 제주 앞바다에 흘러나간 겁니다. 제주도의 하수처리능력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거죠.

2018년 8월에는 제주신화월드 워터파크에서 하수 역류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인근 하수처리장이 이미 적정처리용량을 초과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허가를 내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논란이 컸습니다.

쓰레기도 문제입니다. 제주도는 전국에서 1인당 폐기물 배출량이 가장 많은 지역입니다. 급증한 관광객들이 버린 쓰레기가 대표적인 원인입니다. 제주 주요 관광명소에서 발견되는 쓰레기 중 60%가 플라스틱입니다. 매립장마다 어마어마한 쓰레기가 쌓여있는데, 어떻게 처리할지 난감한 상황입니다. 한 때 논란이 된 제주산 쓰레기의 필리핀 반출 논란의 근본적인 원인도 여기에 있습니다.

2019년 4월에는 추자도 해안, 서귀포 앞바다에 쓰레기로 가득 찬 모습이 공개되면서 충격을 주기도 했습니다.

주민들의 삶은 불편해졌는데, 경제적으로 별로 나아진 게 없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지역주민보다는 면세점과 외부 개발자본이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있습니다. 조용한 마을이었다가 갑자기 관광지가 된 지역은 땅값이 폭등하고 생활불편이 늘어나 주민들의 삶의 질이 떨어졌습니다. 월정리가 대표적입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2017년 11월 “무제한적인 관광객의 입도를 허용하기보다는, 제주도가 수용가능한 관광객 수를 책정해 이에 맞게 관광객 수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영국 BBC는 2018년 4월 ‘너무 많은 관광객 때문에 씨름하고 있는 전 세계 관광지 5곳’을 뽑았는데 여기에 제주가 포함됐습니다. 이쯤 되면 얼마나 심각한지 아시겠죠?

물론 그렇다고 관광산업을 하지 않을 순 없습니다. 문제는 속도입니다. 그 동안 우리사회는 관광에 대해 경제적 효과에만, 늘어나는 통계 수치에만 관심을 가져왔습니다. 그 지역의 주민들이 살아갈 권리, 섬의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는 잘 다루지 않았습니다.

이대로 제주도가 지속가능할까요? 이 섬은 지금 이 변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상황일까요? 제주도가 슬로건으로 내세운 ‘청정과 공존’이 헛구호에 그치지 않도록, 이 땅을 살아가는 주민들의 일상이 지켜지도록 관광지 제주의 현주소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때입니다. / 기획·편집 문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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